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선물세트 포장재는 ‘종이’가 대세... 유통업계 ‘必환경’ 선도
상태바
올해 설 선물세트 포장재는 ‘종이’가 대세... 유통업계 ‘必환경’ 선도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01.07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百·마켓컬리, ‘올 페이퍼’ 시대 열어... “자원재활용법 보다 앞서 간다”
관건은 가격... “친환경소재 사용시 인상되는 가격, 소비자 수용 가능 의문”

‘필(必)환경시대’를 맞이하는 유통업계의 2020년 신년 화두 중 하나는 ‘포장재를 어떻게 친환경적 소재로 바꾸느냐’일 것이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개정돼 적용된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식음료 업계가 유색 페트병을 투명 페트병으로 교체하고 있는 가운데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도 다양한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백화점이 올해 설부터 과일 선물세트에 ‘올 페이퍼(All Paper) 패키지’를 도입하기로 하며 친환경 포장재로서 ‘종이’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올해 설부터 과일세트에 적용하기로 한 친환경 종이 포장재.[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올해 설부터 과일세트에 적용하기로 한 친환경 종이 포장재.[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플라스틱 소재의 과일 선물세트 포장재를 모두 종이 소재로 바꾸기로 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번에 교체하는 포장재는 과일이 서로 부딪혀 흠이 생기지 않도록 개별로 감싸는 ‘완충 받침’으로, 종전까지 폴리프로필렌(PP) 등 플라스틱 소재를 대체하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설부터 상자 안의 과일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고정틀’, 과일 윗면의 충격을 줄여주는 ‘완충 패드’ 등 과일 선물세트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의 내부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교체해왔다. 이번 종이 소재의 ‘완충 받침’ 적용에 따라 현대백화점에서 판매되는 과일 선물세트는 플라스틱 없는 ‘올 페이퍼 패키지’로 구성되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설에 전체 과일 선물세트(3만5000여 개)의 30% 수준인 1만개 세트에 종이 소재 ‘완충 받침’을 우선 도입하고, 적용 품목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오는 2021년에는 모든 과일 선물세트를 ‘올 페이퍼 패키지’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마켓컬리가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올 페이퍼 챌린지’.[사진=마켓컬리]
마켓컬리가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올 페이퍼 챌린지’.[사진=마켓컬리]

 

종이 포장재 트렌드의 선두주자는 마켓컬리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9월부터 비닐과 스티로폼 대신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바꾸기 시작했다.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의 냉동 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박스로 변경했다. 비닐 완충 포장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박스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바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했다. 아이스팩도 파손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높인 100% 워터팩으로 변경 도입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마켓컬리는 기존 사용량 기준, 연간 750톤의 비닐과 2130톤의 스티로폼 감축 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루 물동량 기준 샛별배송의 비중은 약 80%에 달해 단계별 도입에도 가시적인 감축 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는 지난해 9월 “마켓컬리는 이제 지구와 환경을 위한 배송 포장재의 점진적이고 완전한 전환을 통해 기업과 사람, 환경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연결고리를 확장해나가고자 한다”며, “앞으로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전환해 나가는 한편, 회수한 종이 포장재를 재활용해 그 수익금으로 사회공헌 활동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 포장재 중 ‘종이’가 각광받기 시작한 이유는 재사용하는 소재보다는 일회용이라도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가 소비자들에게 더 안심을 준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마켓컬리 역시 많은 기업들이 채택한 재사용 포장백도 검토했으나, 위생에 대한 우려와 제작 과정, 소재 및 에너지를 감안하면 훨씬 많은 횟수를 사용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이든 다른 친환경 포장재든 결국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어떠한 명분을 붙이더라도 친환경 포장재는 기존 플라스틱 소재보다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함에 따라 오르는 가격을 소비자가 어디까지 이해해 줄 수 있을지가 친환경 포장재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금 불편하고 비싸더라도 미래의 후손을 위해 빌려 쓰고 있는 지구의 환경을 보존하려는 유통업계의 노력이 올해에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