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오 칼럼]COVID-19 in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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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칼럼]COVID-19 in China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4.1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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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SARS-CoV-2) 바이러스.[사진=네이처]
코로나19(SARS-CoV-2) 바이러스.[사진=네이처]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중국산(Made in China)’ 제품을 보는 것은 낯설지 않다. 미국을 가든, 유럽을 가든, 심지어 그린란드를 가더라도 그곳에서 만나는 대부분 공산품은 중국산이다. 그만큼 중국산이 전 세계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 그린란드에 가서까지 그곳에서 생산한 제품이 아닌 ‘Made in China’를 만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유쾌하지만은 않다.

코로나19(COVID-19)를 두고서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많은 연구 결과가 중국에서 나오고 중국 연구 결과가 전 세계로 유통되는 상황이다.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됐다. 아직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서 박쥐로부터 시작돼 중간 매개체를 통한 인간 감염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초기 코로나19로 대혼란기를 겪었던 중국은 현재 안정적이다. 북미와 유럽, 남미, 일본 등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앞서 대혼란기를 겪은 중국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임상과 관련 논문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관련 연구원들도 중국에서 발표되는 코로나19 논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과학전문 매체 네이처 지는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논문을 설명하면서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연구에 대해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바라보는 시각도 서로 달랐다. 어떤 연구원은 정국 정부의 강력한 감독에 대해 “사실확인이 되지 않고 어설픈 논문이 출판되는 것을 사전에 막아 줄 것”이라고 반겼다. 다른 이들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연구에 대한 정보통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중국의 여러 대학은 코로나19와 관련된 논문을 발표하기 이전에 과학기술부와 교육부 등의 사전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의 한 연구원은 이를 두고 “그동안 온라인 등에 확인되지 않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논문이 많이 유포됐다”며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로 이런 ‘설익은 논문 출판’이 차단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또 다른 연구원들은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시작점에 대한 정보를 통제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중국 정부의 정책을 두고 중국 이외 지역 연구원들은 이 같은 조치가 코로나19 대유행방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코로나19를 앞서 경험한 중국에서 여러 임상 증상과 이와 관련된 연구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연구 결과물이 이번 조치로 통제되거나 혹은 늦게 출판되면서 관련 연구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 애슐리 존(Ashley St. John) 듀크–NUS 의과대학의 바이러스학자는 “연구원과 연구 기관에서 발표하는 논문은 이미 자체 윤리 규칙과 표준에 따라 수행된다”며 “이런 논문은 정부의 감독과 통제 없이 자유롭게 전 세계 연구원들과 공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토와 심사과정에서 정부의 감독이 아니라 과학적 감독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지난 7일 임상은 물론 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연구를 저널에 싣거나, 사전 인쇄, 온라인 게시 전에 반드시 대학 학술위원회와 교육부 과학 기술 부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존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기본 연구에서부터 그 메커니즘을 파악해야 하는 시기”며 “이를 통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된 모든 종류의 연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감독과 통제 강화로 관련 연구가 지연될 수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존 박사는 “우리는 잠시라도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편향된 연구와 왜곡, 지연된 연구는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라 코베이((Sarah Cobey) 미국 시카고대 전염병 연구자는 “연구 결과가 질적 문제가 아닌 다른 이유로 필터링되고 억제된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편향된 연구는 다른 전 세계 연구원들에 의해 수정될 수 있는데 왜곡되고 지연된 연구는 코로나19 연구 결과를 궁극적으로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의 건강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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