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등 떠밀려 대규모 채용 바람…필요 인력은 줄어 고민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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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등 떠밀려 대규모 채용 바람…필요 인력은 줄어 고민 가중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9.09.18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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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자리 창출 압박에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채용규모 유지
비대면 거래 비중 91.2%…점포 문 닫고 인력 수요도 줄어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가 은행권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전국은행연합회]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가 은행권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전국은행연합회]

시중은행들이 올해도 3000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비대면 거래 비중이 확대되면서 영업점은 오히려 줄고 있는 추세지만 은행권에 일자리 창출 역할을 기대하는 정부의 눈치를 보며 채용인원을 늘리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의 올해 채용인원은 3500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3610명과 비슷한 수준의 채용규모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지난해 680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는 55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현재 신입 410명 채용을 진행 중이며 이와 별도로 정보통신과 디지털, 자산관리 등에서 경력직 140명도 상시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900명을 채용한 신한은행은 올해 초 규모를 소폭 늘려 10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이어 이달 중 하반기 채용을 계획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750명을 채용했고 올해도 700명을 뽑을 계획이다. 상반기에 350명을 채용했으며 하반기에도 이와 동일한 350명을 선발한다.

KEB하나은행도 지난해 500명, 올해 400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NH농협은행은 하반기 채용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채용규모 780명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대되면서 은행권이 몸집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18년도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입출금 및 자금 이체 등 은행에서 이뤄진 금융 서비스 중 비대면 거래의 비중은 91.2%로 지난해 90.0%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인터넷뱅킹을 제외한 거래방식은 모두 비중이 줄었다. 모바일뱅킹을 비롯한 인터넷뱅킹 이용은 2017년 45.4%에서 지난해 53.2%로 7.8%포인트 상승했고 자동화기기(CD·ATM)의 이용은 34.7%에서 30.2%로 4.5%포인트 줄었다. 텔레뱅킹도 9.9%에서 7.9%로 2.0%포인트 떨어졌다.

은행을 직접 찾는 경우보다 비대면 거래 비중이 커지면서 은행 점포 수는 지난해 말 6771개로 2014년 말 7401개와 비교해 8.5%(630개) 줄었다.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점포 수는 3885개로 전년 동기(3946개)보다 61개(1.5%)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에 집중하면서 영업점이 줄어들고 있고 이에 따라 필요한 인력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은행권에서는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채용규모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고 있고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으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대상으로 고용 성적표를 발표하겠다고 밝혀 채용을 줄이는 데 대한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명예퇴직한 인원이 있고 본점에서 영업점으로 인력 이동이 있었기 때문에 아직 수용할 여력이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채용규모를 세우는 데 있어 정부의 압박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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