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中, 강력 반발
상태바
美,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中, 강력 반발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19.12.14 0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부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 시험...INF탈퇴후 두번째
- 러시아도 반발 예상...'연말 시한' 北 우회 압박일 수도
반덴버그 공군기지 발사직전 미사일 모습. [사진-미공군 홈페이지 캡처]

미국 국방부가 12일(현지시간) 지상발사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시험발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지난 8월 탈퇴한 이후 두 번째 중거리미사일 시험발사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날 대북 경고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일단은 빗나간 셈이다.

12일 반덴버그 공군기지의 발사시험 궤적. [에어크래프트 스팟 트위터 캡처]

이번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시험에 대한 내용이 외교 전문지 디플로매트의 편집장이나 군사평론가 안키트 판다의 트위터 계정에 사진과 함께 실렸다. 

<br>
에어 크래프트 스팟에 포착된 비행 궤적을 인용해 INF탈퇴 이후 중거리 미사일 발사가 12일 있었다는 내용. [사진=안키트 판다 트위터 캡처]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시험발사가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이뤄졌다면서 미사일이 500㎞ 이상을 비행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시험으로 수집된 데이터와 가르침은 국방부의 향후 중거리 전력 개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INF 조약에서 탈퇴 보름여 만인 지난 8월 중순 중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당시 외신들은 미 국방부가 11월께엔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날 시험발사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사거리 500∼5500㎞인 지상발사형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한 INF 조약에서 지난 8월초 탈퇴했다.

조약 당사자인 러시아가 위반을 일삼고 있다는 이유였으며 러시아는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맞섰다. INF 조약의 적용을 받지 않는 중국의 중거리 전력 증강 등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방식의 조약이 필요하다는 게 미국의 생각이다.

미국이 중거리 순항미사일에 이어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까지 진행하면서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아시아 배치와 관련해 속도가 나는 것인지 주목된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INF 탈퇴 하루만인 지난 8월 3일 지상발사형 재래식 중거리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원한다고 공개 발언했다. 그는 배치 시점과 관련해서는 "몇 달 내를 선호하지만 이런 일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 . [안키트 판다 트위터 캡처]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 . [안키트 판다 트위터 캡처]

미국의 이날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서 중국은 강력 반발했으며 러시아도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INF를 탈퇴한 것은 거리낌 없이 첨단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서였다면서 다른 나라를 속이는 "졸렬한 쇼"를 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이어 국제사회가 미국의 음험한 속셈과 그 악영향을 똑똑히 알고, 현재의 국제 군축체계를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8월 중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당시에도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미국이 반덴버그 기지 인근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것이 알려지면서 대북 경고 메시지의 일환으로 ICBM을 시험발사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시험발사는 미국의 INF 탈퇴 및 중거리미사일 시험 일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이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 북한의 추가 대미압박 군사행보를 막도록 하라는 메세지를 담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일본이나 한국 등 가까운 아시아 지역에 IRBM이 발사되면 원거리에서 발사되는 ICBM보다 비행거리가 짧아 상대적으로 요격이 어렵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면 북한이 마음대로 위협적인 행동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북한을 직접 압박하는 것은 현재의 긴장 국면에서 북미 관계를 벼랑끝으로 몰고 갈 수도 있기 때문에 배후인 중국과 러시아를 우회 압박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 전까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면 좀 더 신중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이라고 말했다. 

INF에 의해 금지됐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시험이 이뤄졌다는 내용의 트윗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미사일 발사흔 사진. [안키트 판다 트위터 캡처]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