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경영권 논란 속 올해 영업익 5000억도 깨지나
상태바
한국타이어, 경영권 논란 속 올해 영업익 5000억도 깨지나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09.04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증권가 컨센서스 올해 영업익 4579억 원 전망...전년비 15.8% 감소
- 회사 사정 어려운데 오너 리스크 휘말려...'아버지, 딸 vs 장남, 장녀' 구도
-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아냐...회장 입장표명으로 정리 된 것.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한국테크놀로지그룹(대표 이수일, 이하 한국타이어)이 올해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아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경영진과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 위기극복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오너일가는 경영권 분쟁을 일으켜 논란이 되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올해 매출 6조2268억 원, 영업이익 4579억 원이 예상된다. 전망대로라면 매출은 지난해(6조8833억 원)보다 9.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지난해(5540억 원)보다 15.8% 감소하는 것이다. 올해 영업이익률은 7.3%로 전년(7.9%)보다 0.6%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 지속해서 감소추세다. 한국타이어의 지난 2017년 영업이익은 7934억 원, 2018년 7027억 원, 2019년 5440억 원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2017년 11.6%, 2018년 10.3%, 2019년 7.9%로 하락세다. 

올해의 경우 작년에 기록한 영업이익 5000억 원 대도 무너질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176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나 줄었다. 작년 영업이익 수준인 5000억 원 대를 지키려면 하반기에 33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야 하지만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한국타이어의 올해 실적이 악화된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자동차 생산이 급감하면서 타이어 생산판매가 대폭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북미·유럽시장의 판매 차질로 글로벌 타이어 생산이 올해 상반기 30%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따른 매출 감소가 고정비 부담을 가중시켰고 2분기 영업이익률은 2011년 이래 가장 낮은 5.1%까지 하락했다. 2분기 북미와 유럽 매출은 이 기간 각각 1500억 원, 1540억 원씩 감소했다.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왼쪽)과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 부회장.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좌)과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 부회장(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급락 중인 어려운 위기상황을 모든 임직원이 힘을 합쳐 타개해야 하지만 회사 내부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타이어는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며 오너 리스크에 휘말린 상태다. 조양래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 주식 전부를 2400억 원에 매각하며 사실상 승계 구도를 결정짓자, 조 회장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법원에 아버지를 대상으로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여기에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장남 조현식 부회장이 최근 성년후견 심판 절차에 가족 일원으로 참가한다고 밝히면서 '아버지, 딸 vs 장남, 장녀'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추가로 조현범 사장이 하청업체로부터 수억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등 오너일가를 중심으로 한 사내 분위기가 몹시 어수선한 형국이다. 

오너가와 달리 임직원들은 위기 극복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최근 노동조합이 임금조정에 관한 모든 권한을 회사에 위임했고 모든 임원진이 지난 5월부터 20%의 급여를 자진 반납하는 등 전사가 힘을 합쳐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동참 중이다. 

이런 가운데 다툼을 벌이며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는 오너일가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은 따갑다.

한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인데 오너가의 다툼은 이기적인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타이어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것이 아니며 조양래 회장의 의사 표명으로 완전히 정리가 됐다는 입장이다.

또 하반기엔 북미와 유럽, 중국 등 주요 지역의 자동차 수요 반등에 따라 판매가 늘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5월 유가 하락 영향이 3분기부터 반영되며 생산비용이 낮아지는 점도 실적개선 기대요인으로 꼽는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회장이 결정을 내리고 명확히 입장표명을 한 상태여서 오너가 분쟁이 회사경영에 지장을 줄 일은 아예 없다"고 말했다.

또 "올해 코로나19가 터진 특수한 상황이므로 작년 실적과 비교해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글로벌 자동차 생산이 회복되고 있고, 전 임직원이 위기극복을 위해 똘똘 뭉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실적이 갈수록 개선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r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