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NFT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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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NFT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법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1.07.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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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효과, 마케팅 툴, 진품감별 기술, 투자 등 잠재적 이용 가치 다양
다분야간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과 투자가 우선돼야

미술품에서 게이밍에 이르기까지 메타버스(metaverse)가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meta)과 우주 또는 세계(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은 아니지만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자들이 사이버 공간 속에서 벌이는 '사실상의 또다른 평행세계(parallel universe)'라고 하겠다.

빅타임 스튜디오의 NFT 게임의 한 장면. Image Credit: Big Time Studios
빅타임 스튜디오의 NFT 게임의 한 장면. Image Credit: Big Time Studios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대표적 암호화 화폐들이 실물경제에서 거래되는 각국 화폐 단위로 환전될 수 있는 반면, NFT는 명칭이 시사하듯 토큰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질 뿐 일반 실제 통용화폐로 현금화를 할 수 없다. 오로지 가상 메타버스의 세계 안에서 교환가치를 지닐 뿐이다.

NFT는 최소한 5년 여 전부터 블록체인계에서 알려져 있던 암호화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해 JPG, GIF 등 이미지 화일에 고유 ID를 부여하고 이 화일의 출처, 유통과정, 소유자 변경 등 이 화일의 이동과 사용 내역이 블록에 일일이 기록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진품 여부와 출처 공개가 중시되는 미술 시장에서 촉망받기 시작했다.

최근 미술가와 컬렉터들 사이에서 화재로 떠오른 NFT(Non-Fungible Token), 즉 ‘대체 불가능 토큰’ 붐은 지난 3월 세계적인 미술 경매소인 크리스티가 온라인으로 부친 미술품 경매에서 비플(Beeple)이라는 한 미술가의 디지털 미술품을 미화 7천 만 달러(우리돈 약 788억 만 원)에 낙찰됐다는 소식이 본격적인 도화선이 됐다.

GUCCI X ZEPETO Courtesy: GUCCI
GUCCI X ZEPETO Courtesy: GUCCI

역시 희귀고가품을 비즈니스로 삼는 글로벌 명품업계도 NFT 실험에 뛰어들었다. 지난 5월 25일~6월 3일 열흘 동안 구치는 알레싼드로 미켈리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사진가 플로리아 시기스몬디(Floria Sigismondi) 협업으로 제작한 디지털 영화를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 경매에 부쳤다. 

이 행사 동안 구치의 온라인-온리 모바일 매장인 '구치 스니커 거라지(Gucci Sneaker Garage)'에서는 디지털 형태의 ‘디오니수스’ 핸드백이 미화 약 6달러 가격에 한 구매자에게 팔린 후 로블록스(Roblox)라는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서 4천 달러 넘게 중고품으로 되팔리는 일이 벌어졌다. 가상 핸드백 가격이 실물의 진품 핸드백 보다 더 비싸게 팔린 놀라운 이 사건을 통해서 실물이냐 디지털이냐와 무관하게 명품에 투영된 소비자들의 가치관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에 뒤질새라 고급 주얼리 메이커 제이컵 앤 컴퍼니, 리모와 러기지(Rimowa, LVMH 자회사)도 NFT만으로 매매될 수 있는 한시 디지털 버전 상품 4점을 내놓은 바 있다. NFT 구매자들은 심즈나 제페토 같은 MMORPG 게임 세상 안에서 이렇게 구입한 가상 고급 장신구를 차고 고급 가상 여행가방을 이끌며 한껏 뽐낼 수 있게 된다.

유럽 명품기업들도 줄줄이 NFT-온리(NFT-only) 미술품 및 디자인 상품 거래에 뛰어들 전망이다. 루이뷔통, 페라가모, 프라다, 트루사르디, 헤르메스,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 유럽 기업들은 저마다 방대하고 값진 미술품 컬렉션과 미술관을 보유하고 있어 자사들의 상품을 NFT로 연결시킬 수 있는 예술중심적 콜라보 재료를 풍부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업계가 NFT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블록체인 기술 특유의 고유 ID 부여 및 추적 식별기능 때문이다. 핸드백, 구두, 다이아몬드에서 미술작품, 스포츠카, 희귀 포도주에 이르기까지 NFT 적용된 QR코드를 부착하기만 하면 진품 여부를 입증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 늘 짝퉁 제품으로 골치를 앓던 명품업계에 전자식 진품감별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예컨대, 고급 수제 운동화 제조사인 사토시 스튜디오(Satoshi Studio, 파리)는 매 제품에 블록체인 기반 진품증명 암호태그를 부착해 판매한다.

© 2021 Satoshi Studio.
© 2021 Satoshi Studio.

NFT를 보다 저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분야는 게이밍 산업이다. 제2세대 MMORPG 환경 속에서 수많은 유저들이 시시각각으로 창출해내는 가상 인생 시나리오, 다채로운 캐릭터, 실시간 대화창 내용, 집단 지식 등 사용자 주도 컨텐츠들을 NFT를 부착해 상품화하고 유저에게 소유권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면 메타버스는 실제 경제와 나란히 존재하는 문자 그대로 '평행세계'를 형성하며 가상 사물들의 가치를 주도할 수 있다.

물론 NFT와 블록체인 기술이 풀어야 할 과제는 있다. NFT는 이더리움 암호화 화폐를 이용해야만 컨텐츠 창조와 매매거래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NFT 크리에이터에게 이더리움 채굴과 NFT 작품 제작비와 유동성 부담이 크다. 또 모든 암호화 화폐는 ‘더럽다’고 불릴 만큼 채굴과 거래에 에너지 소모가 커서 정치정책적 규제의 복병을 맞을 위험도 많다.

그러나 지금보다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해법은 등장할 것이며, NFT 역시 기술적 개선을 거듭해 가며 메타버스의 일부로 녹아들 날은 올 것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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