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농협은행, 해외사업 광폭 행보…호주行이 ‘신의 한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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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농협은행, 해외사업 광폭 행보…호주行이 ‘신의 한수’ 될까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9.09.2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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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서 IB사업 진행 계획…차별화 전략으로 해외 진출 잰걸음
비우호적 여건 뚫고 의미있는 성과 낼 수 있을지 주목
제공=NH농협은행
[사진=NH농협은행]

은행권에서 해외사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후발주자 NH농협은행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처럼 신남방 시장에서 발을 넓히는 것과 동시에 중국, 호주 시장에 공을 들이는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 산업인 은행이 해외에 진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특히 금융업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선 호주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우려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처음 2013년 8월 미국 뉴욕에 첫 지점을 냈고 2016년 말 베트남과 캄보디아, 미얀마에 진출했다. 현재는 해외에 7개의 법인과, 지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해외에 둔 법인과 지점, 출장소, 사무소 등은 34개, 신한은행 27개, 우리은행 23개, KB국민은행 14개다.

최근에는 이대훈 행장을 중심으로 호주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21~23일 이 행장은 현지 영업여건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호주 출장을 다녀왔다.

지난 10일에는 호주 무역투자대표부 관계자가 농협은행 본부를 방문해 이 행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날 이 행장은 호주 무역투자대표부 총괄대표로부터 호주 진출 계획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지속적인 지원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지난 10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왼쪽)이 브렛 쿠퍼 호주 무역투자대표부 동북아 총괄대표와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H농협은행]
지난 10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왼쪽)이 브렛 쿠퍼 호주 무역투자대표부 동북아 총괄대표와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H농협은행]

호주는 선진화된 금융시스템과 안정적인 국가환경을 갖춰 진출 매력도가 높은 시장이다. 인프라 딜이 풍부해 초기 비용이 적은 IB(투자은행)사업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농협은행도 호주 진출 시 IB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호주 사업은 아직 초기단계로 2021년 연내 호주 지점 설립을 목표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호주 시장이 잠재력이 많은 곳으로 판단해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동남아 시장 공략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농협은행이 호주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국내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이미 호주에 IB데스크를 운영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농협은행이 성과를 내기란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다.

또한 호주에서는 현지인을 상대로 한 소매금융을 펼치기 힘들기 때문에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신남방 시장과 달리 호주는 국내 은행보다 규모가 큰 현지 은행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현지인들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다. 앞서 진출한 국내은행들도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호주같이 금융업이 발달한 선진국에서 국내 은행이 대규모 자본을 가진 글로벌 은행을 상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도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매력도가 높은 시장은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해외에서 빠르게 성공하는 것은 현지 기업을 인수하는 것 이외에는 어렵다“며 ”성과를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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