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의 바이오 '비전', 27년만에 '신약' 결실...최윤정 근무 'SK바이오팜' 관심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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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의 바이오 '비전', 27년만에 '신약' 결실...최윤정 근무 'SK바이오팜' 관심 커졌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11.22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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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조 시장 공략할 국내 첫 독자신약 결실...내년 2분기부터 북미시장 판매 개시
- 최태원, 2002년 비전 제시...2030년 이후 바이오를 그룹의 중심축으로 세울 것
- 최 회장 장녀 최윤정 씨, SK바이오팜 근무 중 미국 유학 떠나 귀국 후 복귀해 바이오 육성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약 개발을 향한 27년 뚝심이 결실을 봤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간질) 신약 ‘엑스코프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 허가를 받아 7조원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내 제약회사가 신약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FDA에 직접 판매허가 신청해 승인 받은 것은 SK가 처음이다. 

SK바이오팜은 신약 '엑스코프리'가 미국 FDA 허가를 받은만큼 내년 2분기부터 북미 시장서 제품 마케팅과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2001년 후보물질 탐색부터 임상시험, 지난해 FDA 허가 신청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뇌전증 신약이다. 

SK바이오팜은 FDA로부터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발작 치료제로 이번에 허가를 받았다.

이 신약은 1~3개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부분 발작이 멈추지 않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엑스코프리는 위약 투여군 대비 유의미하게 발작 빈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최태원 SK 회장
최태원 SK 회장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18년 61억 달러(약 7조 1400억원) 규모에서 2024년까지 7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제2, 제3의 세계적인 신약 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1993년부터 신약 개발에 나섰다. 그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컸다.

또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씨가 SK바이오팜에 근무한 터라 그룹 대내외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바이오는 고성장, 고부가가 예상돼 누구나 탐내는 영역이지만 수십년에 걸친 투자 기간과 막대한 비용 때문에 쉽게 발을 들이밀기는 어려운 분야다. 

통상 10∼15년이라는 긴 기간과 수천억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5000∼1만개 후보물질 중 단 1∼2개만 신약으로 개발될 만큼 성공확률이 낮기 때문. 

최 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비전을 제시한 것은 2002년이다. 최 회장은 당시 신약 개발에서 의약품 생산, 마케팅까지 모든 단계를 통합해서 독자 사업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을 키워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의약품 생산 사업에도 공을 들였다. 최 회장은 2015년 SK바이오팜의 원료 의약품 생산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SK바이오텍을 설립했다.

SK바이오텍의 전신인 원료의약품 생산사업부가 1998년부터 특허 만료 전의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을 글로벌 제약사들에 수출해온 경쟁력에 주목한 것이다.

SK바이오텍은 2017년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인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통째로 인수했다. 국내 원료의약품 생산 기업이 해외 생산설비를 인수한 최초 사례였다.

2018년에는 SK㈜가 미국의 위탁 개발∙생산 업체인 앰팩(AMPAC) 지분 100%를 인수하는 글로벌 M&A에 성공하면서 국내 제약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인수 1년만인 지난 6월 앰팩 버지니아 신생산시설 가동을 시작되면서 한국-미국-유럽의 글로벌 생산기지가 모두 전면 가동에 돌입했다.

지난 10월 SK㈜는 의약품 생산법인 세 곳을 통합해 SK팜테코를 설립했다. SK바이오텍과 SK바이오텍 아일랜드, 앰팩 등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던 의약품 생산사업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시너지와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포석이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이항수 PR팀장은 “SK의 신약개발 역사는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 혁신을 이뤄낸 대표적 사례”라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사의 등장이 침체된 국내 제약사업에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 바이오∙제약 사업 연혁

또 최 회장은 2030년 이후에는 바이오를 그룹의 중심축으로 세운다는 장기 목표를 내놨다.

최 회장은 2016년 6월 경기도 판교의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에서는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20년 넘게 혁신과 패기, 열정으로 지금까지 성장했다"며 "글로벌 신약개발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해왔다.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자”며 격려했다.

최 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꾼 꿈은 27년 만에 현실이 됐다. 그것은 리더와 구성원이 하나로 뭉쳐 이룬 결과다. 

최태원 SK 회장이 장녀 최윤정 씨 결혼식에 입장하는 모습. 미모의 최윤정 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폭발한 바 있다. [이미지 출처 여성지]

한편 SK바이오팜에서 근무했던 장녀 최윤정(30)씨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과정을 밟기 위해 지난 9월 유학을 떠났다. 학위를 취득하면 SK바이오팜으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을 이어 바이오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윤정씨는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이후, 대학 내 뇌과학 연구소 연구원, 제약사 인턴으로 경력을 쌓았다. 2017년 초 SK 바이오팜에 입사한 후에는 경영전략실 산하 신약개발 분야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전략팀에서 근무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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