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기업 대출 방침 공식화”…TCFD권고안, 지속가능금융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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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기업 대출 방침 공식화”…TCFD권고안, 지속가능금융 가속도
  • 노설희 기자
  • 승인 2021.11.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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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CFD, 기후변화 관련 위험 조직 의사결정에 반영 권고
- 금융위 TCFD 권고안 지지…은행권, 친환경기업 대출 확산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은행들이 ESG경영의 일환으로 ESG연계 대출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품은 은행의 ESG 경쟁력 강화를 넘어 ‘착한 경영’이 ‘착한 투자·대출’을 이끈다는 기준을 성립시켰다.

은행 입장에선 ESG 평가 기준을 고도화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고 기업은 ESG 경영의 내실을 견고히 다져,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실행해야 한다. ‘TCFD 권고안’은 이러한 ESG 경영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들의 주요 공시 표준 ‘TCFD권고안’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를 뜻한다. G20(주요 20개국)의 요청에 따라 FSB(금융안정위원회)가 기후변화 관련 정보 공개를 위해 2015년 설립한 글로벌 협의체이다. 

TCFD의 목표는 2017년 발표한 권고안을 통해 기업이 기후변화 관련 위험과 기회를 조직의 위험관리 및 의사결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권고안에는 ▲지배구조: 기후변화 관련 이사회의 관리감독 및 경영진의 역할 ▲전략: 장··단기 기후변화 관련 리스크 및 기회가 경영·재무 계획에 미치는 영향 ▲리스크관리: 기후리스크 식별·평가·관리절차 및 리스크 관리 체계 통합 방법 ▲지표 및 목표치: 기후리스크 및 기회의 평가·관리지표, 목표치 성과 4개 주요 항목이 있다. 2020년부터 주요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TCFD권고안을 반영해 공시 표준으로 삼고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13개 금융유관 기관과 함께 TCFD와 TCFD권고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당시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상기후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금융시스템 안정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금융권이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전 세계적인 과제에서 선제적으로 책임 있는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TCFD 가입 국가 및 가입 기관 분포 [출처=TCFD 홈페이지]
TCFD 가입 국가 및 가입 기관 분포 [출처=TCFD 홈페이지]

‘지속가능금융’ 실천만이 손실 리스크 방지

TCFD권고안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 은행들도 탄소배출 기업에 대한 대출을 축소·중지하는 등 ‘지속가능금융’을 위한 전략에 돌입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내세우며 친환경기업 대출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다.

은행들은 고탄소에 의존하는 기업의 자산가치 하락이 곧 은행의 대출·투자 손실 리스크로 이어진다는 위기감을 직시했다. 전세계가 저탄소 경제로 탈바꿈하면서 이를 경시한 기업들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은행도 ‘지속가능금융’을 실천하지 않으면 기업 가치 하락과 함께 현실적인 리스크도 피할 수 없게 된다. 실제, 지속가능경영 관련 컨설팅기업 ‘KKS어드바이저(KKS Advisors)’에 따르면 2017년 이후 녹색금융을 지향하는 글로벌 은행들의 주식가치와 그렇지 않은 은행들과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한국ESG경영전략연구원 박용기 박사는 “현재 은행들은 자산 구조를 이루는 대출을 탄소 중립으로 실천해 손실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본력이 막강한 대기업에 비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산업 구조상 아직 고탄소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며 “중소기업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도록 탈탄소 산업 육성 등 정책과 함께 은행들도 중소기업에 시간을 주고 점진적으로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국내 금융권 TCFD 지지선언 및 탄소중립 금융 지원 확대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TCFD 지지선언을 실행했다.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ESG경영의 글로벌 스탠다드 확립을 위해서다. 농협금융지주는 TCFD 지지선언을 시작으로 국제협약 가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UNEP FI – PRB (책임은행 원칙)’, 농협은행은 ‘적도원칙’ 등 가입을 완료했다. 또한, 그룹차원의 TF팀을 구축해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감축 목표를 수립하여 올해 말 ‘TCFD 이행공시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은 동아시아 금융그룹 최초로 탄소중립 전략인 ‘제로 카본 드라이브(Zero Carbon Drive)’를 선언했다. 친환경 기업 금융 지원을 확대해 저탄소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실천을 통해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 배출량을 2030년 38%, 2040년 69%까지 점차 감축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신한 ESG 우수상생지원 대출’을 출시해 자체 ESG경영 평가 기준에 충족하는 기업에게 0.2~0.3%p 우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9월 중장기 로드맵 ‘KB그린웨이 2030’전략을 선포했다. 2030년까지 KB금융그룹의 탄소 배출량을 2017년 대비 25% 감축하고 ESG 상품 투자와 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KB 그린웨이브 ESG우수기업대출’을 출시해 ESG 평가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에는 최대 0.4%p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KB 그린 웨이브 1.5℃ 금융상품 패키지’를 선보여 상품을 통해 모인 금액은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배출 감축에 사용되고 있다.

노설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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