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고공 비행 지속하면서 물가상승 주요인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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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임, 고공 비행 지속하면서 물가상승 주요인으로 부상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6.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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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임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국제 해상물류가 총체적 난국에 처한 모양새다. 

지난 주말 발표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703.93을 기록해 5주 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매주 발표되는 SCFI는 지난 4월30일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래 처음 3000선을 돌파해 3100.74를 기록한 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또한 이같은 해상운임 상승은 국제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물가상승의 주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HMM알헤시라스호가 지난해 5월 8일 중국 얀티안항에서 선적하는 모습 [사진=HMM]
HMM알헤시라스호가 지난해 5월 8일 중국 얀티앤항에서 선적하는 모습 [사진=HMM]

국제 해상물류 체계, 총체적 난국에 처하다

이같은 해상 운임의 급등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유례없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과 외식이 어렵게 되면서, 온라인 유통을 통한 제품 구매로 소비가 이전됐다. 이에 따라 화물 운송량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게 됐다. 

반면에 전세계 주요 항구의 근로자들은 코로나19로 정상적인 근무를 하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지난해 부터 화물적체가 시작됐다.

미국의 경우에는 트럼프정부의 반이민 정책으로 인해 트럭 운전기사와 항구 노동자의 인력부족이 심화됐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미국 서부연안 항구의 체선기간은 평균 2주 정도에 달하고 있다.

배와 컨테이너도 부족하고, 트럭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에버기븐호의 수에즈 운하 좌초사고와 얀티앤항 폐쇄 같은 사고가 이어지고, 대만의 가오슝에서는 컨테이너 붕괴사고까지 일어났다. 

해운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세계 5대 항구의 하나인 중국의 얀티앤항이 지난달 말 코로나19 발생으로 폐쇄되면서 가중된 물류난이 최근에는 셔코우, 난샤 등 인근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14일 물류전문 매체 더 로드스타는 "얀티앤항을 기항하는 선박은 16일 이상의 지연을 겪고 있으며 지난 3월의 수에즈 운하 봉쇄보다 훨씬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같은 해상물류난이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운임이 워낙 높다보니 가용한 모든 선박이 동원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사고 위험이 그만큼 높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향후 해상운임이 안정되는 과정에서 노후 선박이나 저효율 선박은 운항을 중단하게 될 것이므로, 해상운임의 고공행진은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해상운임 폭등과 물가상승

한편, 이같은 해상물류난 심화는 세계적으로 물가상승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영국의 글로벌 해운조선업리서치 기관 드류어리 쉬핑(Drewry Shipping)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로테르담까지 40FT 컨테이너 해상운임은 1만522 달러로 최근 5년 동안 계절 평균의 547%에 달했다.

이날 미국 해군 뉴스사이트인  지캡틴(GCAPTAIN)은 "전세계 상품 무역의 80% 이상이 해상운송에 의존한다"며 "운임 급등으로 장난감, 가구 및 자동차 부품에서 커피, 설탕 및 멸치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의 가격이 상승할 위험이 있으며, 이미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캡틴은 "급증하는 수요, 컨테이너 부족, 포화된 항구, 너무 적은 선박 및 부두 작업자와 같은 요인들로 인해 모든 화물 경로에서 운송 능력이 축소됐다"면서 "최근 중국과 같은 아시아 수출 허브에서 코로나 19가 발생해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컨테이너 요금이 조만간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업계 관측통은 거의 없다"며 "코펜하겐에있는 컨설턴트 라스 젠센(Lars Jensen) 베스푸치 마리타임(Vespucci Maritime) CEO는 지난주 플레스포트(Flexport Inc.) 웨비나에서 '시스템의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1억 달러(전년 4800만 달러)에 달하는 프랑스 해운회사 CMA CGM SA는 최근 "소비재 운송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계속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기업들은 치솟는 해상운임을 해결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캡틴은 "필립 다마스(Philip Damas) 드루어리 서플라이체인 어드바이저스(Drewry Supply Chain Advisors) 설립자이자 운영책임자에 따르면 일부는 특정 위치로의 수출을 중단하고 다른 일부는 가까운 위치에서 상품이나 원자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같은 극단적인 운임이 오래 지속될수록 더 많은 기업이 공급망을 단축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의 일부 회사는 트럭으로 중국에서 자동차 부품, 자전거 및 스쿠터 등을 운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6번째 임시선박 HMM자카르타호가 부산신항에서 출항하는 모습 [사진=HMM]

HMM,  14일 26번째 임시선박 투입 밝혀

이러한 해상물류난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들을 위해 HMM(대표이사 배재훈)은 임시선박 투입을 지속하고 있다. 

이날 HMM은 미주향 임시선박 1척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부산신항 HPNT(HMM부산신항터미널)에서 출항한 7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자카르타(Jakarta)호’는 국내 수출기업 등의 화물을 싣고 지난 13일 부산을 출발해 오는 26일과 다음달 10일에 각각 미국 롱비치와 타코마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HMM 관계자는 “지속적인 임시선박 투입은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는 국내 화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표 국적선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수출기업들의 화물이 차질없이 안전하게 운송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물류난 심화에 부산항에 기항하지 않는 선박이 늘고 있다"면서 "HMM의 임시선박 투입이 없었다면, 부산항은 마비됐을 지도 모른다. 임시선박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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