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주식시장 핫할 때 상장하자"...재계, 계열사 IPO로 兆단위 자본조달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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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주식시장 핫할 때 상장하자"...재계, 계열사 IPO로 兆단위 자본조달 '열풍'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4.1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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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SK바이오사이언스 IPO 흥행 열기 '활활'...올해 IPO 시총 합 100조 '역대 최대'
SKIET·크래프톤·LG에너지솔루션·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어급 IPO 줄줄이 대기

재계에 IPO(주식공개상장) 열풍이 불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3월 코로나 펜데믹 여파로 추락해 2008년 금융위기 처음으로 1400를 기록한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거듭한 결과 현재 3172까지 올랐다.

주식시장 호황 속에 기업들도 IPO를 통해 투자금 확보에 눈을 떴다. 작년부터 우리나라의 IPO 인기가 대단했다. 카카오게임즈 등 기업공개만 하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을 기본으로 치면서 주식을 모르는 일반국민들도 대박을 노리고 속속 IPO에 뛰어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 상장해야 자금을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해졌다"며 "내년 주식시장이 지금처럼 호조일지 아닐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서둘러 상장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올해는 역대급 IPO 공모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SK바이오사이언스 IPO 흥행 열기 '활활'...올해 IPO 시총 합 100조 '역대 최대'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첫날, 회사 관계자들이 거래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첫날인 3월 18일, 회사 관계자들이 한국거래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최근 쿠팡과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IPO 흥행 열기를 목격한 투자자들이 상장을 앞둔 이들 기업 주식을 선점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이러한 IPO 대박은 투자금으로 쓰여지며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월 9~10일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63조6198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빨아들이며 한국 증시 IPO 흥행 기록을 새로 썼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시총은 9조9000억원(12일 기준)으로 코스피 시총 35위에 올라 있다. 

쿠팡도 미국 뉴욕 증시 상장으로 대박을 쳤다. 상장 첫날인 지난 3월 11일 49.25달러에 마감하며 시가총액이 886억5000만 달러(약 100조4000억원)에 달했다. 상장한지 한달이 지난 현재 시가총액은 88조원 수준으로 조정을 받았으나 삼성전자(499조원), SK하이닉스(102조원) 다음으로 크다. 

이 외에도 대어급 IPO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SKIET는 이르면 올해 5월 경, LG에너지솔루션과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야놀자,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하반기에 공모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 IPO규모가 100조원을 가볍게 넘으며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란 예측이 제기된다. 

조 단위 기업의 IPO가 이어지면서 공모주 시장 활성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상장 기업의 주식흐름에는 부정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IPO는 주식시장을 넘어 경제 전반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지표"라며 "100조원이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IPO의 시총 합은 지난 9일 기준 시총의 4.5%를 넘는 수준으로, 10~20% 정도인 신주 공모와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의 상장까지 감안하면 공급 부담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상장 주식들의 수급에는 부담이 될 수 있어 국내 주식시장은 주가지수 상승 없는 시총 증가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도 보인다"고 예상했다.

3월 1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뉴욕증권거래소에 쿠팡의 상장을 기념하는 대형 현수막과 태극기가 함께 걸려있다.
3월 1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뉴욕증권거래소에 쿠팡의 상장을 기념하는 대형 현수막과 태극기가 함께 걸려있다.

SKIET·크래프톤·LG에너지솔루션·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어급 IPO 줄줄이 대기

SKIET는 내달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오는 28~29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받는다. 공모는 총 2139만주로 이뤄진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7만8000~10만5000원이고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5조5612억~7조4862억원에 달한다. 오는 22∼23일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인 SKIET는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시장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최근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2년간 벌여온 전기차 배터리 분쟁을 끝내기로 전격 합의한 것도 SKIET 상장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SKIET는 증평, 중국, 폴란드 등 국내외 공장 신증설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데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배틀그라운드' 제작·개발사인 크래프톤은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크래프톤은 이르면 6∼7월께 공모에 나설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1개 게임으로 글로벌 ‘대박’을 거둔 회사로 예상 기업가치는 15조원 이상이다.

게임업종의 특성상 압도적 영업이익률(35%)이 최대 강점이다. 전 세계 20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게임 IP(지적재산권)를 확보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전세계 게임시장 점유율이 리그오브레전드(LOL)에 이어 세계 2위다. 

게임업계에선 크래프톤에 대해 지난해 9월 IPO 청약 돌풍을 일으키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를 훨씬 뛰어넘는 흥행을 예상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공모가 2만4000원에서 출발해 ‘따상’ 행진을 이어가며 8만원대까지 주가가 치솟은 바 있다. 크래프톤은 IPO를 통해 모인 자금을 바탕으로 차기작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8~9월 상장이 예상된다. 예상 기업가치가 무려 10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기업이다. 모기업은 LG화학으로 지난해 물적분할로 인해 LG화학의 주가가 푹 주저앉기도 했다. 핵심사업인 배터리 사업부문을 똑 떼어난다는 것이 모기업에는 지위 하락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올해 2월 기준 중국 시장 제외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이 33.1%로 1위를 기록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 합의를 통해 2조원의 배상금을 받게된 것도 호재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IPO를 통해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미국 5조원 투자 등 유럽, 중국 등 전기차 시장의 최전선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확충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올 하반기 상장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예상 기업가치는 40조원이고, 카카오뱅크는 10조원으로 두 회사를 합치면 50조원에 이른다. 현재 은행 시가총액 1위가 신한은행인데 19조원이고, 2위인 국민은행도 비슷한 수준으로 두 회사를 합쳐도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기업가치인 50조원을 넘지 않는다. 핀테크의 힘을 제대로 보여줄 참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흑자전환에 성공한지 1년 만에 순이익이 8배 이상 늘면서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 은행 중 국내 첫 상장이라는 점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가 IPO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 은행업계의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현대엔지니어링도 IPO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일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국내 주요 증권사에 발송했다. 회사 측은 오는 23일까지 제안서를 받은 뒤 다음달 초 주관사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예상 기업가치는 10조원 수준으로 올 하반기 공모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 건설과 인프라 개발 등을 주력으로 하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다. 지난해 매출은 7조1884억원, 영업이익은 2587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이후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재개할 것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거나 상속·증여에 필요한 재원을 미리 준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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