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은행 예고] 인터넷은행들의 반발…"대그룹이 중기적합업종에 진출하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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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터넷은행 예고] 인터넷은행들의 반발…"대그룹이 중기적합업종에 진출하는 셈"
  • 황인성 기자
  • 승인 2021.04.12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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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케뱅 “금융지주 인터넷은행 진출 생태계 파괴”
금융위, “현행법상 문제없어···인가 여부는 정책적 판단 영역”
전문가, “금융지주발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시 기존 사업자 큰 부담 느낄 것”
[사진= 카카오뱅크]
[사진= 카카오뱅크]

 

금융지주사들이 독자적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금융당국에 의사를 전달한 가운데 인터넷은행사들의 불만과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어렵사리 성장 발판을 마련한 상태에서 거대 금융자본이 들어오면 생태계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업계 일각에선 "대그룹이 중소기업적합업종에 진출하는 셈으로, 이를 막아야 할 당국이 앞장서 이끌고 있다"는 볼멘 소리마저 나온다. 

인터넷은행업계는 특히 금융지주사에 인터넷은행업을 허가해 주는 것은 금융시장에 혁신과 변화를 주려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의 인터넷은행시장 진출을 막을 명확한 법적 규정은 없지만 인터넷은행 특례법의 취지에 비춰봤을 때는 적합해 보이진 않는다”며 “이제 겨우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기 시작한 인터넷은행 사업자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현행법상 금융지주 인터넷은행 진입 제한 규정 없어”

금융위원회는 현행법상 금융지주사들의 인터넷은행 설립·보유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은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이 은행의 지분을 일정 이상 보유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준 법일 뿐 무조건 ICT기업만이 인터넷전문은행을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는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회사 보유가 가능하며 인터넷 전문은행도 인터넷은행법 이외에는 은행법의 적용을 받는 금융회사”라며 “현행법상 금융지주가 인터넷은행을 보유하는 것 자체를 제도적으로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금융법 전문 변호사는 “인터넷은행 특례법과 관련 은산분리 원칙이 적용된 대상에 금융지주사들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 지분 50%를 갖고 있던 사실만 봐도 금융지주의 인터넷은행 진출이 막혀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

그는 이어 “금융계의 디지털전환 흐름 속에 각 금융사는 자사 앱 개발을 통해 이미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과 경쟁하고 있다”며 “금융지주 나름대로 고민 끝에 인터넷은행 진출 의사를 밝힌 걸로 보이는데 기존 금융사들이 핀테크 사업을 한다는 게 과연 혁신으로 비춰질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IB(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사활이 걸린 사안이 아님에도 금융지주가 인터넷은행 설립 등을 적극 추진하는 데는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이미 인터넷은행업을 영위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조만간 출범할 토스뱅크는 거대 금융자본의 등장에 상당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업 진출 추진은 새로운 먹거리는 찾으려는 금융지주사의 이해관계와 금융지주발 인터넷은행을 통해 인터넷은행 시장의 혁신을 이루려는 금융당국의 판단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기존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이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황인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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