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탈원전이라더니..." 한수원 3년 만 최대실적 원천은 '원전'...탈원전 후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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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탈원전이라더니..." 한수원 3년 만 최대실적 원천은 '원전'...탈원전 후퇴하나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3.18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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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지난해 영업이익 1조3000억...3년 내 최대 실적
탈원전을 주창했지만 원전 이용률을 대폭 높인 것이 실적개선 배경
'말 뿐인 탈원전'이었다는 비난 제기...한수원 '탈원전'에서 후퇴하나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해 1조 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3년 내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론 나타났다. 탈원전을 주창했지만 원전 이용률을 대폭 높인 것이 실적개선의 배경이 되면서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이용률이 상승하면서 전력 판매량이 늘었고, 전력 판매단가도 상승해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18일 한수원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8% 증가한 1조 315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1조 3972억 원) 이후 최고 실적이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11.3% 늘어난 9조9997억원을 기록했다.

한수원의 영업이익은 2018년 1조 1456억 원, 2019년에는 7830억 원으로 감소했지만 2020년 1조 3158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비결에는 원전 이용률 상승에 있다. 

한수원 원전이용률, 60%중반까지 떨어지다 지난해 75%~83%대로 급상승

한수원의 원전이용률은 지난 2014~2015년 85% 대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준을 이용했으나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이 본격 시행되며 2016년 79.7%에서 2017년 71.2%까지 떨어졌다. 2018년에는 65.9%까지 하락하며 60%대 선까지 내려앉았다가 2019년 70.6%까지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75.3%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용률이 83.6%까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수원은 원전 이용률이 높아질 수록 실적이 늘어나고, 원전 이용률이 낮을 수록 실적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원전이용률이 2019년 한수원의 영업이익은 7830억원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원전 이용률이 전년보다 4.7% 포인트 상승하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한수원의 지난해 전력 판매량은 14만 3157GWh(기가와트시)에서 15만 6988GWh로 9.7% 늘었는데 원전 이용률을 높인 결과다. 평균 전력판매단가가 2019년 kWh(킬로와트시)당 60.14원에서 지난해 60.87원으로 1.2% 소폭 오른 점도 실적개선에 도움이 됐다. 

"실적개선위해 탈원전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한수원이 탈원전에서 후퇴하는 조짐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수원은 탈원전으로 2021년 2월 26일이면 백지화 됐을 신한울 3, 4호기 공사계획 인가 기간을 2023년까지 최근 연장 신청했다. 

한수원은 또 노후 원자력발전소(원전)의 ‘수명 연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 경제성 평가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지침이 만들어지면 고리 2~4호기 등 영구 정지가 예정된 국내 노후 원전은 애초 계획과 달리 수명 만료에 앞서 경제성 평가를 받게 된다. 이후 한수원은 그 결과를 토대로 계속 가동 여부를 결정한다.

영구정지가 예정된 원전들이 재가동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이를 두고 발전업계에서는 '탈원전 후퇴'가 기정사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원전 선언으로 해외 원전 수출이 사실상 제로가 되고, 탈원전에 따른 전력 공급부족으로 인한 전기료 상승 우려, 원전 생태계 붕괴 등 탈원전 정책의 폐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국면에서 한수원이 실적 개선을 위해 원전 이용률을 높인 것을 두고 결국 '말 뿐인 탈원전'이었다는 비난이 제기된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한수원이 탈원전을 하겠다고 부르짖었지만 실적이 날로 악화되자 원전 이용률를 높이는 아이러니한 행태를 보인 것"이라며 "탈원전 폐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한수원이 탈원전에서 계속 후퇴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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