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포스코, 수소환원철 상용화 성공은 한국 ESG 성패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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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포스코, 수소환원철 상용화 성공은 한국 ESG 성패의 열쇠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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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국민기업이자 철강소재기업으로 잘 알려진 포스코가 국제적인 탈석탄, 탈탄소로 인해 심각한 경영부담이 생겼다. 지난달 EU 집행위원회의 탄소국경세 부과로 수출시 해마다 3~4조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한전 다음으로 기후악당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제철산업은 발전 다음으로 대표적인 탄소배출 산업이기 때문이다. 

자연상태에서는 산화된 철광석(FeO)을 제련하기 위해 석탄(C)을 투입해 철(Fe)에서 산소(O2)를 떼내야 한다. 이때 이산화탄소(CO2)가 대량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수소(H2)를 이용하면 이산화탄소 대신 물(H2O)이 생성되는 수소환원제철법이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부상했다. 문제는 경제성과 친환경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을 전기로 분해하면 수소가 발생한다. 청정 전기를 통해 수소를 얻을 수 있다면, 친환경 철강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청정 전기로 물을 분해해 얻는 수소를 그린수소라고 한다. 청정 전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는 조선, 자동차 등 후방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 마디로, 한국 중공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라는 의미다. 

2018년 7월 27일 포스코그룹 9대 수장에 오른 최정우 회장(사진)은 최근 포스코를 철강기업에서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변신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 ‘2조 클럽’ 가입한 포스코...비철강 사업이 주도

포스코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 2조2010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대비 1194.12% 증가했다. 지난 1968년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이다. 또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인 2008년의 7조17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2차전지 소재 및 원료,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식량 등 포스코의 ‘깜짝 실적’은 비철강부문의 이익이 급증한 덕분이다. 2분기 포스코의 비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5943억원으로, 전년 동기(2762억원) 대비 두배를 훌쩍 넘는다.

그룹의 2차전지 소재 자회사인 포스코케미칼도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73.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도 48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1.4%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 ‘최정우 2기’는 수소경제·탄소중립

오는 2024년 3월까지로 예정된 ‘최정우 2기’의 핵심은 수소 사업이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이 안정적 궤도에 오른 만큼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 사업을 바탕으로 포스코를 글로벌 메이저 수소 생산·공급업체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특히,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투자가 중요하다.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환경노동의원회(환노위)에서, 2018년 기준 35%이상을 감축한다는 내용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법’을 내놨다.

이날 의결된 법안의 주요 내용은 ▲2050 탄소중립과 2030 NDC 목표치 명시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설치 ▲특별지구 지정을 통한 중소기업 사업전환 지원 ▲녹색경제·녹색산업 육성 지원 ▲기후대응기금 설치 등이다.

탄소배출없이 철강생산을 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제철법은 포스코의 기업정체성과 직결된다. 수소환원법은 아직 상용화 이전이지만, 현재로서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포스코는 이날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축소하지 않아도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간 4000만t가량인 철강 생산량을 2030년까지 6000만t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 핵심은  청정 전력...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은 필수적인 대안

수소환원제철에서 중요한 것은 그린(청정)수소를 얻을 수 있는 청정 전기다. 현재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력원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철강산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용광로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해야 한다. 고로를 가동하기 위해 소요되는 전력 생산 과정에서도 탄소가 발생되지 않아야 한다.

대통령 직속 '2050탄소중립위원회'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시나리오에서 미래 전력원으로 재생에너지(약 70%)와 원자력(6%) 외에 수소, 암모니아 등 아직 실용화되지 않은 전력원의 비중을 20% 이상으로 예상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아직 실용화,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을 과도하게 잡은 것은 무모한 계획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자력 발전비중이 현재의 23%에서 6%로 크게 낮아지는 상황에서, 탈탄소 전력원으로 나머지 94%의 전력을 생산해야 한다. 

태생적으로 간헐성이라는 약점을 지닌 재생에너지가 주력으로 바뀐다고 해도 90% 이상을 차지할 수 있을까? 재생에너지의 불규칙한 발전특성을 감안하면 송전망이 발전량 최대치를 기준으로 갖춰져야 한다.

포스코는 전력 수요가 많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나 원자력같은 무탄소 전력원을 확보해야다. 이런 점을 정부와 충분히 소통하고 에너지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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