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에 불어닥친 '디지털·자율운항' 붐...굴뚝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진화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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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에 불어닥친 '디지털·자율운항' 붐...굴뚝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진화해야 살아남는다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2.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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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조선국' 유지 위해 친환경 및 디지털 선박, 자율운항 기술 등에 투자를 조선3사가 본격적으로 확대

조선업계에 '첨단기술 확보' 붐이 일고 있다. 그동안 굴뚝산업으로 인식돼 왔던 조선업계가 첨단산업으로 진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감을 갖고 디지털, 자율운항 기술 등의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대우조선해양 미래기술 전문가 1기 수료식에서 대우조선해양 이성근 사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소내 다양한 경영활동을 디지털 기반 기술로 해결하는 혁신에 나섰다. 

대우조선해향은 최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미래기술 전문가 교육과정’ 1기의 수료식 및 발표회를 가졌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9월 조선산업과 미래기술을 융합하기 위해 시작한 교육과정이 첫 결실을 본 것이다.

이날 수료식에는 대우조선해양 이성근 사장과 카이스트 소프트웨어 교육센터의 배두환 센터장, 미래기술 추진협의회 임원진 및 카이스트의 멘토 교수진, 교육 수료생들이 참석했다.

이번 교육과정은 조선산업의 기능을 고려해 10개 프로젝트팀으로 구성됐다. 각 팀은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방안 등 실무에 적용 가능한 과제를 선정했고, 카이스트 교수진의 멘토링 아래 약 5개월간 문제점 분석과 해결방안을 찾았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기술 등 디지털 기술과 접목해 실제 업무에 적용가능한 최종 결과물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교육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주요 업무에 대한 디지털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경영혁신과 미래기술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인식 확산과 실행 강화를 위해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기회를 확대하고 전반적인 디지털 문화 조성과 환경 구축에도 매진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이성근 사장은 “급변하는 세계시장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비대면 기술 등 미래기술의 도입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며, “오늘 수료한 40명의 전문가들이 주축이 되어 회사의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조선해양의 디지털트윈 선박 플랫폼(HiDTS)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세계 최초로 LNG운반선 가상 시운전 기술을 개발했다. 

이 가상 시운전 솔루션은 한국조선해양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HiDTS)에서 해상 시운전과 동일한 환경을 구축해 LNG운반선의 이중연료 엔진과 연료공급시스템 등을 검증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을 말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실제 시운전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극한의 조건에서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또 실제 해상에서 이뤄지는 시운전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LNG운반선 시운전 비용은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LNG운반선 시운전에는 평균 100여 명의 인원이 한 달간 투입돼 운항 안정성 등을 평가해 왔다. 한국조선해양은 앞으로 자산관리나 에너지 최적화, 위험 예지 등으로 영역을 넓혀 자율운항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7년 통합스마트십솔루션(ISS)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인공지능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을 융합한 디지털트윈선박 플랫폼을 개발했으며, 지난해 말 자율운항 전문회사인 아비커스(Avikus)를 설립하는 등 차세대 디지철 선박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선박용 디지털 첨단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자율운항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0일 박성현 목포해양대학교 총장(왼쪽)과 정호현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이 기술 개발 업무 협약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2월 10일 박성현 목포해양대학교 총장(왼쪽)과 정호현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이 기술 개발 업무 협약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9200톤급 대형 선박의 자율운항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목포해양대학교와 ‘스마트 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 및 실증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목포해양대 항해 실습선인 <세계로>호에 독자 개발한 원격자율운항 시스템 ‘SAS(Samsung Autonomous Ship)’를 탑재하고, 이르면 오는 8월부터 목포-제주 실습 항로 중 일부 구간에서 원격자율운항 기술 실증에 나설 계획이다. 사전 자율운항 시뮬레이션 검증과 실제 운항 평가 등은 목포해양대가 맡기로 했다.

이번 실증이 성공하면 삼성중공업은 대형선박 원격자율운항 기술을 확보한 세계 첫 조선사가 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2022년 SAS 시스템의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2016년 연구 개발에 착수한 이래 자율운항 디지털 트윈 및 원격 제어 기술 등 핵심 역량을 확보하고, 2019년 길이 3.3m의 원격자율운항 모형선 ‘이지고(EasyGo)’를 제작해 해상 실증에 본격 착수했다. 2020년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무게 300톤급 예인 선박 '삼성T-8호'의 자율 운항에 성공하며 업계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정호현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은 “미래 선박 시대 전환이라는 중요한 변화의 시기에 삼성중공업이 업계에서 가장 앞서 대형선 원격자율운항 기술을 확보하는 데 의미가 크다”라며, “세계 조선해운산업계에서 삼성중공업의 원격자율운항 기술이 크게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3사가 첨단기술 확보에 목을 메는 것은 더 이상 전통적인 선박제조업 만으로는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선업은 그동안 기술개발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매출액 대비 R&D 비율이 0%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인데 향후 첨단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비가 계속 늘어갈 가능성이 커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전 산업이 획기적 변화가 오는 가운데 조선업계가 현재에 안주하게 되면 결국 사양산업이 될 수 밖에 없다"며 "1등 조선국' 유지를 위해 친환경 및 디지털 선박, 자율운항 기술 등에 투자를 조선3사가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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