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다량 데이터, 저전력·고속으로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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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다량 데이터, 저전력·고속으로 처리한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5.1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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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팀, 전기로만 작동 가능 그래핀 스핀 트랜지스터 초석 원천 기술 개발
라쉬바-에델스타인 효과 측정을 위한 소자 개략도(위)와 각각의 그래핀 영역의 밴드구조(아래).[사진=카이스트]
라쉬바-에델스타인 효과 측정을 위한 소자 개략도(위)와 각각의 그래핀 영역의 밴드구조(아래).[사진=카이스트]

사물인터넷의 등장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저전력,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 기술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반도체 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실마리가 풀렸다.

카이스트(KAIST) 물리학과 조성재 교수 연구팀이 그래핀으로 자기장, 자성체 없이 스핀 전류를 생성해 검출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관련 기술은 차세대 그래핀 스핀 트랜지스터 개발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신소재로 주목받는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이뤄진 2차원 물질(원자만큼 얇은 물질)이다. 전기전도성, 탄성, 안정성이 높아 ‘꿈의 나노 물질’이라고 부른다. 이 그래핀은 전자의 스핀 확산 거리가 멀다. 전자스핀을 정보화하는 분야인 스핀트로닉스 응용에 큰 기대를 받아왔다. 그래핀은 전자 스핀과 전자 궤도가 상호작용하는 스핀-궤도 결합 에너지가 매우 약하다는 이유로 스핀 전류를 직접 생성하거나 검출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조성재 교수 연구팀은 그래핀에 스핀-궤도 결합이 매우 큰 전이금속이자 디칼코게나이드 물질인 2H-TaS2를 접합시켜서 그 인접효과로 그래핀의 스핀-궤도 결합을 100배 이상 증가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어‘라쉬바 효과’를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라쉬바 효과’란 강한 스핀 궤도 결합으로 그래핀과 같은 2차원 물질 내부의 전기장이 자기장으로 전환되는 효과를 말한다. 이것을 이용해 스핀 전류를 생성, 검출하는 효과를‘라쉬바-에델스타인 효과’라고 일컫는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효과를 그래핀에서 최초로 구현했다.

라쉬바 효과가 그래핀에 유도되면 라쉬바-에델스타인 효과에 의해 전하 전류와 스핀 전류가 상호 전환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자기장이나 자성체 없이 그래핀에 전류를 흘려줌으로써 스핀 전류를 생성시킬 수 있다. 그래핀 층에 흘러들어오는 스핀 전류를 전하 전류 혹은 전압 측정을 통해 검출할 수 있다.

조 교수 연구팀은 또 트랜지스터의 단자 사이에 인가되는 전압인 게이트 전압으로 그래핀 이종접합에 생성되는 스핀 전류의 크기와 방향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앞으로 자기장, 자성체 없이 동작 가능한 그래핀 스핀 트랜지스터의 초석을 마련한 획기적 연구성과로 평가받는다.

조성재 교수는“이번 연구는 그래핀 이종접합에 자기장, 자성체 없이 전기적으로만 스핀 전류를 생성, 검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인 최초의 연구로서 전기적으로만 작동 가능한 그래핀 스핀 트랜지스터의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며“특히 상온에서 실험이 성공해 응용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 비메모리 산업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스핀트로닉스 관련 물리학과 산업에 응용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의미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리준리 박사후 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 (ACS Nano)’ 4월 8일 자 온라인판(논문명 : Gate-Tunable Reversible Rashba−Edelstein Effect in a Few-Layer Graphene/2H-TaS2 Heterostructure at Room Temperature)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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