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애플의 OLED 패널 공급처 다변화 전략에 '물량 축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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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애플의 OLED 패널 공급처 다변화 전략에 '물량 축소' 우려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0.22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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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BOE가 생산한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소량을 10월 하반기부터 공급받기로
BOE는 아이폰12 6.1인치 모델의 스페어 물량으로만 소량 공급
공급처 다변화 전략의 일환...단가 낮추고, 삼성 견제, 가격협상력 증대 효과 노려
아이폰 13에 본격 확대 적용은 '시기상조'... 중국과의 기술격차 축소 우려해야

애플이 OLED 패널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단독 공급구조가 깨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생산한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소량을 10월 하반기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아직 본격적인 공급 확대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장의 관측이다. BOE는 아이폰12 6.1인치 모델의 스페어 물량으로만 소량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일감이 줄어들자 애플과의 거래를 뚫기 위해 애써 왔다. 그동안 수차례 애플 품질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수율이 낮은 B11라인 대신 B7라인으로 애플 OLED 패널 승인 절차에 재도전했고 가까스로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내년 나올 아이폰 13부터 애플이 본격적으로 BOE가 양산한 OLED 패널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의 비중을 줄이면서 LG디스플레이와 BOE 패널 비중을 늘릴 심산이다. 

그동안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를 전량 사용해 왔다. 올해 애플이 아이폰을 4종 모델로 확대출시하며 1개 모델은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BOE 제품까지 확대적용할 계획인 것. 

이는 애플의 공급처 다변화 전략의 일환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최대 경쟁자인 삼성에게 디스플레이를 몰아주지 않고 견제 차원에서 납품업체를 다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LG디스플레이나 BOE 등 공급처 다변화로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보다 나은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낮은 단가로 원가를 낮추는 것은 덤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올 2분기 플렉시블 OLED 시장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63.2%로 1위고, BOE는 24.4%로 2위다. BOE는 5년 내 40%까지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아이폰 12
아이폰 12

물론 애플이 BOE의 제품을 아이폰 13에 실제 본격적으로 적용할지 여부는 그 때 가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 제조사들은 테스트 단계에서만 품질을 좋게 뽑았다가 막상 양산에 들어가면 수율이 떨어지기 일쑤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애플은 애플워치에 중국산 부품을 채용했다가 일부 완제품을 폐기하는 등 생산지연 문제를 겪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BOE 품질에 문제가 있다면 내년에도 확대양산하지는 못할 테지만 만약 문제가 없다면 삼성디스플레이에게는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며 "애플이 BOE를 제3의 공급사로 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BOE의 OLED 품질이 크게 올라온 것이란 걸 의미한다. 중국과의 기술, 품질 격차가 좁혀지는 것을 우려해하고 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해서는 어떤 코멘트도 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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