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거 충당금 적립한 시중은행들…하반기 '건전성 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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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대거 충당금 적립한 시중은행들…하반기 '건전성 관리' 비상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08.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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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극복위해 협조 방침...대출만기 연장 기간, 이자 유예 부분 등 각행 이견
- 신용위험 평가 착수, 부실징후기업 자산건전성 재분류 추가 충당금 적립 전망
시중은행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시중은행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상반기 은행들이 대규모 충당금적립으로 순익이 급감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빠른 경기회복이 어려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하반기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가 속속 도래하고 상반기 부실이 누적된 기업들에 대한 대응이 건전성관리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은행 등 5대은행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은 약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19% 줄었다. 순익 감소에는 충당금 영향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은행별로는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행이 충당금을 대거 적립했다. 기업은행의 충당금전입액은 5362억원으로 1년 전보다 56%나 늘어났고 하나은행의 2분기 충당금전입액도 3571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1배 급증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 등도 모두 대손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적립해 신한은행이 약 2800억원이고, 우리은행도 약 2700억원을 전입했다.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의 충당금전입액은 각각 약 1883억원, 약 14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대손상각 규모가 적었다.

상반기 코로나 여파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신규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 부실 대출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다. 기존대출에 대한 만기연장까지 길어지게되면 예대율 규제나 건전성 관리에 문제가 될 수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지난 2월부터 7월 중순까지 진행한 대출만기연장 잔액은 25조836억원이다. 같은 기간 집행건수는 8만6651건으로, 4~6월 사이에는 매월 2만3000여 피해기업이 이들 은행을 찾아 대출연장을 신청했다. 대형은행 별로 만기연장 대출 잔액은 평균 6조원에 달한다.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은행권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코로나로 피해를 본 이들에게 대출만기를 추가로 연장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은행들은 현재 금융당국 주문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오는 9월30일까지 만기가 다가오는 대출에 대해 6개월 이상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을 유예해 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 대출 부실화가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되면 차주의 신용상태는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유래 없는 타격을 입은 서방 은행들도 부실이 본격화되면서 대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하고 있다.

HSBC는 올해 2분기 세전 순이익이 코로나19(COVID-19)발 충격에 82%나 급감했다. 2분기 대손충당금은 1년 전 같은 기간 5억5500만달러에서 38억달러로 7배 늘었다. HSBC는 올해 대손충당금 예상 규모를 80억~130억달러로 높여 제시했다. 앞으로도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인한 기업 부실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미국 3대 은행의 지난 2분기 실적도 반토막이 났다. 대규모 대출 손실 예상으로, 충당금 적립 규모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은 순이익 46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51.4%나 하락했다. 이는 대출손실 등을 대비해 104억7000만달러의 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 역시 대규모 충당금 적립 여파로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73% 급감한 13억달러에 그쳤다. 다행히 JP모간과 씨티그룹은 투자은행들이 선방하며 충격을 줄였다. 그에 반해 웰스파고는 24억달러의 순손실을 내며, 역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내 3대 주요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는 28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로 최대 규모다.

비록 서방국가들과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지만 누가 먼저냐 일뿐 신용위험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시장에서는 일단 경기가 'V자형' 급속 회복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은행들은 이달 초부터 신용공여액이 500억원이 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신용위험평가를 벌이고 있다. 대기업 평가에 이어서 중소기업(신용공여액 500억원 미만)과 외부감사기업 등을 평가하며 오는 11월까지 이어진다.

부실징후기업의 여신의 자산건전성을 재분류하면서 추가 대손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은행마다 상반기 수천억원씩 충당금을 쌓았는데, 평가 과정에서 실적·재무여건이 나빠진 기업이 많을수록 추가 적립금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협조를 하겠다는 기본 방침은 정했지만 대출만기 연장 기간, 이자 유예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하반기 건전성관리에 각행별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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