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변화⑨] "땡큐, 언텍트"...새로운 성장 기회 잡은 IT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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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변화⑨] "땡큐, 언텍트"...새로운 성장 기회 잡은 IT기업들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4.05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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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대면 소통 늘어나 온라인 플랫폼 사용량 증가
- 온라인 중심 소비 확산...광고도 '디지털'로
- "코로나19 이후로 디지털 전환 속도 빨라질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IT업종에선 이번 사태가 되레 성장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어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Untact·비접촉)’ 환경이 교육, 업무, 소비, 여가 등 생활 곳곳에 도입되고 있다. 이에 클라우드, AI(인공지능) 등을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주도하던 업종이 빠르게 성장하는 현상이 관측된다. 언택트(Untact)란 콘택트(Contact)에 부정의 의미인 '언(Un-)을합성한 트렌드 용어다.

반면, 반도체 등 전자와 자동차·정유·화학·철강 등 주요 제조업체들에 대한 실적 기대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또한 외출이 줄어들어 외식업계나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다.

비교적 전통적인 산업들의 침체는 가시화되고 있지만, 디지털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가고 있는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재택근무 확대, 온라인 중심 소비 등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며 관련 분야들의 매출은 되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2020년 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유통업체 매출액은 10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늘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액은 34.3% 확대됐다. 이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통계가 개편된 2016년 6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업태별 매출 비중에서도 온라인유통이 49.0%로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2%포인트(p) 증가한 수준이다.

LG화학 임직원이 다양한 장소에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협업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임직원이 다양한 장소에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협업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이 같은 소비 패턴에 맞춰 광고시장의 변화도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소비가 늘어난 만큼 디지털 광고도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지에이웍스는 올 1분기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월 광고취급액이 역대 최고인 280억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아이지에이웍스는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디지털 광고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마케터(eMarketer)는 최근 2020년 전세계 광고시장의 54%가 디지털로 전환되리라 전망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디지털역량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국내 광고마케팅 시장도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이지에이웍스 측은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연내 흑자 전환과 견고한 성장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상장 준비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아이지에이웍스 실적 그래프 [아이지에이웍스 제공]
아이지에이웍스 실적 그래프 [아이지에이웍스 제공]

◇소통도, 개학도 온라인...네이버 밴드 사용량 급증

사람들 간 소통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양상이고, 개학마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기회를 잡은 기업들도 있다. 네이버 밴드가 대표적 사례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부터 오는 9일 온라인 개학이 이뤄진다. 나머지 학년은 16일과 20일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맞는다. 이미 대학은 상당수 인터넷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에 맞춰 밴드에서 ‘2020 신학기 밴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집, 유치원부터 초,중,고 학부모, 학교, 학급 밴드까지 다양하게 개설이 가능하다. 지난 1일 기준, 현재 캠페인을 통해 개설된 밴드는 4만여 개를 돌파했다. 이용자 수는 약 33만명에 달한다.

밴드 ‘라이브 방송’ 기능도 이용이 증가했다. 이 기능이 온라인 수업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교사들의 사용이 늘어났다. 밴드 내 라이브 권한이 있는 멤버라면 모든 밴드 멤버에게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다. 라이브 방송은 최대 2시간까지 가능하며 횟수는 제한이 없다.

네이버 측은 ‘라이브 방송’에 대해 “비대면 문화의 확산과 함께 사용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그룹의 수는 1월 평균 대비 3월에 1040% 증가했으며, 라이브 방송 수는 1261% 증가했다”고 전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Mount Notre Dame 고등학교의 교장 이 밴드의 라이브 방송 기능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네이버밴드 제공]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Mount Notre Dame 고등학교의 교장 이 밴드의 라이브 방송 기능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네이버밴드 제공]

이 같은 현상은 미국에서도 나타났다.

네이버 측은 "미국·일본·영국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이후, 제한된 멤버들 간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는 그룹 SNS의 장점을 토대로 동아리, 방과 후 활동 등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방과 후 활동(After-School Activity)이 활발한 미국 시장에서는 치어리딩, 스포츠팀 등을 중심으로 사용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밴드는 올해 3월 미국 시장에서 MAU가 지난 2016년 대비 17배 증가한 250만 MAU를 넘었다고 밝혔다. MAU는 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한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네이버가 3월13일 이전 2주와 이후의 2주를 비교한 결과, 밴드에서 만들어진 평균 신규 그룹의 숫자는 140% 증가했다. 신규 가입자 수도 81% 증가했다. 13일은 미국에서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시점이다.

◇ “해보니 괜찮다”...재택근무 관련 기업도 성장

코로나19로 근무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재택근무를 도입해, 벌써 한달 넘게 운영해왔다. 제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군에서 재택근무를 시행, 원격 시스템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양상이다.

오파스넷이 제공하는 시스코 웹엑스 솔루션·미국 기업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의 화상회의 솔루션 '줌'·NHN의 협업 플랫폼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 등 화상ㆍ원격 서비스를 탑재한 플랫폼들의 이용량이 대폭 증가했다.

NHN측에 따르면, 지난 2월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 재택근무 시행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의 이용 문의가 급증했다. 지난 1월 동기간과 대비해 약 3배 이상의 서비스 가입 및 기능 문의가 있었다.

NHN의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 이미지. [NHN 제공]
NHN의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 이미지. [NHN 제공]

이런 서비스와 관련된 주식도 급등하는 모양새다. 씨엠에스에듀, 멀티캠퍼스 등 온라인 교육주는 물론, 씨유메디칼, 비트컴퓨터 등 원격의료 관련 종목들 역시 강세를 보인다. 알서포트 역시 주가가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런 흐름에 맞춰 디지털 전환을 업무 시스템이 도입하는 대기업도 나타났다. LG화학은 협업 솔루션, 챗봇, 인공지능 번역과 같은 업무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대대적으로 혁신한다고 지난 1일 밝혔다.

LG화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신저 기반 협업 솔루션인 '팀즈(Teams)'를 국내는 물론, 중국ㆍ미국ㆍ폴란드 등 전 세계 사업장의 사무기술직 임직원 1만8500명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했다. 이는 국내 기업의 팀즈 도입 사례 중 최대 규모다. 사내 시스템에 챗봇(Chatbot), 다국어 번역 등도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LG화학 측은 “팀즈 도입으로 디지털 업무공간이 마련되면 비대면(Untact), 무중단(Unstoppable), 무제한(Unlimited)의 3U 업무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 '스마트 워크'의 최우선 과제로 '보고·회의 문화'를 선정하고, 신학철 부회장을 비롯한 모든 사장급 경영진들이 직접 참여해 '보고·회의 가이드'를 제작·배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IT대기업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업종을 불문하고 모두 클라우드, 디지털 전환 등의 필요성을 각 기업이 느꼈을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끝나면 이 같은 변화의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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