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오 칼럼] 코로나19 빈익빈 부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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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칼럼] 코로나19 빈익빈 부익부
  • 정종오 환경과학부장
  • 승인 2020.04.13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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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현미경으로 포착된 코로나19바이러스(노란색)가 보라색 세포표면에 달라붙어 있다. [사진=NIH]
전자현미경으로 포착된 코로나19 바이러스(노란색)가 보라색 세포표면에 달라붙어 있다. [사진=NIH]

“물이 절대 부족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손을 자주 씻을 것을 권하며, 먹을 것 사기에도 버거운 사람들에게 어떻게 손 소독제를 사용하라고 할 수 있겠는가.”

아프리카에 코로나19(COVID-19)가 급속히 퍼지자 이런 참담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세계화 허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겉으로 전 세계는 하나이며 경제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하나’라면서 정작 코로나19 앞에서 각국은 ‘각자도생’으로 돌아섰다. 다른 인종에 대한 무차별적 조롱이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사망자 중 흑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어떤 주는 사망자 중 70%가 흑인이라는 뉴스도 있다.

여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빈익빈 부익부’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치료제가 없다. 백신도 없다. 최소한 1년,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치료제와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 코로나19 치료는 약물 재창출, 대증요법, 혈장 치료 등으로 대체한다. 치료제와 백신이 없어 다른 약물로 치료하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법이다.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 지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12가지 약물에 대한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약품에 대한 독점과 고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임상 시험을 통해 발표되면 관련 약물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는 제약사는 ‘공급과 수요’의 주도권을 쥔다. 국경없는의사회(Doctors Without Borders)와 시민단체들은 우려를 제기했다.

현재 후보군에 올라와 있는 코로나19 약물 재창출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하루에 1달러’ 수준의 저렴한 비용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나라마다 다르다. 의료비를 통제하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우 한 환자가 코스당 약 0.20~510달러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코스를 적용하는데 미국의 경우는 19~1만861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든, 미국이든 그 범위가 매우 넓다. 미국의 비싼 비용은 의료보험이 적고 민영화돼 있는 미국 의료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아파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진찰료와 치료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제시카 버리(Jessica Burry) 국경없는의사회 약사는 코로나19 치료약물이 고가로 책정되는 것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Pandemic, 대유행)인데 수요는 많고 공급이 제한된다면 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버리 약사는 “높은 가격과 제한된 공급으로 관련 의약품이 제공된다면 코로나19 팬데믹은 더 길어질 수 있다”며 “가난한 환자와 국가는 공급받기가 힘들 수 있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재 코로나19 임상 시험에 사용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 중에 독점적 권리를 가진 것이 포함돼 있다. 최근 미국 제약회사인 길리아드(Gilead)의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없는의사회와 150개 시민단체는 대니얼 오데이(Daniel O’Day) 길리아드 대표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렘데시비르에 대한 빠른 가용성, 적용성, 접근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길리아드가 해당 약물에 대한 특허권을 포기하고 일반 제조업체가 공급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길리아드 측은 즉답을 피했다. 대신 길리아드 법률 고문이 나서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고 있고 유니세프와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에 약물을 공급할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국제 의약품 가격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의약품의 대량 생산과 유통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결돼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제약업체를 설득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특허권만을 앞세우면 가격 책정에 있어 매우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신종 감염병으로 전 세계가 대처해야 하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업체가 사익만을 앞세운다면 안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당 제약업체에 손해를 보면서 제품을 생산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 세계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한 지점이다. 어느 나라도 코로나19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전 세계 각국이 공동전선을 마련해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을 공급받고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 세계가 연합전선을 형성한 뒤 관련 의약품에 대해 저렴한 가격으로 협상한 다음 필요한 국가에 배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각국은 지금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된 의약품 공급과 가격 정책에 나서야 한다.

정종오 환경과학부장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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