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은행권 감원 한파···점포 줄이고 명예퇴직 늘리고
상태바
[심층취재] 은행권 감원 한파···점포 줄이고 명예퇴직 늘리고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12.04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5대 시중은행 코로나19, 디지털 금융 전환 등 점포 수 축소 명퇴 규모 과거보다 더 커질 듯
- 점포수 올해 9월말 3659개로 지난해 12월 말 당시 3784개보다 125개 줄어

증권회사들이 동학개미운동과 대형 공모주 열풍 등을 중심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명예퇴직자를 줄이고, 신규 채용을 늘리는 것과 달리 은행권엔 인력 감원 한파가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다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에 따른 점포 수 축소 등으로 올해는 명예퇴직 규모가 과거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은 여타 업종보다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는 모습이지만 저금리 기조에 따라 은행의 핵심 수익요인인 예대마진이 줄고 디지털금융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비은행 부문이 약진하고 있다. 더군다나 점포 없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빅데이터를 무기로 금융 영역을 무너뜨리고 있는 네이버 등 빅테크와 맞서기 위해 디지털 인재 중심의 파격적인 조직 개편도 이어지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코로나19, 디지털 혁신 등으로 비대면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의 점포 수도 줄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시중은행의 은행 점포(지점, 출장소)는 3659개로 지난해 12월 말 당시 3784개보다 125개나 줄었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 금융이 대세가 됐고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급부상하면서 기존 은행들은 고비용 구조를 개선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 신한, 국민, 우리, 하나, 농협, 기업 등 6대 은행에 새로 입사한 인원은 2000명가량으로 지난해 2779명에 비해 30% 정도 줄어 있는 상태다. 다만, 채용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이같은 채용 축소를 내년에도 이어가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채용 축소는 인력을 줄이는 데 가장 확실한 방안이지만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결국 대다수 은행들은 명예퇴직 등 퇴직인원 조정에 촛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은행들은 56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 임금피크제 이후 은퇴까지 받게 될 급여와 명퇴로 받게 될 특별퇴직금 등을 비교해 은행원들은 명퇴를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올해도 은행들은 55세 전후 행원들을 내보낼 방침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5대 은행의 명예퇴직자는 1750여명 수준이었다. 올해는 은행들이 특별퇴직금 지급액을 높이는 등 적극적으로 인력 감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전날까지 임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올해 농협은행의 명예퇴직 대상자는 1964년에 출생한 만 56세 직원이다. 또한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이 신청할 수 있는 일반직원 대상 명예퇴직의 경우 80년생까지 대상에 포함된다. 지난해 명퇴자는 370명이었는데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퇴직금이 지난해보다 크게 상향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명예퇴직 대상인 만 56세 직원에 월평균 임금의 28개월치를, 일반직원은 20개월에 달하는 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다.

올해도 만 56세에 해당하는 직원에는 명예퇴직금으로 퇴직 당시 월평균 임금의 28개월치를 지급하지만 65년생과 66년생의 일반직원이 명예퇴직을 하면 각 월평균 임금의 35개월치와 37개월치를 준다. 또 67년생부터 70년생까지의 직원과 71년생부터 80년생에 해당하는 직원은 각각 39개월, 20개월치에 달하는 월평균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한다.

아직 농협 외 5대 시중은행에서 명예퇴직 방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근속 15년 이상 직원 가운데 부지점장 이상 직급의 일반직에선 61년 이후 출생자, 4급 이하 일반직 중에선 64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올해 초 명예퇴직으로 총 250명이 은행을 떠났다. 신한은행은 이들에게 최소 월평균 임금의 21개월치에서 36개월치에 달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국민은행은 매년 말 임금피크제에 접어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연초에 명예퇴직을 실시해왔다. 올해 초 460명의 직원을 내보낸 국민은행은 조만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임금피크 기준이 만 55세였는데 올해는 만 56세로 변경됐다. 국민은행은 퇴직금을 남은 근속연수의 50% 수준으로 지급한다. 또한 추가로 재취업 지원금이나 자녀 학자금 등도 지원한다. 

하나은행에선 지난해 말 임금피크 특별퇴직으로 277명, 준정년 특별퇴직으로 92명 등 총 369명의 직원이 명예퇴직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총 63명이 명예퇴직을 했는데 조만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면 퇴직자가 대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임금피크 특별퇴직자에게는 월 평균 임금의 22개월~31개월치에 달하는 특별퇴직금을, 또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직원 중 희망퇴직을 신청한 준정년 특별퇴직자에게는 월평균 임금 최대 27개월치 퇴직금을 지급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64~65년생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접수한 결과 300여명이 신청했다. 이들에게는 각각 30개월, 36개월에 달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코로나19 상황과 점포수 축소 등 디지털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채용규모를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며.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큰 상황에서 업황이 내년에도 불투명한 상황이라 명예퇴직의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