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변화③] 대기업 주총, 전자투표 시대...삼성전자·현대차·SK텔레콤·KT·신한금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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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변화③] 대기업 주총, 전자투표 시대...삼성전자·현대차·SK텔레콤·KT·신한금융 본격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3.16 0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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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올해 사상 처음으로 주총장을 외부 장소에서 개최하고 전자투표제 도입
- SK텔레콤, 오는 26일 주총을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생중계 예정
- 한진칼, 오는 27일 주총 전자투표제 실시 계획...조원태 회장 경영권 향배 걸려
- 예탁결제원, 올해 전자투표 이용 상장사 850~950개로 최대 46.1% 많아질 것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전자투표 시대로 급속 전환되고 있다. 

당초 기업들은 주총에 비상이 걸렸다. 주주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주총에 대거 불참해 안건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투표를 통해 비상 상황 돌파에 나선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주총장을 외부 장소에서 개최하고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오는 18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삼성전자는 코로나19를 감안해 주주들에게 전자투자를 통해 주총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전자투표제도는 해당 기업이 전자투표시스템에 주주 명부와 주주총회 의안을 등록하면 주주가 주총장에 직접 가지 않아도 주총이 열리기 전 10일 동안 온라인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19년 삼성전자 주주총회 [자료 사진]

삼성전자는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18일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된다"며 "주주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주주권 행사는 가능하시면 전자투표를 통해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공지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주주들에게 보낸 주총 소집통지서에서도 현 국가 상황을 감안해서라도 가급적 전자투표를 많이 활용해달라고 권유한 바 있다. 

올해 주총 장소인 수원컨벤션센터는 좌석 2천석 규모로, 지난해 서울 서초사옥에 마련했던 주총장보다 인원을 2배 이상 수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열화상기, 마스크,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주주간 거리를 최대한 띄우는 조치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오는 26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개최되는 주총을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주주들은 직접 주총회장에 가지 않아도 PC나 모바일로 주총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박정호 사장 등 경영진을 대상으로 온라인 질의응답도 가능하다.

온라인 주총 참여를 원하는 주주는 이달 16일 오전 9시부터 24일까지 SK텔레콤 회사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주주명부를 통해 주주 본인 확인이 완료되면 접속 코드를 부여받게 된다. 

주주들은 접속 코드로 주총 당일 PC나 스마트폰으로 참여할 수 있다. 16일부터 주총 당일인 26일까지 회사 경영에 관한 궁금한 사항이나 의견 역시 온라인 신청 사이트에서 접수한다. SK텔레콤은 이 질문들과 현장에서 나오는 질문들에 대한 응답시간을 따로 마련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주총 당일에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실시하는 등 주주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본사 사옥

KT는 오는 30일 열리는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지난 2006년 주주가 주소지로 발송된 서면으로 안건에 대한 의사를 밝힐 수 있도록 하는 ‘서면 투표제’를 도입했던 KT로서는 진일보한 것. 

앞으로 전자투표를 원하는 KT주주는 한국예탁결제원 전자투표 사이트에 접속해 공인인증서로 본인확인 절차를 거친 후 안건별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이날 KT 주총에서 황창규 회장이 6년 연임을 마치고 구현모 대표이사에게 자리를 물려준다.

현대건설은 오는 19일 열리는 주총에서 주주들이 한국예탁결제원 'K-eVote'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채택을 도입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전자투표제 도입은 소액주주들의 권리보호와 주총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방안"이라며 "주주들에게는 주총 관련 업무 시간 및 비용 절감 등 편의성을 제고하고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유도하는 정책"이라고 전했다.

한진칼은 오는 27일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향방이 걸린 주총이다. 

한진칼 주총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이 달려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 사우회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 16~23일 오후 3시까지 전자투표를 통해 각 의안에 대해 찬반을 선택해달라고 안내했다.

대한항공 자가보험도 20일까지 사내 인트라넷인 임직원정보시스템에 '전자투표 시스템'을 만들고, 한진칼 주총에서 다뤄질 안건별 찬반 의견을 받는다.

신한금융지주는 16일 주총에서 지난해부터 도입한 전자투표제를 적극 활용한다. 

신한금융은 주주들에게 "의결권 행사가 필요한 주주들은 전자투표와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를 적극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주주권리 강화와 편의성 제고, 감염병 확산 방지 등을 위해 올해부터 주주 전자투표제를 전면 도입한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제이브이엠 등 3개 상장사가 모두 올해 정기 주주총회부터 전자투표를 실시한다. 상장사 3곳은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자투표는 10일부터 주총 전날인 19일까지 참여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도 19일 주총을 앞두고 ‘코로나19 관련 안내말씀’을 통해 “이번 주총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현대자동차 2019년 주총 모습

한편, 한국예탁결제원은 3월 셋째 주(15∼21일) 12월 결산법인 477개사가 정기 주총을 앞두고 예탁원의 전자투표 시스템(K-eVote)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또한 예탁원은 올해 전자투표를 이용하는 상장사가 850~950개로 지난해(650개)보다 최대 46.1%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주총은 ▲15일부터 카카오, 신세계, 한화 ▲16일 신한금융지주, SK이노베이션, ▲17일 한국전력, 아시아나항공 ▲20일 CJ, 포스코케미칼 등이 전자투표 이용을 각각 시작한다.

전자투표·전자위임장 행사 기간은 개시일로부터 10일간이며 회사 측의 요청으로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행사 가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이고 행사 마지막 날은 오후 5시까지다.

해당회사 주주들은 예탁원 'K-eVote 사이트'로 접속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면 주주의 의사결정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위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이 전염병이 창궐하는 경우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대행인을 통해 대면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는 전자투표가 효과적이다. 

전자투표제도는 서면투표 등과 달리 정관개정을 통하지 않고도 상법상 주총 소집통지 시 ‘주주가 전자투표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통지하는 것을 전제로 이사회 결의만으로도 도입이 가능하다.

재계 관계자는 "전자투표제도 도입을 통해 특정 대주주가 아닌 일반 주주 모두가 함께 의사 결정하고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며 "이는 민주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부수적 효과"라고 밝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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