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올림픽 금메달 신화 '36년', 현대차 '정몽구-정의선' 대를 이은 '뚝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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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 올림픽 금메달 신화 '36년', 현대차 '정몽구-정의선' 대를 이은 '뚝심' 있었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7.29 0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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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명예회장,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 취임...정의선 회장, 2005년부터 협회장 맡아
- 정의선 회장, 미국 출장 후 귀국길에 도쿄올림픽 현장 찾아 선수단 응원...한국 전종목 석권 위업 여부 관심
- 현대차그룹, AI 코치,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 자동 기록 장치, 비전 기반 심박수 탐지 등 신기술 양궁에 접목

한국 양궁이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에 이어 남자 단체전까지 3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전 종목 석권 위업 달성에 다가선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 부자의 전폭적인 지원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 양궁은 남아있는 남녀 개인전 금메달 2개까지 거머쥐면 2개 대회 연속 전 종목 석권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대를 이어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으면서 한국 양궁이 30년 이상 올림픽 금메달 제패를 이어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도쿄올림픽 현장을 찾아 25일 한국 여자 단체전과 26일 남자 단체전 현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했다. 

정 회장은 미국 출장 귀국길에 일본 도쿄를 찾아 응원에 나선 것이었다. 

한국 양궁은 1984년 LA올림픽부터 올해 도쿄올림픽 남자단체전까지 총 26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정몽구-정의선 부자는 198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이어가며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양궁 단체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여자 단체전에서 한 차례도 빠짐없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9연패' 위업을 달성하는 동안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온 것이다. 한국 양궁의 발전에 무려 36년간 한결같은 양궁 지원이 있었던 셈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왼쪽)과 정의선 회장

정몽구 명예회장과 양궁의 인연은 198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 명예회장은 LA올림픽 당시 양궁 여자 개인전의 금메달 드라마를 지켜본 뒤 양궁 육성을 결심했다. 그리고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다. 그리고 정 명예회장은 현대정공에 여자 양궁단을, 현대제철에 남자 양궁단을 창단했다.

정 명예회장은 우리나라 체육단체에서 처음으로 스포츠 과학화를 추진했다. 스포츠 과학기자재 도입과 연구개발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등 과학기술과 접목한 스포츠 발전에 기여했다. 정 명예회장은 양궁 장비에 대한 품질을 직접 점검하고 독려해 전 세계 양궁인들이 선호하는 세계 최고의 한국산 개발에 성공했다. 

정의선 회장은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에 이어 2005년부터 16년째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다. 정 회장은 양궁협회 재정 안정화는 물론 스포츠 과학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 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 저변 확대 등을 적극 추진했다. 2008년에는 양궁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한국 양궁 활성화 방안’ 연구에 나섰다. 

정 회장은 유소년부터 국가대표에 이르는 선수 육성 체계를 구축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양궁장비 일부를 무상 지원해왔다. 또 2013년에는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와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최대 규모 양궁대회인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를 개최해 양궁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도쿄올림픽 현장에서 한국 선수단을 응원하고 있다

정 회장은 한국 대표 궁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경기장과 숙소가 1시간 이상 떨어져 있었는데,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경기장 인근 호텔에서 지낼 수 있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 때는 경기장 인근에 선수들이 쉴 수 있는 트레일러를 마련하고,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방탄차를 제공했다. 대회 기간 경기장 인근 식당을 마련했고 별도의 한식 조리사를 초빙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양궁 사랑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연구개발 기술을 양궁에 접목시켜 선수들 기량 발전에 기여했다. 현대차는 2016년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단순 후원을 넘어선 연구개발 지원 방안에 나섰다. 

현대차는 인공지능(AI) 코치,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 자동 기록 장치, 비전 기반 심박수 탐지, 선수맞춤형 그립 등 5가지 신기술을 양궁팀에 선보였다. 양궁 기술의 핵심인 화살 선별 과정 자동화를 위해 '슈팅머신'을 개발했다. 정확도와 정밀도까지 갖춰 최고 품질의 화살을 골라낸다. 

현대차 측은 "화살 분류 작업은 1차로 슈팅머신을 통해 불량 화살을 솎아낸 뒤 2~3차 분류를 통해 선수들이 균일한 품질의 화살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며 "국가대표 선수단도 슈팅머신의 성능에 매우 만족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점수 자동 기록' 장치도 지원했다. 정밀 센서 기반의 '전자 과녁'을 적용해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전자 과녁은 무선 통신을 통해 점수를 모니터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한다. 점수와 탄착 위치를 데이터화해 훈련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는 선수의 발사 영상, 심박수 정도 등과 연계해 선수 상태를 종합 분석해 선수 지도에 활용된다.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 [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점수 자동 기록 장치

현대차는 '비전 기반의 심박수 측정 장비'도 선수단에 지원했다. 선수 얼굴의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맥파를 검출, 심박수를 측정하는 장비다. 양궁에서 심박수는 선수들의 긴장도를 나타내는 중요 지표다. 경기나 훈련 중 접촉식 생체신호 측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첨단 비전 컴퓨팅 기술을 활용했다. 선수 얼굴 영역을 판별해 주변 노이즈를 걸러내는 별도의 안면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했다. 

현대차는 인공지능 전문 조직 에어스(AIRS) 컴퍼니가 보유한 AI 딥러닝 비전 기술을 활용해 '인공지능 코치'를 개발했다.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자동 편집해주는 기술이다. 영상 속 선수가 활시위를 당기고 쏘는 시점과 과녁 내 화살이 꽂히는 시점만을 정확히 포착해 하나의 짧은 영상으로 자동 편집해 준다. 최적화된 편집 영상을 통해 선수들이 평소 습관이나 취약점을 집중 분석,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맞춤형 그립

아울로, 현대차는 3D 스캐너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선수 개개인 손에 꼭 맞는 맞춤형 그립을 제작했다. 기존에 손질된 그립을 3D 프린터를 통해 그 모습 그대로 구현한 것. 그립 재질도 알루마이드, PA12 등 신소재로 다양화했다. 알루마이드는 가벼운 데다 미끄러짐이 없고 PA12는 내구성과 방수성이 우수하다.

스포츠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스포츠단체 회장을 맡으면서 여러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 나오기 시작하는 등 스포츠 발전에 기여했다"며 "평상시 선수단에 대한 지원은 물론 도쿄올림픽에서는 현장 응원과 포상금 지원 등 재계 총수들은 최고의 스폰서 역할을 해준다"고 밝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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