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매너 유저에 신음하는 게임업계, 외국 접속 원천차단 카드 꺼낼까
상태바
비매너 유저에 신음하는 게임업계, 외국 접속 원천차단 카드 꺼낼까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1.08.05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커' 이상혁, '고의트롤' 문제 제기해
텐센트 영향력 높은 한국 게임업계, 중국 유저 차단 어려워
'리그 오브 레전드' 이미지.
'리그 오브 레전드' 이미지.

공정성과 페어플레이가 게임의 수명을 좌지우지하는 PvP게임에서 최근 비매너 유저가 큰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기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는 비매너 유저로 인해 큰 위기를 겪은 과거가 있는 만큼 이번엔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지를 놓고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다수의 PvP게임에서 비매너 유저들이 속출하며 유저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최정상급 선수 '페이커' 이상혁이 솔로랭크 게임에서 일어나고 있는 '고의트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촉발됐다.

고의트롤은 일부러 상대 팀에게 죽어주거나 아군을 방해하는 등 게임의 정상적인 진행에 악영향을 미치는 플레이어를 부르는 말이다.

당시 이상혁은 "몇 달째 고의트롤을 하는데 도대체 왜 정지가 안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다. 연습을 해야 하는데 왜 내가 증거를 찾아야 하며, 무엇을 하는지 신경 쓰느라 집중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를 놓고 업계에서는 중국의 불법 e스포츠 토토로 인해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일부 불법 e스포츠 토토사이트에서 이상혁 선수의 솔로랭크 결과를 놓고 도박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이에 개입하려는 유저들이 고의트롤을 통해 게임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결국 라이엇게임즈는 이상혁의 솔로 랭크에서 어뷰징을 한 해외 계정들에 대해 전부 영구 정지 처분을 내리며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해 애썼지만, 여전히 유저들은 이를 놓고 미봉책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역시 비슷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특히 FPS게임에서 불법 프로그램은 게임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데, '배틀그라운드'는 출시 직후부터 지금까지 핵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외 유저들이 우리나라 서버에 접속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어뷰징을 펼치는 고의트롤 가운데 중국 유저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들의 접속을 차단한다면 게임이 훨씬 쾌적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더불어 타국의 유저들이 우리나라 서버에 접속했을 때 소통의 부재로 인해 게임 진행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다수 발생하는 만큼 해외 접속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다만 실제로 이와 같은 일이 현실화되기는 어렵다고 바라보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중국의 게임기업인 텐센트가 라이엇게임즈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고 크래프톤의 지분 역시 15.52%를 보유한 만큼 중국 유저들에게 강도 높은 규제책을 펼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더불어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두 이미 장수게임이 돼 신규 유저의 유입이 적고 기존 유저들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어 대규모 유저 이탈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계정 차단은 펼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안으로 고의트롤에게 게임 내에서 강력한 페널티를 적용시켜 최상위권 솔로랭크에 발붙일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도타 2'의 경우 '트롤촌'을 만들어 선보인 적이 있다. 시스템이 자동으로 비매너 유저들끼리만 게임을 하도록 엮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트롤촌의 경우 비매너 유저들이 아예 게임을 그만두도록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다수의 국내 게임사들이 도입하는 데 있어 신중을 기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비매너 유저들을 향한 강도 높은 제재 조치 없이는 게임의 수명 연장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졌다는 시각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비매너 유저에 제재를 가해 이탈될 수 있는 유저의 규모보다 비정상적인 게임 흐름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겪고 게임을 접을 수 있는 유저의 규모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야외활동이 자제되면서 게임을 새로운 취미로 삼은 인구가 많아진 가운데 이같은 비매너 유저들의 존재는 게임산업 전체의 분위기를 흐릴 수 있기 때문에 게임기업들이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면서 "특히 사소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PvP게임에서 해외 유저들의 비매너 행위는 다수에게 불편함을 안길 수 있어 접속 차단이라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