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장애 ‘인재’ 인정한 KT, 보상안 발표...“개인 15시간, 소상공인 열흘 치 요금 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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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장애 ‘인재’ 인정한 KT, 보상안 발표...“개인 15시간, 소상공인 열흘 치 요금 감면”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1.11.0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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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장애 최장 시간 89분 기준 개인·기업고객에 15시간, 소상공인에 10일분 요금 보상
-KT, 작업 원칙 어기고 관리 소홀히 해 발생한 ‘인재’ 인정...“재발방지 프로세스 강화할 것”
-사고 초기 원인 디도스에서 라우팅 오류로 정정했던 이유도 해명...“갑작스러운 트래픽 과부하로 디도스 추정했던 것”
KT 주요 임원들이 사과를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고객경험혁신본부장 박효일 상무, 네트워크혁신TF 박현진 전무, 네트워크혁신TF 서창석 전무, 네트워크전략담당 권혜진 상무.
KT 주요 임원들이 사과를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고객경험혁신본부장 박효일 상무, 네트워크혁신TF 박현진 전무, 네트워크혁신TF 서창석 전무, 네트워크전략담당 권혜진 상무.

전국 인터넷 장애로 논란을 일으킨 KT가, 사고 일주일 만에 고객보상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KT와 정부가 조사한 이번 인터넷 장애의 최장 지속 시간 89분을 기준으로 개인과 기업 고객에게는 이의 10배 수준인 15시간분을, 소상공인에게는 열흘분의 통신 요금을 감면하고 이를 별도의 절차 없이 12월 청구되는 11월 이용 요금분에 적용하기로 했다.

1일 KT는 KT광화문사옥 웨스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발방지책과 별도로 기존 서비스 이용약관과는 관계없이 고객보상안을 마련했으며, 이번 인터넷 장애로 인해 조금이라도 불편을 겪은 모든 KT 고객에게 신속한 보상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라며, “고객들의 개별 문의나 복잡한 신청 절차 등을 최소로 줄이고 보상에서 누락되는 사례가 없도록 별도의 접수절차 없이 다음달에 청구하는 11월 이용 요금분에서 자동으로 일괄 감면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상대상에는 무선, 인터넷, IP형 전화와 각종 기업상품을 비롯해 태블릿PC와 스마트워치 등 추가 단말 서비스까지 KT망을 쓰는 모든 서비스가 포함된다. 알뜰폰과 재판매 인터넷 고객도 물론 예외가 아니며, 특히 소상공인의 경우 KT 서비스를 사업자등록번호로 가입한 고객이나 부가세 신고 등 KT에서 개인사업자로 관리하는 회선 고객이 해당된다.

소상공인들이 KT의 피해보상책을 문제 없이 받을 수 있도록 전담 지원 센터도 일시적으로 운영된다.

KT는 “요금감면 및 소상공인 케어를 원만하게 지원하기 위해 홈페이지와 콜센터로 구성된 전담 지원센터를 이번 주 내 오픈하고 2주간 운영할 계획”이라며, “지원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소상공인에게 보상기준 및 보상 대상 확인을 다시 안내하고, 보상기준에 따른 보상금액 확인도 가능하도록 후속으로 추가 보완할 예정이며, 콜센터를 이용해 소상공인 분류에서 누락된 고객의 추가 신청접수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작업 원칙 지키지 않은 명백한 ‘일탈’, 재발방지 프로세스 강화할 것”

[사진=KT]
[사진=KT]

이번 인터넷 장애 사고의 원인에 대해 KT가 일탈로 인한 ‘인재’라고 인정한 만큼, 재발방지책도 제시했다.

KT가 정부와의 합동 조사를 통해 밝힌 이번 사고의 주원인은 크게 ▲야간에 진행해야 할 네트워크 설정 변경 작업을 KT 직원이 없는 주간에 진행한 점 ▲사전 검증단계에서 협력사 오류로 인한 명령어 누락을 파악하지 못한 점 ▲잘못된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정보가 엣지망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된 점 등 세 가지다.

KT는 “일반적으로 KT 네트워크 장비와 관련된 작업은 야간에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고 설사 야간에 하더라도 작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받은 후에야 KT 직원의 입회하에 이뤄지는데, 이번 장애의 경우 야간작업으로 승인을 받았음에도 이를 위반한 채 주간에 작업이 이뤄졌으며 KT 직원도 이를 양해하고 관리 감독을 소홀히 했다”라며, “일탈이 이루어진 예외적인 사례이며 앞으로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앞서 KT는 사고 당일인 지난달 25일, 인터넷 장애의 원인을 당초 네트워크망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가 몇 시간 뒤 라우팅 오류가 주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정 발표한 바 있다.

KT 새노조는 “디도스 공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는 KT에서 디도스 공격 여부를 여부를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초기 KT의 해명은 의도적인 거짓말이었을 가능성이 크며, KT가 거짓 해명을 하면서까지 감추려고 했던 주간 작업의 이유가 무엇인지 경위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KT는 “인터넷 장애 초기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하여 외부에서 유입된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하였으나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최신 설비 교체작업 중 발생한 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가 원인인 것으로 다시 확인했다”라며, “이번 사고 원인을 기반으로 기술적 측면과 관리적 측면에서 대책을 마련해 강력히 시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발방지책으로 KT는 먼저 네트워크 설정 작업과 관련해 실제 작업 직전 진행되는 기존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확대하기로 했다.

KT는 “시뮬레이션 시스템인 ‘가상화 테스트베드’를 강화해 사람의 실수로 인한 장애를 완벽히 차단할 예정”이라며, “기존 작업준비 단계에서만 적용했던 테스트베드를 가상화하고 전국 각 지역에서 새로운 라우팅을 적용하기 직전 최종적으로 테스트를 거친 뒤에야 실제 망에 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일부 멧지망에만 적용했던 라우팅 오류 확산방지 기능도 모든 엣지망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이번 사고가 전국적인 규모였기 때문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 엣지망에서 발생한 라우팅 오류가 전국망에 영향을 미치는 사태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유선과 무선 인터넷 장애가 동시에 발생하지 않도록 백업망도 다양하게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작업관리와 관련해서도 세단계에 걸친 현장작업 자동통제 시스템을 새로 도입해 인재를 막을 예정이다. KT는 “이번 인터넷 장애가 기본을 준수하지 않은 작업이 가장 큰 원인이었던 만큼기본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는 한편 이중, 삼중의 자동통제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체계적인 재발방지에 나설 것이며, 각 단계별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원점부터 세밀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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