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조기 확진' 한국 사망률, 다른 나라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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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조기 확진' 한국 사망률, 다른 나라 1/5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20.03.06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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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검사로 조기에 환자 발견, 사망률 낮아
-더 위험한 것은 확진 안 된 감염자
-미국 감염병 전문가 "한국을 보라...사망률, 0.5% 수준"
-매카시 "더 많이 검사하고 확진자 찾아 내야...검사장비 없어 손놓고 있다" 분통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사진=제네바AP=연합뉴스]

우리나라 코로나19 사망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십만 건에 이르는 신속한 검사로 조기에 확진자를 찾아내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일찍 찾아내 중증도에 따라 치료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각국 확진자와 사망자를 분석해 보면 전 세계 평균 사망률은 약 3% 정도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약 0.6%에 불과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5일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중국과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자 전원에 대해 검역소장이 지정한 장소에 대기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에서 확진자가 많다는 이유로 한국을 위험 국가로 분류하고 입국을 금지시킨 나라가 6일 현재 100여개국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총 확진자가 6284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는 총 42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간 전세계 확진자가 9만1429명, 사망자는 총 3339명이다. 치사율은 3.65%다.

우리나라의 확진자 규모는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다. 반면에 사망자 숫자는 상대적으로 현저히 적다. 

같은 질병인데 치사율(사망자/확진자 비율)의 차이가 크다. 우리나라는 0.67%에  불과한 반면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힌 치사율은 3.4%이다. 

정작 위험한 사람은 돌아다니는 감염자다. 확진 판정이 되고 격리조치가 된 확진자는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 치사율을 기준으로 확진판정을 받지 않은 감염자가 많으면 향후 감염자가 급증할 수 있는 위험이 더 크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만일 치사율이 같다고 가정하면 확진자가 적다는 것은 확진 판정이 이뤄지지 않은 감염자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CNN은 지난 3일(현지시간)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우리는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영역에 진입했다"며 "지역사회 전파가 이렇게 빠르게 퍼지는 호흡기 계통 병원체는 이전에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전파력이 강한 만큼 잠복기 환자를 찾아내 확진 판정을 하고 격리나 치료조치를 하는 일이 신속해야 한다고 모든 질병관리 당국 홈페이지에 게재돼있다. 

외신들도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현지시간) 한국에서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사망률은 WHO가 제시한 3.4% 보다 훨씬 적은 0.65%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은 2~3%, 이란은 10%에 달한다고도 했다.

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중국은 확진 8만552명·사망 3042명으로 치사율은 3.78%, 이란은 확진 3153명·사망 107명으로 치사율은 3.05%로 파악됐다. 

이란의 경우를 살펴보면 이같은 사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란은 검사키트와 장비가 부족해 감염이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 검진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가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검사키트 등이 도착한 다음날 하루만에 63%의 확진자 증가를 보였다. 

이란 보건부 대변인 키아누시 자한푸르는 지난3일(현지시간) 코로나19 감염자 현황을 발표하면서 전날보다 확진자가 856명 늘어난 이유로 검사키트 등이 도착하면서 확진자가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때 20%까지 치솟던 이란의 치사율은 검사능력이 개선되면서 3% 정도로 낮아진 것이다. 그 대신 확진자는 급증했다.

치사율이 같다면 사망자 숫자는 확진자가 아니라 감염자 숫자에 따라 달라진다. 

확진자 숫자는 해당국가의 검사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한국의 경우는 다른 나라보다 월등한 검사능력을 보이고 있다. 하루에 1만명이상의 검사를 진행하고 6시간만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다.

한국의 검사자 숫자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나라들을 합친 것보다 많다. 

SCMP는 한국의 이처럼 낮은 사망률에는 많은 요인들이 있지만,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검사할수록 보다 정확한 사태를 파악할 수 있고, 빠른 대응으로 사망률을 낯출 수 있다는데 과학자들이 동의한다고 전했다.

SCMP는 지난 1월 20일 한국에서 첫번째 코로나 19 환자가 확인된 지 한달동안 약 8000명에 대한 검사가 이뤄졌는데, 불과 1주일 뒤에는 검사를 받은 사람의 숫자가 8만2000명으로 늘었다면서, 한국 보건당국자들은 하루 평균 1만명을 검사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검사한 인원은 14만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드라이브스루 검진 모습.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6일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검사자 숫자는 약 16만5000여명에 달했다. 하룻새 1만5000여명이 늘어났다. 

그에 비해 일본은 지난 1월말 코로나19 발생 이후 검사자 숫자가 2000명도 채 안됐는데, 확진자가 1000명을 조금 넘긴 상황이라고 SCMP는 전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었는데, 검사 수는 500여건에 불과하다고 SCMP는 지적했다. 

SCMP는 "한국의 대규모 검사 노력은 전 세계 보건 전문가들에게 가치있는 참고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19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위협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그림'을 제공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밴더빌트 의대의 감염병 전문가인 윌리엄 섀프너 교수도 "한국은 바이러스 연구에 있어 훌륭한 실험실로 부상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 자신은 코로나 19의 사망률을 0.5%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내과 전문의 맷 매카시는 지난 2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서 “미국에는 아직도 코로나19 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조차 없다”며 “한국은 하루에 1만개씩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이브스루 검체 채취 장면.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한국 정보를 참고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며 “난 우리(미국)의 (코로나19) 모델링을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매카시는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속도를 언급하면서 미국 보건당국의 대응 체계를 비판했다.

그는 “이곳(방송국)에 오기 전까지 응급실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며 “아직도 환자를 진단할 장비가 없다. 어떤 나라(한국)는 쉽게 진단하고 있는데 우리는 나라가 방해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매카시의 주장에 따르면 최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제작해 미국 50개주에 발송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의료진에게 ‘키트에 결함이 발견됐으니 사용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매카시는 “곧 다시 보내주겠다더니 아직까지 무소식”이라며 “나는 지금 미국에서 가장 바쁜 병원에서 일하고 있지만 내 손에는 아무 것도 없다. 오로지 복지부에 전화해 내 환자를 검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정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매카시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NBC는 “한국은 10만명 이상을 검사했고 확진자 4000여명을 찾아냈지만 미국은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472건을 검사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가지 지적되는 문제는 완치율이다. 

현재까지 유의미한 규모의 감염규모를 보이는 이탈리와 이란의 완치자가 훨씬 많다. 이탈리아는 5배 이상, 이란은 10배 이상으로 나타난다.

모수인 확진자 숫자가 커지면 완치율은 낮아지게 된다. 혹은 덜 치료된 사람을 완치됐다고 판정해도 완치율은 높아진다. 

완치율이 높다는 것은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감염자가 많거나 섣부른 완치 판정을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한 전문가는 조심스럽게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스포츠센터를 개조한 중국 우한의 임시 병원에서 지난 17일 환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 [사진=우한 신화/연합뉴스]

- 우리나라 치사율·완치율 현황(6일 9시 기준)

한국

6284

42

0.67%

 2%

- 중국을 제외한 코로나19 주요 발병국 치사율 현황(6일 9시 기준)

국가

확진자

사망자

치사율

완치율

이탈리아

3858

148

3.84%

 11%

이란

3513

107

3.05%

 21%

프랑스

423

7

1.65%

 

미국

215

12

5.58%

 

호주

66

3

4.55%

 

합계

8075

277

3.43%

 

[자료=질병관리본부]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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