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실손보험, "생보사 60%가 접었다"···추가 판매중단 생보사 또 나올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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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실손보험, "생보사 60%가 접었다"···추가 판매중단 생보사 또 나올 수 있어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6.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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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앞두고 판매 고민하는 보험사 늘어
- 실손보험 판매했던 17개 생보사 중 10개사 판매중단...추가 판매중단 가능성↑
- 비급여 항목의 체계적 관리와 사업비 절감 방안 목소리 높아
4세대 실손보험 판매가 임박했지만 높은 손해율로 판매를 망설이는 생보사가 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높은 손해율로 인해 보장 혜택을 줄이거나 보험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한 4세대 실손보험이 오는 7월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판매를 주저하는 보험사들이 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 축소가 우려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실손보험 판매 보험사는 생보사 7개사와 손보사 10개사 뿐이다. 특히 실손보험을 판매했던 17개 생명보험사 중 10개사는 이미 판매를 접은 상태이며 추가 판매 중단 대열에 합류할 회사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오는 7월이면 의료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하는 새로운 실손보험이 출시되지만 기존에 판매한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판매 건수가 많지 않았던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추가로 판매를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도 손해보험업계는 실손보험에서만 약 7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경험했다"며 "올해 초 실손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손해율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보험금 누수가 큰 비급여 항목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사업비 절감을 위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등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업계는 다수의 보험사가 일찌감치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 2015년 이전에 라이나생명과 오렌지라이프, AIA생명이 실손보험을 포기했으며 2017년에서 2019년에는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DGB생명, KB생명 , DB생명 등이 잇따라 판매를 중단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신한생명, 올해 3월에는 미래에셋생명이 더 이상 실손보험 취급을 멈췄다.

현재 생보업계 빅3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과 함께 NH농협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ABL생명이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최근 ABL생명이 수익성 강화 등을 목표로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실손보험 취급 생보사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편 오는 7월 출시를 앞둔 4세대 실손보험은 그간 보장혜택이 컸던 비급여 부분의 의료이용량에 따라 보험료의 할인·할증 적용을 골자로 한다. 비급여 이용량이 적으면 할인되고 의료이용이 잦을 경우 최대 4배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금융감독원이 개정 예고한 실손보험 표준약관에 따르면 실손보험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급여 부분(주계약) 보장은 확대된다. 하지만 가입자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제고 등을 위해 비급여 부분(특약)에 대해서는 과잉의료 방지 장치를 마련했다. 의료이용량에 따라 5단계로 구분해 보험료가 할인·할증 되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실손보험 손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존 1세대 가입자들이 새로운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다.

실손보험은 초기에 판매된 상품일수록 자기부담금이 없고 보장범위는 넓어 혜택이 큰 장점이 있다. 1세대 가입자가 도수치료나 MRI 등 고가치료를 받을 경우 본인 부담금 없이 치료비 전액을 보험사가 부담하는 구조다.

실손보험은 판매시기와 보장구조 등에 따라 1세대(구(舊)실손), 2세대(표준화), 3세대(신(新)실손) 및 노후·유병력자 실손 등으로 구분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지난해 실손보험에서 2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사들이 거둬들인 보험료수익에서 발생손해액과 실제사업비를 뺀 수치다. 생명보험업계는 1314억원, 손해보험업계는 2조369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특히 1세대 상품의 손실규모가 1조3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또한 지난해 실손보험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127.3% 수준이었지만 자기부담금이 없고 비급여 과잉진료 등 보험금 누수가 많은 1세대 상품 합산비율은 136.2%로 가장 높았다.

보험업계에서는 실손보험 손실 원인으로 비급여 부분의 과잉진료와 상품구조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결국 일부 가입자의 과잉 의료이용이 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초래하고 일부 보험회사의 경우 판매 중단하는 사례까지 초래했다는 해석이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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