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중국 대형 OLED 투자러시에 "시장 파이 커져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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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중국 대형 OLED 투자러시에 "시장 파이 커져 긍정적"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09.1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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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업체들, 최근 들어 중소형 OLED 뿐 아니라 대형 OLED에도 눈독
- TCL 공격적 투자 예고...BOE, 티엔마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대형 OLED 양산방침
- 시장 확장 측면에서 긍정적 입장, 기술격차는 5년 이상...정부 지원과 인력 빼가기 등 추격속도 경계해야

전세계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시장도 석권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 뿐만 아니라 대형 OLED 투자도 진행하는 등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전세계 대형 OLED 시장을 이끌어온 LG디스플레이(대표 정호영)는 "시장 파이가 커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대인배스러운 입장을 비추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업체들, LCD 석권하고 중소형 OLED 맹추격에 이어 대형 OLED도 눈독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TV용 LCD 패널 출하량면에서 BOE, CSOT가 나란히 글로벌 1위~2위에 등극하면서 중국 업체들이 LCD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모습이다. 첸잔산업연구원(前瞻產業研究院)은 중국 업체의 전세계 LCD 시장점유율이 오는 2025년까지 58%까지 확대되면서 사실상 시장을 독점할 것으로 전망했다. 

OLED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면서 선두인 한국 업계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력 제품으로 등극한 가운데 중국 업체들도 빠르게 중소형 OLED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전세계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은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로 2019년 1433만㎡에서 2023년 3000만㎡ 규모까지 2배 가량 확대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시장 조사기관인 DSCC는 오는 2025년까지 중국의 OLED 글로벌 생산량 비중이 43%에 이르면서 한국과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봤다.

중국 업체들은 최근 들어 중소형 OLED 뿐 아니라 대형 OLED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중 BOE 다음으로 점유율이 높은 2위 업체 TCL이 공격적 투자를 예고했다. TCL은 앞서 지난달 28일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蘇州) LCD 생산라인 지분 전량을 10억8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에 사들인 차이나스타(CSOT)의 모회사다.

리동셩(李東生) TCL 회장은 지난달 31일 실적 설명회에서 "광저우 8.5세대 OLED 생산라인이 내년 착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저우 OLED 공장에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이 적용돼 착공 18개월 이후 본격적으로 가동할 전망이다. 

잉크젯 프린팅 기술은 종이에 잉크를 뿌려 인쇄하는 것처럼 OLED 잉크를 분사해 패널을 양산하는 차세대 생산 공정이다. TCL은 오는 2023년 글로벌 TV 패널 시장 1위, 스마트폰 패널 시장 2위를 목표로 삼았다. 

BOE, 티엔마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현재 중소형 OLED 생산라인을 대폭 증설하고 있는데 수율을 끌어올린 뒤 대형 OLED도 양산할 방침이다.

LCD TV 패널 시장 2위인 대만 이노룩스도 최근 롤러블 OLED TV용 디스플레이 샘플을 공개하면서 대형 OLED 사업의 확장을 알린 상태다. 

LG 대형 OLED TV
LG 대형 OLED TV

LG디스플레이 "'시장 확장' 측면에서 긍정적"...기술격차 있지만 추격속도 긴장해야

이처럼 추격자들이 쫒아오고 있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시장 확장'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입장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가지 중점 과제로 ▲대형 OLED 대세화 ▲P-OLED 사업 경쟁력 제고 ▲경쟁우위 중심의 LCD 구조 혁신 가속화를 설정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핵심과제가 대형 OLED 대세화다. 

LG디스플레이는 TV 등에 채용되는 대형 OLED 패널을 독점 생산해왔다. LG디스플레이는 우선 대형 OLED를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선정,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키로 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5분기 동안 연속 적자를 내면서도 지난 3년간 OLED 설비 투자에 22조원을 썼다. 연 평균 7조원 이상 투자를 한 셈이다. 지난 7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광저우 OLED 공장은 9월부터 수율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등 풀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중소형 OLED뿐 아니라 대형 OLED시장에도 진입해주길 바래왔다. 강력한 라이벌이 함께 시장 파이를 키워나가는 것이 윈윈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OLED 대신 QLED를 강력하게 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참전을 거부하면서 대형 OLED는 사실상 LG디스플레이가 고독한 싸움을 해왔으며 시장을 키우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대만 등 업체들이 대형 OLED 시장에 진입하면 핵심과제로 세운 '대형 OLED 대세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또 중국 업체들이 OLED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그동안 쌓아놓은 OLED 기술력을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이란 예측도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도 OLED 투자를 늘려 올해 대형 OLED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등 대형  OLED가 점차 대세가 되고 있는 상황은 시장 파이 확대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당사가 보유한 OLED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중국 업체들과는 약 5년 이상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어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중국 업체들을 저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한국이 최대 강세였던 LED 시장을 석권한데 이어 중소형 OLED 시장 석권도 코앞인 만큼 대형 OLED 시장 추격속도가 예상 밖으로 빠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중국이 기술력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한국 기업의 기술과 핵심 인력을 탈취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지방 정부 간의 경쟁으로 반도체 등 핵심 사업 육성을 위한 각종 세제 지원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에 힘입은 중국업체들의 OLED 시장 점유율 확대 움직임은 국내 업체들에게 또 다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LCD 주도권을 중국에 넘긴 한국 패널 업체들 입장에서는 대형 OLED 산업에서도 고민이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r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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