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취재] 시작부터 꼬인 'LG 윙', 기대이하 판매량...바통은 롤러블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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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취재] 시작부터 꼬인 'LG 윙', 기대이하 판매량...바통은 롤러블폰으로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2.29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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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출시 첫달 2만대, 현재까지 5만대 판매 추정...구원투수 기대 한몸에 받았지만 낙제점
마창민 前 전무 LG 윙 기획했지만 국내 영업총괄 발령받자 대림산업으로 이직
내년 3월 선보일 롤러블폰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부담 커져

LG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으로 출시한 'LG 윙'이 기대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내년 3월 출시되는 롤러블폰의 성공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LG 윙이 기대이하의 판매로 G4 가죽커버, G5 모듈화 등 차별화 실패사례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면서 "내년 3월 선보일 롤러블폰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0월 한달간 LG 윙은 국내에서 약 2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3개월이 지나가는 현재 판매량은 약 5만대 수준으로 파악된다. 

LG 윙은 지난 10월 6일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국내 출고가는 109만8900원이었다. LG 윙은 LG전자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번째 제품이자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스마트폰의 진화된 사용성에 무게를 두고 성장 가능성 있는 영역을 선제 발굴하겠다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이다.

LG 윙은 일반 바(bar) 타입 스마트폰처럼 사용하다가 필요시 메인 스크린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하단 정사각형 모양의 세컨드 스크린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두개의 화면을 적용했다.  
 

LG전자에서 추진 중인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제품인 'LG 윙'.

LG 윙은 2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LG전자 MC사업부의 적자탈출을 이끌어야 하는 중대한 사명을 가진 모델이었다. LG 윙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라는 새 전략 프로젝트 선두주자로서의 의미도 컸다. 이를 위해 출고가도 이형 스마트폰 중 가장 낮은 100만원대 초반에 책정됐다. 마케팅 비용을 절약하고 가격 거품을 빼기 위해 사전예약 프로모션도 진행하지 않았다.

출시 당시 신재혁 LG전자 모바일마케팅담당은 “LG 윙의 ‘스위블 모드’를 한번 사용해보면, 기존 스마트폰이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했었고, 증권가에서는 LG 윙이 200만대가 팔려야 LG폰 브랜드 개선효과가 기대된다고 봤지만 지금까지 중간 성적표는 낙제점에 가깝다. 

LG 윙의 국내 판매량 5만대는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다. 지난 8월 초 출시된 갤럭시 노트20은 국내에서 첫날에만 25만8000대가 팔렸고, 현재까지 약 5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에 출시된 LG전자 전작들과 비교해도 초라한 판매량이다.

LG전자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첫 5G 스마트폰인 V50은 출시 1주일 만에 국내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었다. 최근에는 V50 액정 부품 수급부족으로 수리가 불가능해지자 LG 윙으로 교체해주기까지 하고 있다. 그만큼 재고가 많다는 얘기다. 

사실 LG 윙은 출시 전부터 삐끄덕 댔다. 해당 제품을 기획한 임원이 국내 영업총괄로 보직이동되자 다른 회사로 이직해 버린 것이다. 

올해 9월 말 대림산업은 인적분할 사업회사인 디엘이앤씨 새 대표이사에 마창민 전 LG전자 한국영업본부 한국모바일그룹장을 선임했다. 마 대표는 2013년에 LG전자 최연소 전무 승진을 했던 인물이다.

LG 윙 출시 한달을 앞둔 지난 8월 30일 LG전자는 국내 스마트폰 판매조직 판을 다시 짰다. 국내 영업총괄직인 한국영업본부 한국모바일그룹장을 교체했다. 당시 MC사업본부 MC상품전략그룹장이었던 마창민 전무에게 한국 영업 총괄이라는 중임을 맡겼다. 

마 대표는 당시 MC상품전략그룹장으로서 LG 윙을 기획했다. 그러나 회사가 마 대표를 한국모바일그룹장(국내 영업총괄)으로 보직을 바꾸자 한달 만에 회사를 떠났다. 국내 영업총괄 자리에 부담을 느끼고 이직을 결심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출시 한달 전에 LG 윙을 기획한 인물이 회사를 떠나버린 것에 LG전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석이었던 한국모바일그룹장 자리를 올해 11월 6일에서야 이철훈 MC 북미영업담당 전무로 채웠다. 

LG 윙이 판매를 회복할 길은 요원해 보인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LG 윙의 실 구매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공시지원금을 포함 실구매 가격(최고가요금제 기준)이 4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LG전자의 혁신과 소비자가 기대한 혁신 간의 간극이 워낙 커보인다. LG 윙은 CES 2021에서 혁신상을 받았지만 소비자들은 외면하는 분위기다. 해외 판매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결국 LG전자 MC사업부의 적자를 탈출시킬 막중한 임무는 내년 3월 출시될 롤러블폰에게로 넘어가게 됐다. 롤러블 폰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두번째 작품이다. LG전자가 선보이는 롤러블폰은 최상급 성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이 이달 선보인 플래그십 AP 신형 ‘스냅드래곤888’을 탑재할 예정이다. 램(RAM)은 8GB에 배터리 용량은 4200mAh일 것으로 보인다.

말았다가 펼쳐지는 롤러블 기술이 핵심인 제품이다. 제품 측면을 오른쪽으로 잡아당기면 뒤쪽에 말려 있던 화면이 슬라이딩하며 펼쳐지는 구조다. 용도에 따라 평소에는 스마트폰처럼 사용하다가 영화감상이나 문서작업 등 멀티 태스킹이 필요하면 화면을 당겨 2배로 늘린 뒤 태블릿처럼 대화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내달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1'에서 LG전자가 롤러블폰을 세계 최초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CES 2021에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뒤 3월 경 출시가 유력하다.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매우 크다. 어떤 가격대로 출시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LG 롤러블 스마트폰 예상 렌더링 이미지 / 레츠고디지털(네덜란드 IT 매체)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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