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갈등' 표면화...동남아國들, COC 앞두고 '反中國'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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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갈등' 표면화...동남아國들, COC 앞두고 '反中國' 한 목소리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19.12.29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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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COC(남중국해 행동준칙) 타결...중국과 영유권 갈등 표면화
- 말聯, 중국 9단선 부인...200해리 영유권 주장 제안서 유엔 제출
- 베트남, 2009년 이후 최초 국방백서 발간...'중, 남중국해 영유권 침해' 비판
- 필리핀, 해안경비대 대폭 강화...자국 해역·어민 보호
- 美, '항행의 자유' 작전 강화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미국,일본,필리핀,인도 등 4개국 군함이 지난 5월 남중국해에서'항행의 자유' 훈련을 하는 모습. [사진=미7함대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아세안 회원국인 동남아 국가들이 국제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를 놓고 패권을 강화하려는 중국에 대해 연이어 반발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전했다.

남중국해와 관련해 동남아 국가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2021년 타결 시한이 다가오는 '남중국해 행동준칙(COC)'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중국해는 전부터 중국이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과 자원 영유권과 어업권 등을 놓고 지속적으로 분쟁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충돌을 빚는 지역이기도 하다. 

[사진=연합뉴스]
좌측 지도의 빨간 원으로 표시된 지역이 남중국해. [사진=연합뉴스]

남중국해는 석유와 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고 이곳을 지나는 해상물동량이 연간 5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의 혀(cow's tongue line,소의 혀모양을 닮은 경계선)'라고도 불리우는 구단선(nine-dash line)은 중국이 1940∼1950년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U자 형태의 9개 선이다. 중국은 이 구단선을 근거로 남중국해 수역의 90%가량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이 주장하는 9단선. [사진그래픽=연합뉴스]
9개의 녹색 점선이 중국이 주장하는 9단선. 남중국해 면적의 90%를 차지한다.  [사진그래픽=연합뉴스]

SCMP에 따르면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7일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구단선' 주장에 대해 "남중국해 전체가 중국에 속한다는 중국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말레이시아는 남중국해에 접한 자국 해안에서 200해리 수역을 넘는 대륙붕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제안서를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SC)에 제출했다.

사이푸딘 장관은 최근 유엔에 제출한 남중국해 관련 제안서를 옹호하면서 "누군가 우리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주장을 굳건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사이푸딘 압둘라 외교장관과 강경화(우측) 외교장관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말레이시아 사이푸딘 압둘라 외교장관과 강경화(우측) 외교장관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중국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말레이시아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침해했다"며 강력히 반발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 유엔이 말레이시아의 제안서를 검토하지 않도록 촉구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의 피어리 크로스 암초 등 7곳을 인공섬으로 조성하는 등 남중국해를 군사 기지화한다는 주변국의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다.

베트남은 최근 발간한 국방백서를 통해 "일방적인 행동, 힘에 기반한 강압, 국제법 침해, 군사기지화, 국제법이 보장한 베트남의 주권과 영유권 침해 등 최근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중국을 비판에 나섰다. 베트남이 국방백서를 발간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필리핀은 올해 4000 명, 내년에 6000 명을 증강하는 등 2025년까지 해안경비대 2만5000 명을 증강해 갈수록 남중국해에서 위협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국 해안경비대와 어선들에 대응하려고 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주변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 친화정책을 펴는 중이다. 그럼에도 해안경비대를 대폭 강화하면서 중국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필리핀은 이를 통해 자국 해역 및 어민들을 보호한다는 계획이다. 

남중국해 주변 동남아 국가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2021년 타결 시한이 다가오는 '남중국해 행동준칙(COC)'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아세안(ASEAN)은 지난 2002년 영유권 분쟁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선언(DOC)'을 채택하고 구속력 있는 이행 방안을 담은 행동준칙을 2021년까지 타결하기로 정했다.

홍콩사우스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남중국해 주변국들이 최근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2021년 COC 타결을 위한 협상의 발언권을 확대하고, COC 타결 전에 최대한 남중국해 내 지분을 획득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미국이 설사 COC가 타결되더라도 '항행의 자유'라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남중국해 주변국들에 상기시키기 위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계속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전부터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의 피어리 크로스 암초 등 7곳을 인공섬으로 조성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들을 계속 설치하고 있다.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시설을 갖추고 비행 훈련 등을 하는 등 이 해역을 실효적으로 점유한다는 중국의 전략에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동맹국 등과 합동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1년 COC 타결을 앞두고 미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중국은 지난 17일 자국이 처음으로 독자생산한 항공모함 '산둥함'을 하이난다오 싼야(三亞)를 모항으로 이 지역에 배치하고 취역식을 가졌다. 산둥함은 중국이 두번째로 보유한 항공모함이다. 

[사진=연합뉴스]
미 7함대의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작전 모습. [사진=미 7함대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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