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020인터배터리 홍보전 치열...LG '친근', 삼성 '실물', SK '이미지'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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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2020인터배터리 홍보전 치열...LG '친근', 삼성 '실물', SK '이미지'로 승부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10.21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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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연구원 실물 영상으로 제품 설명 '눈길'… 임원급 방문은 없어
삼성SDI, 다채로운 실물 배터리 전시… 만지고 보고 '이해도 높여'
SK이노베이션, 전기차 기술력 '강조'… 지동섭 대표 방문에 '화제'

1년 만에 다시 열린 '2020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국내 배터리 3사가 존재감을 과시했다.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한 각사 부스 위치는 지난해와 변함없었지만, 구성에 더 공을 들인 모습이 역력했다. 1년 만에 'K-배터리'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면서 국내 배터리 3사가 더 신경 쓴 느낌을 받았다.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0 인터배터리' 행사에 참여한 국내 배터리 3사. 위쪽부터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사진=서창완 기자]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0 인터배터리' 행사에 참여한 국내 배터리 3사. 위쪽부터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사진=서창완 기자]

'영업비밀 침해 소송', '코나 EV 화재' 등 굵직한 이슈들을 대처하는 각사의 방법에는 차이가 있었다. 임원급 직원이 따로 행사장에 방문하지 않은 LG화학과 달리 SK이노베이션은 지동섭 배터리 사업부 대표가 현장을 찾아 이목을 끌었다. 지 대표는 경쟁사 부스를 차례대로 방문해 K-배터리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아래 진행됐는데도 관람객들이 긴 줄을 이뤄 배터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주최 측이 앞 사람과 간격 두기, 발열 체크와 QR코드 체크, 위생장갑 착용 등 입장 절차에 신경 쓴 모습도 보였다.

배터리 3사 부스에서는 각기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LG화학 '친근', 삼성SDI '실물', SK이노베이션 '이미지'로 요약됐다. 각사 모두 자사 배터리를 장착한 실물 전기차를 부스에 전면 배치해 유럽 등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과시하기도 했다.

차이점도 있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전기차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전 등 다양한 제품을 소개한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기술에 집중했다. LG화학과 삼성SDI 부스에서는 실물 크기 제품이 곳곳에 전시돼 눈으로 보고 만져볼 수 있었던 반면 SK이노베이션 부스는 화면 위주로 구성된 점은 아쉬웠다.

LG화학 부스에서는 존(ZONE) 마다 연구원이 나오는 영상이 설치돼 관람객이 앞에 서면 설명을 들을 수 있게 돼 있었다. [사진=서창완 기자]
LG화학 부스에서는 존(ZONE) 마다 연구원이 나오는 영상이 설치돼 관람객이 앞에 서면 설명을 들을 수 있게 돼 있었다. [사진=서창완 기자]

참가업체 중 최대 규모 부스를 차린 LG화학은 자사 연구원이 직접 제품과 기술력을 설명하는 영상을 실물과 비슷한 크기로 제작해 배치한 게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이 영상 앞에 서면 연구원이 직접 설명하는 형식으로 친근한 인상을 줬다.

LG화학은 자사 핵심 기술 소개와 기술발전 과정을 별도 존으로 나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화재로 떠들썩했던 분야인 ESS 부문의 제품도 전시됐다. 이날 LG화학이 준비한 가정용 ESS 장치인 'RESU PRIME'은 경쟁사 SK이노베이션의 지동섭 대표가 "디자인이 예쁘다"며 호평을 남기기도 했다.

LG화학은 현재 개발하고 있는 리튬황·전고체·장수명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도 선보였다. LG화학에 따르면 리튬황 전지는 저가의 경량 재료를 사용해 무게 에너지밀도와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하다. 최근 무인기에 탑재돼 시험 비행을 성공한 리튬황 배터리의 실물이 전시돼 직접 보고 만져볼 수도 있었다.

LG화학 관계자는 "리튬황 배터리의 경우 더 춥고 극한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춰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튬황 배터리는 이날 부스를 방문한 지 대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기술로 뽑기도 했다.

산업부와 한국전지산업협회 관계자들이 21일 열린 '2020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삼성SDI의 전동 스쿠터용 배터리팩을 만져보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산업부와 한국전지산업협회 관계자들이 21일 열린 '2020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삼성SDI의 전동 스쿠터용 배터리팩을 만져보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삼성SDI는 소형 배터리와 자동차용 배터리, ESS와 E-모빌리티 배터리 등 4개 존을 구성해 관람객들에게 다가갔다. 삼성SDI 부스는 다양한 실물 크기 제품을 전시해 관람객들이 상상으로만 접할 수 있는 배터리의 실물 크기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직접 충전과 장착을 해볼 수 있는 전동 스쿠터용 배터리팩에는 산업부 관계자 등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 부문에서는 삼성SDI가 강점을 나타내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볼 수 있었다. 전고체배터리는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와 비교하면 에너지 밀도가 높고 대용량 구현이 가능하다. 전해질이 불연성 고체라 발화 가능성이 낮은 점도 장점이다.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실물보다는 이미지 비중이 높았다. 이를 통해 자사 배터리가 이뤄온 업적과 앞으로의 비전을 설명하는데 힘썼다. 특히 ▲화재 등으로부터의 안전성 ▲고속 충전 속도 ▲장거리 주행 등 3대요소에 대해 큰 비중을 두고 자사 배터리 장점을 홍보했다.

이날 지 대표가 최근 화재 사고에 대해 "배터리를 만드는 회사로서 큰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며 "빨리 원인을 파악해서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배터리 제품은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좋아야 하지만 안전성이 최우선”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만든 배터리에서는 화재 사고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이 21일 열린 '2020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자사 배터리셀을 전시해 놓은 모습. [사진=서창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21일 열린 '2020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자사 배터리셀을 전시해 놓은 모습. [사진=서창완 기자]

SK이노베이션은 2009년 글로벌 수주를 시작한 이후 2010년부터 공급해 온 배터리에서 단 한 번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피력했다.

또한 충전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두번의 10분 충전이면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중에는 개발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 개발한 NCM9½½(니켈 90%·코발트 5%·망간 5%) 등의 역량을 토대로 장수명 배터리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한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최적의 주행요건이긴 하지만, 이미 업계 최초로 1,000Km 시험 운행도 성공한 바 있다"며 "고밀도 니켈 기술과 함께 1000번 이상의 충방전과 관계없이 배터리 효율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SK이노베이션 기술력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21일 열린 '2020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대표가 LG화학의 리튬황 배터리를 만져보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21일 열린 '2020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대표가 LG화학의 리튬황 배터리를 만져보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이날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역시 지동섭 대표의 현장 방문이었다. 지 대표는 이달 26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발표하기로 한 LG화학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에 대해 기자들에 “저희로서는 법적인 절차에 충실히 대응하고, 결정 방향에 맞춰서 어떻게 해야할 지는 또 진행해야 한다”며 “LG화학과의 협상은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번 소송은) 양사 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K-배터리에 관해서 부정적인 얘기가 계속 나가는 것 자체가 안 좋다고 생각하고, 양사에도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최선을 다해 협의하고 있다”며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조기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 대표는 이날 전시장을 안내한 김헌준 삼성SDI 전지사업 전략마케팅 상무에게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배터리 업체들끼리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많이 도와주십쇼”라고 협력 관계를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에서 지동섭 대표가 직접 현장을 방문했다는 점에 적잖이 놀랐다"면서 "인터배터리를 통해 대외적 이미지 쇄신을 하는데 상당히 힘쓰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서창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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