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태원·구광모, 청와대 오찬 ‘이재용 사면 건의’...문 대통령 “국민들도 공감 많다” 전향적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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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최태원·구광모, 청와대 오찬 ‘이재용 사면 건의’...문 대통령 “국민들도 공감 많다” 전향적 답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6.02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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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회장 "경제 5단체장이 (사면)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문 대통령 "고충 이해한다"
- 김기남 부회장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
- 문 대통령 “한미관계, 최첨단 기술 보완관계로 발전”...한미 정상회담 감사 표시 '화기애애'

문재인 대통령이 4대 그룹 대표들과의 오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건의를 듣고 "고충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지난 5월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뒤 ‘충분히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들어서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오늘 발언은 그 당시 보다 전향적으로 진전된 내용”이라고 전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 사면과 관련한 건의를 경청한 후 고충을 이해한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민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가진 4대 그룹 총수들과 오찬간담회에서 가졌다. 취임 후 4대 그룹 총수만 따로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오찬에 참석하는 4대 그룹 대표단 [사진 청와대]

이날 청와대 오찬은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4대 그룹이 미국에 44조원 투자를 단행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참사를 받은데 감사의 의미로 마련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삼성은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회장이 참석했다.

4대 그룹 총수들은 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을 조심스럽게 건의했다.

먼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언급한 '경제 5단체장 건의'는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이 지난달 청와대에 제출한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의미한다.

최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모임의 ‘맏형’이라는 점에서도 이날 사면 이야기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들 총수들은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친분이 두텁다.

문재인 대통령과 4대 그룹 대표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또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참석자는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며 "지금은 경제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지난 방미 순방 때 우리 4대 그룹이 함께 해준 덕분에 한미정상회담 성과가 참 좋았다”면서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 관계가 기존에도 아주 튼튼한 동맹 관계였지만 그 폭이 더 확장돼 가지고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이런 최첨단 기술, 최첨단 제품에서 서로 간에 부족한 공급망을 서로 보완하는 관계로까지 이렇게 더 포괄적으로 발전된 것이 굉장히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미국이 거기에서 가장 필요한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것도 아주 뜻깊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4대 그룹으로서도 미국에 대한 여러 가지 진출 이런 부분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4대 그룹 대표단이 함께 걷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방미 중) 제일 하이라이트는 우리 공동기자회견 때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지목을 해서 한번 일어서서 소개를 받았던 것”이라며 “그만큼 우리 한국 기업들의 기여에 대해서 아주 높은 평가를 해 주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태원 회장은 “방미 성과 많이 한 것에 대해서 정말 축하드린다”며 “저희들도 굳건히 (한미) 경제 관계도 더욱더 활발해질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최 회장님은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부터 시작해서 공동 기자회견, 그리고 맨 마지막에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까지 일정 전체를 함께해 주셨는데, 정말 아주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공장까지 방문해 주셔서 엔지니어들도 격려가 많이 됐다고 (한다)”고 답했다.

이 때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울리자 문 대통령이 “좀 잘 찍어달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주먹 인사하는 구광모 LG 회장(오른쪽)
문 대통령과 주먹 인사하는 최태원 SK 회장
문 대통령과 주먹 인사하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

정의선 회장은 “(문 대통령이) 방문해주신 덕분에 미국하고 사업도 잘 될 것 같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어떤 쪽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를 많이 늘리니까 그만큼 한국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거나 우리 일자리 기회가 더 없어지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던데”라면서 “우리 대기업들이 앞장서서 나가게 되면 중소·중견 협력업체들도 동반해서 진출하게 되고, 거기에 우리 부품·소재·장비 이런 것이 또 더 크게 수출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국내 일자리가 더 창출이 되고 더 많은 기회들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회장이 “기회를 더 많이 만들도록 하겠다”고 화답하자 문 대통령도 “그런 부분도 잘 설명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 회사와 한국 배터리 기업 간의 협력도 테이블 위에 올랐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GM과 LG의 배터리는 협업 협력한 것이 꽤 됐죠?”라고 말하자 구광모 회장은 “꽤 오래되어 왔었고요. 사업 초기 시작부터 파트너였었고, 지금은 전기차 시장이 더욱 확대되면서 더 많은 기회가 있고, 사업 협력도 더 돈독해졌다”고 답했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SK(이노베이션)는 포드사와 (협업했다)”고 상기하자 이 정책실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포드 공장에 가서 대형 픽업트럭 전기차를 시승을 해서 사진에 많이 났더라”며 “저는 그런 큰 트럭까지 전기차로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실제로 픽업트럭이 다니더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런데 그 부분도 참 뜻깊은 것이 우리 LG, SK 모두 독자적으로 그런 공장을 하기도 하고, 그다음에 포드나 GM하고 합작해서 하기도 하는데, 픽업트럭 같은 경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관세 혜택을 우리가 받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수출이 어려운 분야였는데, 현지에서 바로 합작 공장을 (설립)하면서 그 부분을 뚫어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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