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반가운 한전, 역대급 적자 딛고 수익 개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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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 반가운 한전, 역대급 적자 딛고 수익 개선할까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4.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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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영업익 국제유가와 연동 흐름, 하반기 반영 전망
원전 가동률 상승도 도움… 전기요금 상승 가능성은 낮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 석유시설. [사진=EPA/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 석유시설. [사진=EPA/연합뉴스]

한국전력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혜를 볼 전망이다. 하반기 큰 폭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유가 하락에 따른 원료비 감소와 원전 가동률 회복 등 수익 개선 요소가 많아졌다는 게 배경이다. 지난해 11년 만에 최대 영업적자(1조3566억 원)를 기록했던 한전으로서는 올해 유가 하락이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

17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의 국제 석유 정보를 보면 두바이유는 지난 16일 기준 배럴당 19.7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19.87달러와 27.82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올 한해 꾸준히 떨어졌다. 연초 60달러 수준에서 출발해 현재 20달러를 밑돌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석유 수요가 얼어붙은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6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대립으로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 감산 합의가 실패하면서 유가 하락 국면이 이어졌다.

유가는 OPEC+가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두 달 동안 일일 97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지난 12일 합의한 뒤에도 유가는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20달러 선이 붕괴하며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승 전망도 크지 않다. 일일 석유 소비량이 이달에만 전년 대비 약 2800만 배럴 감소한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970만 배럴의 합의까지 걸린 시간과 산유국 간 눈치 싸움을 생각하면 더 큰 규모 감산을 점치기 어렵다.

역대급 유가 하락은 한전에는 반가운 요소다. 원료비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최근 나타난 원자재 가격 급락은 4~5개월 시차를 고려하면 3분기부터 실적개선으로 반영될 전망”이라며 하반기 영업실적이 급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전 영업실적과 국제유가. [자료=산업부]
국제유가가 떨어질 때 한전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했다. 한전 영업실적과 국제유가. [자료=산업부]

실제 한전 실적은 국제유가와 연동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01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유가 상승 국면에 적자가 발생하고 유가 하락 국면에 이익이 나는 연동형 그래프 흐름을 보였다. 이번 국제유가가 역대 최대 규모의 하락 폭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한전은 큰 폭의 영업이익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유가 하락과 함께 원전 가동률 상승도 영업이익 개선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원전 가동률은 지난 3년 동안 계획예방정비가 늘어나면서 2017년 71.3%, 2018년 66.5%, 2019년 71%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이보다 원전 가동률이 더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빛 1호기와 3호기의 예방정비가 올해 3분기 마무리되면 원전 가동률이 평균 76%로 5.3%p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한전 영업의 근본적 측면인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올해도 불투명하다. 코로나19로 특별재난지역 소상공인 전기요금 감면과 저소득층 납부 유예 정책 등이 시행될 만큼 산업 전반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정부 기조가 전기요금 인상보다는 현행 유지인 점도 전기요금 인상 기대를 억누르는 요소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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