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 노조 파업까지...현대차·르노삼성 등 車업계, 주문 밀려드는데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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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난에 노조 파업까지...현대차·르노삼성 등 車업계, 주문 밀려드는데 '발 동동'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05.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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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난에 車 시장 주춤...노사 갈등까지 '발목'
-현대차 노조, 美 8조 투자에 '반발'...단체교섭 제안 '촉구'
-르노삼성, 임금인상·고용안정 사안으로 노사 대립 '심각'

완성차의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급난이 연내 해소되기 어려워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노조 파업까지 이어지고 있어 자동차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수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자동차 업계가 노조 파업이라는 악재까지 맞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 파업까지 진행돼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며 "노조 갈등 상황을 원만하게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며 자동차 판매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내수·수출 합산 현대차, 기아의 지난달 판매량은 각각 34만5777대, 24만9734대로 전달보다 8.6%, 1.3%씩 줄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한 생산 차질은 판매량 감소로 이어지며, 이는 기업의 매출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2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반도체 수급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5월 이후의 생산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아도 "미리 비축해 뒀던 재고가 바닥나는 시점이 5월"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에서 현대차가 미국에 8.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 노조, 현대차 미국 투자 결정에 반발...국내 투자 요구

엎친데 덮친 격으로 노사 갈등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경우 임단협을 앞두고 지난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에서 현대차가 미국에 8.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노조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25일 울산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미래 신산업 국내공장 투자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사측이 해외 투자를 강행하면 노사 공존은 불가능하다"며 "친환경 자동차 확산과 산업 재편기에 기술을 선점하고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 사측은 국내 공장 우선 투자를 기반으로 한 미래 특별협약을 노조와 체결한 후 해외공장 문제를 거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체협약 절차에 따른 해외투자 계획 진행, 수소전기차·모빌리티·로보틱스 사업 등 미래 신사업을 울산·전주·아산 공장과 남양연구소 중심으로 투자할 것을 요구하면서 "사측이 발표한 2025 전략 속에 60조1천억 재원을 울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정년을 각각 64~65세로 연장하고, 전동화 등 산업전환에 따른 일자리 보장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안에 넣었다. 기아 노조의 경우 특히 정년퇴직 인원 감소분만큼 신규인원을 충원해 기존 인력 규모를 유지하라는 요구까지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현대차의 미국시장 투자를 빌미로 노사 협약을 관철시키는 전략을 내세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반면 업계에선 이같은 노조의 반발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투자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 및 ‘바이 아메리카’ 정책에 대응하는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친환경차, 전기차 쪽으로 강하게 정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투자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미국이 친환경 때문에 내연기관차에 패널티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서 결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만들어서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상수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앞줄 가운데)이 25일 울산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확대운영위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르노삼성 노조, 파업으로 생산량 30% 줄어...노조 파업에 사측 직장폐쇄까지, 협상 '교착상태'

르노삼성 노조의 경우 이미 지난 4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을 선언한 상태다. 집행부의 파업 지침에도 조합원의 상당수가 출근해 작업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하루 평균 생산량은 평상시보다 30%가량 줄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임단협 과정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노조의 전면 파업에 사측이 직장폐쇄로 맞서자 다시 노조가 사측이 직장폐쇄를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파업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노사는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부분 직장폐쇄를 먼저 풀고 본교섭에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노조가 전면파업을 중단하고 회사로 복귀해야 다시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노사가 갈등을 키우는 사이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파업률은 25%로 생산 라인은 여전히 가동 중이다. 르노삼성의 올해 1~4월 누적 판매량은 3만1412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3% 감소했다. 내수만 따졌을 때 판매량은 40% 급감한 1만8595대에 그쳤다.

완성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코로나19 리스크에서 겨우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도 모자라 노조 리스크라는 악재까지 겪고 있다”며 “스스로의 경쟁력을 낮추는 후진적 노사관계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 집행부를 포함한 일부 조합원들이 공장 내부를 점유한 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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