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풀로 만든 친환경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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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풀로 만든 친환경 종이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1.07.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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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맥도널드, 세계 최초로 식물성 종이포장재에 싼 시그니처 메뉴 시판
요식업계와 식품업계도 트렌드에 합세할 듯

글로벌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인 맥도널드(McDonald’s)가 독일 시장에서 세계 최초로 햄버거를 잔디를 원료로 한 종이에 포장해 팔기 시작했다.

독일 맥도널드 햄버거 포장용 친환경 종이 패키징의 원료는 잔디풀이다. ©2021 McDonald’s.
독일 맥도널드 햄버거 포장용 친환경 종이 패키징의 원료는 잔디풀이다. ©2021 McDonald’s.

독일 맥도널드의 최고 인기 메뉴중 하나인 ‘도이칠란드 버거(Deutschland Burger)’ 프리미엄 햄버거는 과거 담겨 팔리던 종이 박스 대신 혁신적인 ‘잔디종이’에 포장돼 팔리게 된다. 독일 맥도널드 체인의 또다른 인기 상품인 치킨 ‘맥랩(McWraps)’ 시리즈도 잔디 종이에 포장해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럽연합은 2019년부터 시행중인 ‘플라스틱 제로’ 법령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오는 2025년까지 시판되는 모든 식품과 음료수는 100% 재활용가능하고 재활용된 또는 친환경 인증된 포장재 만을 허용할 계획이다.

독일 제지업체 프플라이더러는 잔디풀을 원료로 한 종이를 개발해 독일 맥도널드에 공급한다. Image: McDoanld's Youtube campaign capture
독일 제지업체 프플라이더러는 잔디풀을 원료로 한 종이를 개발해 독일 맥도널드에 공급한다. Image: McDoanld's Youtube campaign.

이는 7월 3일부터 모든 요식업체와 식당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와 포장재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유럽연합의 환경 정책의 일환에 따른 독일 맥도널드 측의 선제적 미래 식품 패키징 솔루션 로드맵이다. 맥도널드를 선두로 타 글로벌 패스트푸드 경쟁사들도 발빠르게 친환경 식품 포장재 도입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맥도널드 독일 지점이 독일과 유럽 대륙 요식업계에 앞장서서 반(反) 플라스틱 캠페인에 적극 나선 이유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獨 경제주간지 『비어차프츠포헤』의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0년 이후 현재까지 독일 요식업계는 주문 픽업, 배달, 포장 To-Go 서비스가 가파른 증가 추세를 거듭했다.

그 통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업체들은 맥도널드와 버거킹 등 이른바 ‘시스템 요식업 (Systemgastronomie) 혹은 시스템 케이터링 (system catering) 업체들이다. 예컨대, 독일 맥도널드는 2020년 한 해 매출 31억 5천 만 유로 (우리돈 약 37억 4천 만 원), 버거킹은 8억 6천 만 유로 (우리돈 약 10억 원)를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놀라운 점은 독일 내 100대 시스템 요식업체들의 2020년도 전체 매출액은 107억 유로 (우리돈 약 127억 원)로 2019년 총매출액 153억 유로 (우리돈 약 182억)에 비해 대폭 감소한 반면, 맥도널도와 버거킹 등 빅2 글로벌 시스템 요식업체들의 매출은 대폭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사회적 접촉에 대한 불안과 위생에 대한 경각심 고조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드라이브-인 구매와 픽업(30%↑), 사전주문 픽업(23%↑), 배달(19%↑)을 통한 배식 서비스 방식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케팅 조사업체 독일 NPD그룹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동일한 일상 복귀와 레스토랑 출입이 자유로와 지더라도 이같은 요식업계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그에 따른 식음료 포장 쓰레기가 계속 증가할 것에 대비해 지속가능한 친환경 포장재 수요는 계속 늘 것이다.

맥도널드의 친환경 ‘잔디종이’ 햄버거 포장지의 광고 캠페인dms DDB München GmbH과 Neon Groen GmbH&Co.KG 이 담당했다.
맥도널드의 친환경 ‘잔디종이’ 햄버거 포장지의 광고 캠페인dms DDB München GmbH과 Neon Groen GmbH&Co.KG 이 담당했다.  

맥도널드의 ‘잔디종이’ 포장재를 개발한 업체는 1881년부터 특수목적용 종이를 생산해 온 종이제조업체인 프플라이더러 특수제지사(Pfleiderer Teisnach GmbH & Co. KG)다. 인쇄물의 디지털화로 매출부진으로 고전하던 독일의 제지업계 속에서, 프플라이더러 사는 천연원료를 이용한 친환경 기능성 종이 개발 끝에 잔디 섬유를 가미해 종이를 생산하는 공법 개발에 성공했다.

업체 측에 따르면, 잔디종이 속 잔디풀 함유량은 20%로, 천연 잔디의 습성 덕택에 생산공정에서 에너지와 물 사용량,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 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 또 음식 포장용도인 만큼 종이섬유 생산공정에 인체유해한 화학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원료인 잔디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잔디풀은 공장에서 멀지 않는 근거리 소재 기존 공급원에서 채취되며, 제조공정에 첨가되는 펄프 원료는 FSC(국제삼림관리협의회) 인증품을 사용한다.

이렇게 제조된 잔디종이에 독일 맥도널드의 시그니처 메뉴를 판매할 경우 과거에 비해 햄버거 포장 쓰레기 배출량의 70%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맥도널드 측은 주장한다.

태양건조시킨 잔디를 원료로 한 포장지에 담긴 맥도널드 햄버거에서는 은은한 잔디향이 풍긴다.
태양건조시킨 잔디를 원료로 한 포장지에 담긴 맥도널드 햄버거에서는 은은한 잔디향이 풍긴다. Image: McDoanld's Youtube campaign.

잔디와 신선섬유펄프 종이를 개발해 온 또다른 독일제지업체 쇼이펠렌(Papierfabrik Scheufele, 1855년) 사는 식물성 종이 특유의 성질을 활용한 보다 혁신적인 내구성 강한 식음료 패키징용 종이 생산도 곧 가능하다고 내다본다. 잔디 원료 바이오 종이는 수분함량도가 높고 천연지방벽을 형성하는 습성이 있어서 음식포장용 파우치, 음료수용 컵, 쟁반용 위생덮개종이로도 성형이 가능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고 폐기 후 재생과 재활용도 가능하다.

여전히 식음료 포장재용 잔디종이 생산비용은 플라스틱 및 일반 종이 포장재 보다 비싸다. 그러나 7월 이후 실시된 범 유럽적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 사용금지책이 자리잡으면 친환경 식물성 포장재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공급가격도 합리화될 것으로 낙관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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