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2일 정의선·최태원·구광모 4대 그룹 총수와 첫 오찬 회동...'이재용 사면'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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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2일 정의선·최태원·구광모 4대 그룹 총수와 첫 오찬 회동...'이재용 사면' 관심 집중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5.29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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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 한미정상회담 44조원 투자에 4대 그룹 총수에 감사 및 후속 조치 당부 예상
-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대신 김기남 부회장 대신 참석할 듯
-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별도 고려가 있을 것"...민주당도 사면에 긍정적 반응 선회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달 2일 국내 4대 그룹 총수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질 계획인 가운데 ‘이재용 사면’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계 관계자는 “청와대 관계자가 ‘별도 고려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고한 상태여서 4대 그룹 총수 회동에서 사면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대표 등을 초청해 오찬 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서는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신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만을 별도로 초청해 오찬 자리를 갖는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9년 1월 신년 '기업인과의 대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출처 청와대]

지난 2019년 신년 ‘기업인과의 대화’에는 대기업 총수 등 기업인 13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진행한 바 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대규모 경제 정책 관련 간담회나 현장 방문 등을 계기로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자리를 가진 적은 여러번 있다.

재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들과 오찬을 갖는 것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들 기업이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4대 그룹은 미국 상무부가 주관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44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청와대 회동은 ‘이재용 사면’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자평한 것을 두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청와대 안팎에서 흘러 나온다.

삼성전자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 계획(170억 달러)을, LG에너지솔류션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합작 또는 단독 투자 계획(140억 달러)을,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 및 충전 인프라 확충 계획(74억 달러)을 각각 발표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좌)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21일(현지시간) 문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현장에 자리한 기업 대표단을 가리키며 '땡큐'(Thank you)도 3차례나 연발하며 박수를 유도했다. 이는 한미 외교사에 전례 없는 일로 문 대통령에게 방미 기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다.

문 대통령은 4대 그룹 총수들을 만나 한미 간 협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해준 데 감사의 뜻은 전하고 후속 조치에 대해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동은 대기업 임원 출신인 유명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31일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유 대통령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 등에게 기업과의 소통을 늘릴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청와대는 지난 25일 전후 4대 그룹에 연락해 초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정상회담에 동행했던 기업인들이 귀국한 직후 회동을 추진한 셈이다.

무엇보다, ‘이재용 사면론’이 본격화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재판’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고 구속 수감 중에 있다.

4대 그룹 총수는 서로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는 점에서 대한상의 회장 자격의 최태원 SK 회장이 사면 이야기를 꺼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4대 그룹 총수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최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 추대 등을 논의하는 송년 모임을 가진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서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들어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판단해 나가겠다”고 전향적 입장을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사흘 후인 13일 삼성전자 반도체 단지인 평택사업장을 방문해 이 부회장 사면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진행된 ‘K-반도체 전략보고대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이어 이호승 정책실장은 지난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에서 "경제계나 종교계, 외국인 투자기업들로부터 그런 건의서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에 대해서는 경제적 측면 뿐만 아니라 국민적인 정서라든지 공감대 등도 함께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별도의 고려가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 입장을 전했다.

청와대는 그간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었던 것과 확연히 달라질 모습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최근 ‘이재용 사면론’이 솔솔 나오고 있어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광재 의원은 지난 20일 "(이재용 부회장이) 반도체 부분과 백신 부분에서 좀 더 미국의 요청이 있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사면도 긍정적으로 좀 검토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는 이 부회장 사면건의서를 제출했다. 더욱이 미국 재계도 가세했다. 제임스 김 암참(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삼성에서 가장 중요한 임원인 (이재용 부회장) 사면은 미국과 한국에 있어 최선의 경제적 이익일 것"이라고 촉구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사면’ 논의는 이제 대세가 되는 형국”이라며 “문 대통령은 재임 중 대규모 투자 및 일자리 대책에 있어 이 부회장의 도움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청와대 회동에서 ‘이재용 빈자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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