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이야기] 성장과 미래 품은 우리금융 손태승號, ‘민영화’ 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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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이야기] 성장과 미래 품은 우리금융 손태승號, ‘민영화’ 껴안는다
  • 조동석 기자
  • 승인 2021.10.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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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주 전환 2년만 사상 최대실적 달성
- 증권·보험 M&A 성공하면 탄탄대로
- 코 앞의 완전 민영화 달성 최대 과제

‘별의 순간’이란 무엇인가. 한 인간의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의 순간이다. 누군가에게는 선대의 말 한마디가 웅장한 울림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책에서 읽은 한 구절 또는 사소한 이벤트가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별의 순간이 되기도 한다.

기업인에게도 별의 순간이 있다. 이 별의 순간은 기업인 개인의 운명은 물론 국가미래까지 변화시키는 ‘터닝 포인트’다. 산업을 재편하고, 일반인의 일상과 사회의 미래까지 바꾸는 거대한 수레바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별의 순간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 회장의 밥상머리 교육이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애플의 아이폰을 보고는 스마트폰 시대에 ‘사람이 모이면 돈이 되겠다’는 단순한 생각에 카카오톡을 창업한다. 단순한 생각이 그에게는 카카오를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게 하는 터닝 포인트였다.

<녹색경제신문>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움직이고, 결정하는 주요 기업인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함께 오늘 그들의 성공을 가져온 터닝 포인트와 위기에 임하는 그들의 자세 등을 다루는 ‘CEO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註(주)]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금융 본사. [제공=우리은행]

2019년 1월, 4년 2개월만에 부활한 우리금융지주. 은행만으로 다른 금융회사와 경쟁하기 어렵다는 것을 절감한 손태승 당시 우리은행장은 지주 출범을 선언한다. 금융지주 회장도 겸직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설립 초기 최소 규모 조직과 우리은행 등 6개 자사회로 시작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 구상을 설천에 옮긴다. 그러면 주주 친화정책을 펼친다.

우리금융은 올 3분기 7786억원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잠정)을 거두며 지주사 전환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연결 순이익은 2조1983억원으로, 이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전년보다 92.8% 증가했다.

◇ 터닝포인트

지주 출범 당시 손태승 회장은 “다른 금융그룹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면서 “적극적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과 글로벌 전략 추진을 통해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을 달성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그 결과 자회사가 13개로 늘어났다. 아직 증권과 보험은 없다. 그래도 질주했다. 올 3분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보이는가 하면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도 최대다.

이런 성과는 자회사 간 시너지 확대로 지주전환 효과가 본격화하고, 지속적인 수익구조 개선과 적극적인 건전성 및 비용관리 노력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3분기 들어 NIM(순이자마진) 개선세는 일시 정체됐으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과 적극적인 대손비용 관리 등으로 3분기만에 2조원을 초과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디지털 혁신과 ESG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객 편의성을 높인 ‘우리WON’ 플랫폼 혁신과 은행권 최초의 ‘100% 완전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최근 발표한 새로운 ESG 비전 ‘Good Finance for the Next(금융을 통해 우리가 만드는 더 나은 세상)’를 통해 ESG 경영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그룹체제 전환 2주년을 맞은 올해 1월, 손태승(오른쪽 네번째) 우리금융 회장이 ‘내일의 가치를 만드는 금융그룹’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제공=우리금융]

◇ 성공과 위기

최근 호실적에다 주주친화 정책으로 우리금융지주가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4대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여전히 4위다. ‘리딩뱅크’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2980억원, 누적 순이익은 3조7700억원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였던 연간 순이익(3조4552억원)을 갈아치웠다.

우리금융은 증권사가 없는 탓에 증시 활황의 수혜를 입지 못했다. 보험사도 없다. 미래 불확실성으로 보험 수요가 늘고 있는데도 말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성장 여력이 충분한 것이다.

이런 우리금융은 미래 우리 사회가 원하는 곳으로 가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신용평가사의 ESG 인증 최고등급을 받아 원화 신종자본증권 형태의 ESG채권을 발행하는가 하면 지난 4월 ESG금융 원칙을 만들었다.

우리금융은 이어 중장기 목표로 ‘Plan Zero 100(탄소배출 Zero, ESG금융 100조 지원)’을 선언했다. 2050년까지 그룹 자체의 탄소배출량은 물론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배출량의 제로(Zero)를, 2030년까지 ESG금융(ESG상품·대출·투자 및 ESG채권 발행 등)에 100조원을 지원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 향후 과제

우리금융은 완전 민영화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렇게 되면 증권사나 보험사 M&A(인수합병)에 적극 나설 수 있다. 은행 비중을 낮추고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를 풀 수 있다.

금융당국은 9월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공고’를 냈고, 투자의향서(LOI)를 낸 곳은 18개다. 총 매각물량(10%)의 4.8~6.3배다. 11월 중순 입찰이 마감되고, 연내 매각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획기적인 실적 반등을 달성했고, 최근에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지주 지분 10%를 매각하기로 공고하며 완전민영화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향후 탄탄한 실적과 성공적 민영화의 탄력을 기반으로 M&A(인수·합병)나 증자 등을 통해 그룹 내 비은행부문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가치가 상승할 일만 남은 셈이다.

조동석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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