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은행 예고] 카뱅·케뱅에 실망한 금융당국, 금융지주사 인터넷은행을 '메기'로 활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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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터넷은행 예고] 카뱅·케뱅에 실망한 금융당국, 금융지주사 인터넷은행을 '메기'로 활용할까
  • 황인성 기자
  • 승인 2021.04.06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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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금융지주사, 인터넷은행 설립 내부 검토···당국, “혁신만 있다면 막을 이유 없어”
은행연합회, 지주사 대상 ‘인터넷은행’ 수요조사 실시···곧 당국에 건의 예정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5일 “대형 금융지주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 허용해야”
“금융지주사, 마이데이터 인가 받은 후 자신감↑”···정면 승부 의견도
[사진= 카카오뱅크]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사진= 카카오뱅크]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허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기존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이 당초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NH금융지주는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내부 검토에 돌입했다. 공식적으로는 모든 금융지주사가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을 부인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새로운 변화를 준비 중인 걸로 전해진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지주사가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경우 중금리 대출 시장 등 관련 시장의 혁신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을 배경에 깔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에 시장 활성화와 성장을 위한 '메기 역할'을 맡긴다는 취지다.

당초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중금리 대출시장의 확대였다. 기존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이들이 사채시장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중금리 대출시장을 넓히기 위한 것으로 당국에서는 ‘금산분리의 원칙’의 예외인 특혜까지 주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치만큼 성과가 나지 않자 당국은 기존 인터넷은행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익명을 밝힌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뱅 등 인터넷은행들이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하고 당초 설립 취지였던 중금리 대출 시장 확대는 외면하면서 당국이 크게 실망한 걸로 안다”며 “최근에는 해당 은행들에게 중금리대출 상품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라고 요구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권 또 다른 관계자는 “토스가 제3인터넷은행으로 등장을 앞두고 있지만 당국 입장에서는 인터넷금융 시장에 혁신을 가져다 줄 긴장감 부여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기존 금융지주사들의 인터넷금융 시장 진출을 허용할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또한, 은행연합회는 올해 초부터 금융지주사를 대상으로 인터넷은행 설립을 희망하는지를 묻는 수요조사를 진행했으며, 의견을 취합한 후 관련 내용을 당국에 건의할 예정이다.

수요조사에서 대다수 금융지주사는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 형태의 인터넷은행 설립을 희망했으며 당국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할 의사도 내비췄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의 모습처럼 인터넷 금융시장도 강력한 경쟁 논리가 도입돼야 한다”며 “대형 금융지주의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은행 설립하는 이유는

핀테크 업체들은 급성장세를 보이며 금융의 전통강자였던 시중은행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이들이 IT와 금융 서비스를 결합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발전시키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기회를 엿보고 있던 금융지주사들에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는 관련 시장 진출을 위한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경쟁력을 높이고 금융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가운데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로 정면 승부를 위한 교두보를 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의 적극적인 금융시장 진출에 자극받은 금융사들은 생존 전략으로 디지털 전환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등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인터넷은행을 추진하려는 것도 그런 변화의 연장선상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데이터 수집에 다소 어려움을 겪던 금융사들이 그동안은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과 협업을 통한 성장 전략을 취했으나 사업을 추진하면서 독자적인 사업 추진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며 “다수의 금융사가 올해 초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를 받으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나가려는 시도로 본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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