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취임 2주년(下)] '도전정신DNA'로 'LG의 미래' 만든다...배터리·AI 등 신성장동력에 '선택과 집중'
상태바
[구광모 취임 2주년(下)] '도전정신DNA'로 'LG의 미래' 만든다...배터리·AI 등 신성장동력에 '선택과 집중'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6.11 0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LG사이언스파크 수차례 방문, '뉴 LG' 향한 도전정신 강조
- 비주력 사업 등 과감한 정리...일감몰아주기 해소
-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LG디스플레이 적자 탈출 '과제'

오는 6월 29일이면 구광모 ㈜LG 대표가 회장직에 취임한 지 2주년이 된다. 구 대표는 지난 2018년 5월 말, 갑작스럽게 구본무 회장이 타계하면서 40대 초반 젊은 나이에 회장에 올랐다. 구인회 창업자, 구자경-구본무 회장에 이어 4세 경영시대가 열렸다.

구 대표는 취임 후 선대 회장들의 LG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면서도 '뉴(New) LG'로의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구 대표의 취임 2년 동안의 LG의 변화와 미래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과감하게 도전하지 않는 것이 ‘실패’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광모 대표가 출범 2년을 앞두고 지난 5월 2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미래 비전을 강조한 말이다. 특히 '도전정신' DNA를 심어준 것.

LG사이언스파크는 지난 2018년 취임 후 처음으로 찾았던 사업 현장이다. 고 구본무 회장이 'LG의 미래' 산실로 만든 유지가 깃든 곳이기도 하다. 

취임 직후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구광모 LG 대표

LG사이언스파크는 LG그룹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중소·신생기업들과 함께 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거점 역할을 하는 핵심 연구단지다.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5만 3000여평) 부지에 20개 동이 들어서 있다. 현재 1만 7000여명이 근무중이고 다음 달 LG화학 연구동 2개가 추가로 완공된다.

구 대표는 이번 LG사이언스파크 방문에서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우수 인재 확보 등에 대해 논의했다. 

LG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움츠러들지 말고 LG사이언스파크가 본연의 역할을 흔들림 없이 수행`고 미래 준비를 해 나가는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달 20일 LG화학 대산공장을 헬기 편으로 방문해 최근 연이어 발생한 국내외 사업장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근본적인 안전 대책도 강도높게 주문했다. 

자동차 배터리, AI 등 미래 사업 육성하고, 선택과 집중으로 변화의 속도 높여

구 대표는 고객 가치를 더욱 잘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미래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각 사 경영진들과 사업보고회 등을 통해 보다 긴 호흡으로 미래의 사업 환경과 회사의 경쟁력을 내다보며 집중해야 할 지향점을 명확히 하고, 육성해야 할 성장동력 등 사업포트폴리오 중심의 전략을 심도 깊게 논의하며 미래를 함께 준비해 가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

지난해가 사업 포트폴리오 재검토를 통해 미래 성장의 근간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적극적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함으로써 기업가치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LG는 성장 사업 인수 등을 통해 빠르게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LG전자가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회사 ZKW를 인수하고, LG화학이 미국 자동차 접착제 전문회사 유니실을 인수하는 등 자동차 전장사업 강화에 속도를 냈다. 

로봇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LG전자가 산업용 로봇 전문기업인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사업의 글로벌 기반 확충을 위해 미국의 뉴에이본과 일본의 에바메루를 인수했고, 올해 유럽 화장품 브랜드인 피지오겔의 지역 사업권을 인수했다. 

LG유플러스가 5G 시대의 방송·통신 융복합 경쟁력 강화를 위해 CJ헬로를 인수해 ‘LG헬로비전’을 공식 출범했다.  

LG는 전기차 배터리/전장부품, 차세대 디스플레이, 5G 등 성장성이 높은 미래 유망 시장에 집중하며 장기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이 2018년 5조원, 2019년 10조원, 2024년에 3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누적수주 규모만도 150조원에 이른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연평균 성장률을 25%로 추정해 2025년 시장규모가 18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LG화학은 수년 내 중국의 CATL, 일본의 파나소닉 등을 제치고 글로벌 1위 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의 LG전자

LG전자는 텔레매틱스 분야 1위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고, MS, 퀄컴 등과 협업해 자율주행차 부품 시장 선점에 나섰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 ZKW 인수 이후 자율주행 헤드램프 역량 강화 등 시너지 효과도 확대하며,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대형 OLED 패널 공급업체인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준공, 파주 10.5세대 투자 등 선제적 대응을 통해 프리미엄 TV의 대세로 떠오른 OLED TV 패널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OLED TV 시장은 올해 500만대, 2022년 1000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OLED TV 메이커도 지난해 15개사에서 올해부터 중국 샤오미와 화웨이, 일본 샤프, 미국 비지오 등이 합류해 19개사로 증가하는 등 신규 TV 제조사의 진입도 활발하다. LG전자는 지난해 OLED TV 판매량 180만대로 글로벌 점유율 60% 수준을 유지하며 독보적인 OLED TV 1위 메이커로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R/VR, 클라우드게임 등 차별화된 5G 콘텐츠와 서비스를 고객에 선보이며 4G(20% 수준) 대비 5G 국내 시장 점유율을 20% 후반대로 확대하며 이동통신시장 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CJ헬로 인수로 확대된 고객 기반으로 방송·통신 융복합을 주도해 5G 콘텐츠 발굴과 미디어 플래폼 기술 개발 등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LG유플러스 VR 영상

LG전자는 듀얼스크린 적용해 LG만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5G폰의 국내외 출시를 통해 호평을 받고 있고, 스마트폰 생산거점의 베트남 이전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며 모바일 사업의 체력 강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LG전자는 해외 생산기지 이전 전략으로 원가 절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올해 말까지 TV를 조립하는 구미사업장 6개 생산라인 중 2개를 인도네시아 공장으로 이전해 생산 효율화 작업에 나선다.

비주력사업 과감히 정리...'LG의 미래' 신성장동력에 역량 집중

구 대표는 비주력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우려가 있는 계열사들의 지분은 선제적으로 매각했다. 대신 신성장동력에 역량을 집중한 것. 

회장 취임 후 4개월만인 2018년 10월 구 대표 등 LG특수관계인은 물류계열사 판토스 지분 전량인 19.9%를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했다. 그 해 11월에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LG서브원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을 분할해 매각했다.

지난해 2월에는 ㈜LG, LG전자, LG CNS가 차세대 연료전지 개발을 위해 공동 투자했던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을 청산했다. 

이어 그해 7월에는 LG전자가 수처리 관리·운영회사 ‘하이엔텍’과 환경시설 설계·시공회사 ‘LG히타치워터솔루션’을 관계회사인 테크로스에 매각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사업에서 철수했다. 같은 해 9월 LG이노텍은 적자를 이어온 스마트폰용 메인기판(HDI) 사업을 정리했다. 올해 초 LG화학은 수익성이 악화된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사업 철수를 결정했으며 2월에는 컬러 감광재 사업을 중국에 매각했다. 

구광모 LG 대표가 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구광모 LG 대표가 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LG CNS는 지난해 11월 클라우드·블록체인 등 4차산업 혁명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신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35% 지분 매각했다. 

하지만 구 대표는 여전히 'LG의 미래'에 대해 고민 중이다. 구 대표가 취임 이후 수차례 LG사이언스파크를 찾은 것은 미래 먹거리에 대한 갈증이라는 관측이다. 

LG사이언스파크는 데이터·AI 경진대회 플랫폼 전문 회사인 데이콘과 6월 한 달간 '블록 장난감 제조 공정 최적화'를 주제로 'LG AI 해커톤'을 개최하고 있다. AI 등 관련 신성장동력 인재 확보 방안인 셈이다. 

구 대표는 몇 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스마트폰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할 과제가 있다. 스마트폰 사업은 미래 산업의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 포기하기는 어렵다. LG디스플레이의 적자 탈출도 숙제다. 

구 대표는 지난해 8월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미래 R&D 과제를 제대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고객 최우선 경영활동의 출발점"이라며 "단기적 관점에서 단지 해볼 만한 수준의 과제가 아닌 진정으로 고객가치를 혁신할 수 있는 도전적인 과제와 트렌드 변화를 철저히 반영한 R&D 과제를 선정해서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향후 AI, 자동차 배터리·자동차 전장부품·로봇 등의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R&D에 있어서도 선별적 전략 실행이 필요하다는 것.

재계 관계자는 "구 대표는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실용주의 경영기조를 통해 LG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것은 변화에 맞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뉴 LG'의 방향성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