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 값싼 LNG… 한전 띄우고 에너지전환 이끌고
상태바
저유가 & 값싼 LNG… 한전 띄우고 에너지전환 이끌고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5.27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유가에 따른 LNG 가격 하락, 8~9월 본격 반영
지난해 역대급 적자 본 한전, 올해 조단위 영업이익 예상
LNG 가격 중장기 하락…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에도 도움
제주도 천연가스 생산기지 조감도.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주도 천연가스 생산기지 조감도.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코로나19(COIVD-19) 여파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낮아지게 됐다. 석탄 대신 LNG로 전환하는 정책 방향을 채택해 온 정부로서는 뜻밖의 호재다. 정부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 LNG를 가교역할로 삼고 있다. LNG 가격은 올해 하반기 석탄 가격보다 낮아질 거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국제유가 하락은 지난해 1조3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적자를 봤던 한국전력에도 희소식이다. 국제유가와 LNG 가격이 약 2개 분기 만큼의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8~9월부터는 LNG 단가가 떨어져 전력도매가격(SMP)이 하락이 기대된다.

국제유가는 3월부터 하락이 본격화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를 기준으로 3월 중순부터 이달 중순까지 2달 동안 배럴당 10~20달러대의 유가를 유지했다. 5월부터 산유국들의 감산이 시작되면서 하락 국면이 멈추고 일정 부분 상승했어도 여전히 배럴당 30달러 초반대다. 올해 초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에서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이다.

유가가 떨어진 건 코로나19로 원유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원유 수요 감소 속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하락을 부추겼다. 수요 감소와 유가 하락 등 국내 산업도 악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한전은 유가 하락으로 큰 이익을 봤다. 실적과 유가가 밀접하게 연동해 왔던 흐름이 이번에도 이어진 셈이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이 여전한 데다 2, 3차 파동 가능성까지 예측되는 시점이라 한전의 호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43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한전은 LNG 가격 하락뿐 아니라 유연탄 가격도 떨어지고 있어 기대 요소가 많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석탄 가격 하락에 따른 연료비 절감, SMP 하락으로 인한 구입 전력비 절감에 석탄발전량이 감소하더라도 배출권 비용 절감이라는 효과가 있다”며 “한전은 걱정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한전의 흑자가 예상되면서 지난해 적자 국면이 탈원전 정책 탓이라던 주장의 허구성도 드러나게 됐다. 한전은 지난해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원전이용률이 줄어 적자가 발생했다는 주장에 대해 “국제 원료가격 상승이 적자의 주요 원인”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실제로 한전 수익은 국제유가와 긴밀하게 연동돼왔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50.69달러였던 2015년엔 영업이익 11조3467억원, 그보다 낮은 41.41달러로 초저유가였던 2016년엔 역대 최고치인 12조1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국제유가가 회복된 2017년엔 영업이익이 4조9532억원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까지 오른 2018년엔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9차 전력수급계획 워킹그룹안에 따른 2034년 전원별 설비비중 전망. [자료=산업통상자원부]
9차 전력수급계획 워킹그룹안에 따른 2034년 전원별 설비비중 전망.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저유가로 LNG 가격이 하락한다면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에도 당분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2034년까지 노후 석탄발전 30기를 폐쇄하고, 24기를 LNG로 전환하는 등 계획을 세웠다. 재생에너지 설비와 LNG를 늘리고, 석탄과 원전은 줄여나가겠다는 게 기본 내용이다.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은 “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이 10% 안팎인 국내에서 재생에너지를 한 번에 늘리기는 쉽지 않다”며 “재생에너지를 20~30%까지 늘리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해줄 LNG는 필요한 존재”라고 설명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