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 인텔, 세계 3위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설에 파운드리 업계 긴장...2위 삼성전자의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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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란] 인텔, 세계 3위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설에 파운드리 업계 긴장...2위 삼성전자의 전략은?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07.27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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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가능성 제기...M&A에 긍정적
-삼성전자 파운드리 독립 필요성에 '별도 법인 설립설' 돌아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사실무근" 강력 부인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3위권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GF)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문이 업계에 퍼지면서 재계 2위인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텔이 파운드리 생산에 직접 뛰어들면 안그래도 치열한 반도체 생산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가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분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찌라시까지 돌면서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 독립의 필요성이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퍼진 찌라시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부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를 합쳐 별도 회사를 세우고 삼성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부는 삼성전자로 다시 흡수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현재로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답했지만 업계에서는 분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파운드리의 분사에 대한 얘기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건 맞지만 당분간 분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사로 위탁생산에 집중해야

실제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사설은 타 파운드리 사업부의 변화나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포착될 때마다 불거져 나오는 시나리오다.

2000년대 초반에는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서 파운드리 사업부(현 키파운드리)를 포함한 일부 사업부가 매그나칩반도체로 떨어져나오자,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사업부의 분사 얘기가 나왔다.

삼성전자가 2018년에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을 때 시장에서 가장 먼저 나왔던 관측도 파운드리 분사 시나리오였다.

업계에서는 이와같은 루머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삼성전자가가 가진 구조를 꼽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와 판매를 모두 진행하는 것. 즉 고객과 경쟁구도라는 부분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TSMC 사옥 [사진=TSMC 홈페이지]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 없이 믿고 제품 생사을 맡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는 TSMC처럼 위탁생산만 하는 게 아니다. 설계를 같이하는 반도체 종합회사라는 점이 오히려 (파운드리 시장에서) 고객 확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LCD 생산라인, 파운드리로 당장 바꾸지는 못해...내진설계 적용해 새로 지어야

증권가의 분석이 소문에 그칠 확률이 높은 이유는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생산라인을 파운드리 공장으로 탈바꿈하는 데몇가지 걸림돌이 있어서다.

그중 하나는 내진설계다. 반도체 제조공정은 수백단계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한 부분이라도 멈춘다면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어 커지고 만다. 올해 초 미국 텍사스 한파, 대만 가뭄 등이 겹치며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발생한 것도 이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LCD 공장을 반도체 생산 공장으로 바꿀 수는 없다"며 "기존 공장을 부수고 새로 지으면서 내진설계를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이 삼성전자에 끼치는 영향

삼성전자의 반도체 분사 소문이 돌기 시작한 원인 중의 하나는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보도 때문이다.

파운드리 시장구도가 TSMC·삼성전자 2강 구도에서 3강으로 재편되고 미국 정부가 자국우선주의로 반도체 사업을 강화한다면 삼성전자의 입지가 지금보다 약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21년 1분기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자료=트렌드포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6%에 달하고, 삼성전자는 18%로 2위다. 이어 글로벌파운드리(7%)와 대만 UMC(7%), 중국 SMIC(5%) 등이 두 기업을 추격하고 있다.

인텔의 펫 겔싱어 CEO는 "세계를 강타한 반도체 부족 사태가 2023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 겔싱어 CEO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인수합병(M&A)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그것(M&A)을 배제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부인하지도 않았다. 

인텔의 이번 인수 추진이 현실화 된다면 인텔은 단숨에 파운드리 3위 업체로 뛰어오르게 된다. 글로벌파운드리의 기업 가치는 약 300억 달러(약 34조2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이 추진한 인수합병(M&A)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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