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디지털금융에 사활···채용인원 줄여도 전문인력 확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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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디지털금융에 사활···채용인원 줄여도 전문인력 확보 경쟁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0.11.1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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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비해 전체 채용규모는 감소···디지털·ICT 분야는 공개채용부터 수시채용 늘어
비대면 채널·디지털 혁신 관련 서비스 개발 등 전문 인력 확보 강화
디지털 인재 확보 위해 AI 공모전 수상자 대상 서류·필기시험 면제 등 동원

 

은행들이 올해 공개채용 규모를 줄여 가는 와중에서도 디지털 전문 인력은 확보에 열을 올리며 디지털 금융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디지털 관련 부문 신규 모집 비중에 더 무게를 싣거나 전문 인력 수시채용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신한, 국민, 우리, 하나, 농협 등의 시중은행들은 지난 9월 말 일제히 하반기 신규 채용을 시작했다. 채용공고를 보면 디지털, IT 관련 부문이 새로 생기거나 수시채용으로라도 전문 인력을 충원했다. 업계에서는 금융분야 전문인력을 채용에 집중하던 것과 달리 AI, 플랫폼, 디지털 전문인력 등의 채용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100명을 선발했고, 하반기에는 2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상·하반기 430명보다 18.6% 줄어든 규모다. 하반기에는 신입행원 채용뿐만 아니라 수시채용으로 전문 분야 인력을 확보하는 모양새다. 지난 9월 일반직 신입행원 채용에 이어 디지털·정보통신(ICT) 과 동일 부문 석·박사 특별전형까지 수시채용으로 진행했다.

디지털·ICT 분야는 인공지능(AI) 엔진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빅데이터를 통해 플랫폼 설계, 구축, 운영하는 업무를 맡는다. 또한 블록체인과 클라우드, 오픈소스 등을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그 뿐만 아니라 디지털 채널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해 모바일과 인터넷 기획 서비스를 발굴하고, 모바일 뱅킹 서비스 고객 개발 및 유지 보수, 모바일 앱 개발 등을 담당한다.

이와같은 디지털 자원들은 수신, 여신, 외환, 투자상품 등 일반적인 뱅킹 업무 개발 및 운영하는 데도 투입된다. 취약점, 악성코드 분석을 비롯해 국내외 ICT보안관리 체계 수립 및 인증 심사, 개인정보보호 업무를 담당한다. 다양한 업무에 디지털 전문 인력을 투입해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심산이다.

국민은행도 올해 상반기 107명 채용에 이어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 예정 인원은 200명이다. 지난해 497명을 뽑았던 것에 비하면 38.2% 적게 채용하는 것이다. 

디지털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고자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과제에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서류과정에서부터 지원자에게 1년간 근무한 신입행원 입장에서 'KB국민은행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 모색'이라는 프로젝트 상황을 가정하고 가상으로 제시된 상사의 이메일 4개를 바탕으로 리포트를 작성하라는 과제를 냈지만, 결국 지원자들의 부담 가중과  경력직 수준의 과한 과제라는 비판으로 면접대상에 한해서만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현재 서류결과 발표 중이다.

또한 디지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채용연계형 공모전 'AI챌린지' 우수상 수상자에게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을 면제하기도 했다. IT부문 수시채용도 빠뜨리지 않았다. 정보기술(IT)서비스 개발 및 운영, 신기술 기반 업무 담당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IT분야 관련 자격증 보유자를 우대하고, 서류전형 이후 코딩 테스트도 진행했다.

우리은행은 특히 채용인원을 제일 크게 줄였다. 올해 상반기 40명을 뽑았고, 하반기 전형 중으로 160명 채용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상·하반기 각각 240명, 350명을 뽑았던 것과 비교하면 66.1% 줄어든 규모다.

일반. 디지털, IT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신입 채용에 들어갔다. 디지털 금융과 관련한 부문이 2개나 차지하는 걸 보면, 부서별로 동일하게 두 자릿수를 채용하는 것을 감안해 디지털 관련 채용인력 비중을 높인 셈이다.

디지털 부문의 주요 업무 내용을 보면 디지털 고객경험, 블록체인, 핀테크, AI 등을 활용한 디지털 혁신 비즈니스, 머신러닝 및 딥러닝 기술, 빅데이터 활용, 비대면 채널 마케팅 전략 수립·상품 개발 등을 담당하게 된다. IT 부문에 지원하면 비대면 채널과 디지털 혁신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고, 국내·외 영업점 등 글로벌 IT 업무 관련 전산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며 전반적인 IT 인프라 관리와 유지보수를 맡게 된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채용은 건너뛰고 하반기에만 150명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200명에 비하면 채용 인원을 25% 줄였다. 하나은행은 신입행원 공개채용에서 글로벌, 디지털, 자금·신탁, 기업금융·IB 등의 각 분야별로 두 자릿수 규모를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공고 부문을 바탕으로만 보면 디지털 부문 채용 비중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사내 IT 부서원의 약 20%의 임직원들을 영업점에 파견하고, 영업점 직원들 중 디지털 우수 인력을 선발해 본부로 이동하는 등 조직을 새롭게 개편했다. 지난 5월에는 데이터구조, 알고리즘 등 기초전산지식을 갖춘 기간계 계약직을 채용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상·하반기 각각 360명, 190명을 채용한 가운데 올해는 상반기 280명, 하반기 150명이다. 이는 21.8% 감소한 수치다. 농협은행은 디지털(블록체인,인공지능,빅데이터, 콜인프라)와 카드 디지털(웹모바일,간편결제,빅데이터) 등의 분야에서 채용형 인턴을 모집했다. 

Sh수협은행도 디지털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8월 핀테크·빅데이터·AI인공지능 등 디지털 분야 신입행원을 별도 채용해 현업에 배치했다.

은행들은 신입행원 디지털 관련 부서 배치 비중에 대해서는 인사비밀을 이유로 정확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디지털 금융 인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신규 채용에서 디지털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수시 채용을 통해 디지털 관련 부서에 충원하고 있다"며 "신입행원 디지털 부서 배치 비중 자체는 공개할 수 없지만 예전에 비해 디지털 인력 확보에 신경 쓰는 추세인 건 맞다"고 설명했다.

 

 

김지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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