잔금대출 막혀 청약도 두려워…시중은행 ‘분양가’ 이내로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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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대출 막혀 청약도 두려워…시중은행 ‘분양가’ 이내로 축소
  • 노설희 기자
  • 승인 2021.11.05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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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자금대출과 마찬가지로 필요한 만큼만
- ‘DSR’ 높은 차주 대상 엄격한 대출 심사 진행
[출처=셔터스툭]
[출처=셔터스툭]

“당첨만 되면 대출이야 어떻게든 될 줄 알았는데, 이제 그런 시대도 끝난 거 같다. 대출 해결이 먼저, 청약은 그 다음 문제다.”

최근 부동산 관련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이같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몇몇 아파트에서 잔금 대출이 막히자 실수요자들의 피해 우려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대출이 중단된 농협을 제외한 나머지 시중은행들은 잔금대출 등 집단대출한도를 축소하기로 했다. 전세자금대출과 마찬가지로 분양가 이내로, 필요한 만큼만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의 일환으로 지난 9월부터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 담보 기준을 변경했다. ‘KB시세 또는 감정가액’에서 ‘분양가·KB시세·감정가액’ 중 가장 낮은 금액으로 책정된다. 때문에 기존 현 시세를 기준으로 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보다 잔금대출 한도가 큰폭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그 차이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도 올해 상반기부터 잔금대출 한도를 관리하고 있다. 분양 아파트 현재 시세를 반영해 대출 한도를 산출하지만, 최대 분양가 기준으로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형식의 잔금 대출은 담보 평가가 잘 안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신 분양가는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집단 대출은 분양가 기준으로 실수요자에게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잔금대출 한도 기준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높은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어 대출 한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대전 지역의 한 아파트 분양 잔금대출을 ‘분양가 70%이내’로 제한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잔금대출 한도 기준 자체를 바꾼 것이 아니라,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해당 아파트에만 적용했다.

이같이 시중은행들의 잔금대출 한도 기준이 분양가 이내로 변경되면서 대출 한도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잔금대출을 받을 때 일정 기간동안 상승한 집값 세에 따라 여유 있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승세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요청에 따른 시중은행들의 집단대출 축소 강화 움직임으로 대출 문이 막힌 수요자들은 나머지 추가 자금 마련이 불가피해졌다. 내년부터는 가계대출 총량관리 대상에 잔금대출도 DSR 산정에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나머지 자금 확보를 위해, 높은 이자에도 제2금융권으로 몰릴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설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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