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이후 경영 복귀 '초읽기'...반도체 투자·세대교체 인사 등 '뉴 삼성'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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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이후 경영 복귀 '초읽기'...반도체 투자·세대교체 인사 등 '뉴 삼성' 속도전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8.09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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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가석방 결정...이재용, 광복절 이틀 앞둔 오는 13일 서울구치소 출소
- 삼성전자, 파운드리 신공장 증설,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투자 나설 듯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미래성장동력 투자를 비롯한 '뉴 삼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그간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오너의 공백 속에서 대규모 투자 등에서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 가석방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사실상 경영 복귀에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그간 미뤄둔 '뉴 삼성' 비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9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가석방심사위원회 적격 심사 결과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 등 810명을 가석방한다고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광복절을 이틀 앞둔 오는 13일 서울구치소를 나오게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산사업장 방문

삼성전자 측은 "사면을 기대했지만 가석방이라 다소 아쉽지만 그래도 다행"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구속된 지 약 7개월 만에 가석방된다. 총 2년 6개월의 형기 중 1년 6개월가량만 복역하고 임시로 석방되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이후 자택에서 일정 기간 휴식의 시간을 보낸 후 경영 복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와 함께 반도체 등 미래성장동력 투자는 물론 세대교체 인사혁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5년째 이어져 온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와 이 부회장의 두 차례 수감생활로 '리더십 공백'이라는 위기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우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신공장 증설, 대규모 인수합병(M&A) 등에 속도를 내면서 지난 2019년 4월, 이 부회장이 밝힌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에 힘이 실린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 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오는 203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 부회장 부재 중 글로벌 반도체 시장 판도는 급변하고 있다. 파운드리 점유율 세계 1위 업체인 대만 TSMC는 올해만 최대 280억 달러(약 30조9000억원)를 투자한다. 또 TSMC는 지난해 5월에는 12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5나노미터(㎚) 공정의 신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미국 인텔도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해 들어 반도체 내재화를 강조하는 등 미국 정부가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여러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 부회장 복귀에 맞춰 반도체 패권 경쟁을 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2분기 실적 발표에서 “3년 내 대규모 M&A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투자 등 총 171조원 투자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정부가 추진 중인 'K-반도체 벨트 전략'과 관련 기존에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투자액(133조원)에 38조원을 더해 총 17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추가된 자금은 국내외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집중될 예정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한국이 줄곧 선두를 지켜온 메모리 분야에서 경쟁자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며 “수성에 힘쓰기 보다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선제적인 투자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밝힌 미국 파운드리 공장 증설 관련 20조원의 투자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미국 오스틴 공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공장 부지 선정을 추진해왔지만 주정부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삼성저나는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 평택 3공장 건설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평택 3공장의 클린룸 규모는 축구장 25개 크기로, 현존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전자동 시스템으로 가동한다. 극자외선(EUV) 기술이 적용된 14㎚(나노미터) D램과 5나노 연산가능(로직) 제품을 양산한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초격차' 구현을 위해 인재 양성과 세대교체 임원인사 등에서 인사 혁신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중국 사업장 방문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인공지능(AI)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승현준(세바스찬 승) 교수,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다니엘 리 교수를 영입하는 등 글로벌 인재 수혈에 나선 바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김기남 사장(DSㆍ디바이스솔루션 부문)·김현석 사장(CEㆍ소비자가전부문)·고동진 사장(IMㆍIT모바일 부문) 등 3개 부문 대표들의 임기는 2024년 3월로 연장된 바 있다. 하지만 경영에 긴장감이 필요한 시기여서 일부 교체 가능성도 대두된다. 

이재용, '대국민 사과' 이후 '뉴 삼성' 구축에 본격 나서

이 부회장에게 가장 큰 숙제는 '뉴 삼성' 구축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 2020년 5월 '대국민 사과문'에서 약속한 4세 경영 종식, 무노조 정책 폐기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또한 이 부회장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활동도 챙겨야 한다. 이 부회장은 올해 초 재수감 이후 첫 옥중 메시지에서도 "준법감시위가 본연의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며 준법 경영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삼성그룹은 이미 '뉴 삼성'을 향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무노조 경영 폐기'와 관련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들에 노조가 잇달아 설립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12일 창사 이래 첫 단체협약도 체결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재계 1위 기업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막강하다"며 "이 부회장 복귀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만큼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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