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걸음마” KB국민은행, 아픔 극복하고 동남아서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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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 걸음마” KB국민은행, 아픔 극복하고 동남아서 웃을 수 있을까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9.09.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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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투자 실패 이후 제자리 걸음…타 시중은행과 해외점포·규모에서 큰 격차
KB국민은행, 사진=녹색경제신문DB
KB국민은행 [사진=녹색경제신문DB]

최근 국내 시중은행 수장들이 직접 미얀마를 방문해 동남아 금융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한·우리·KEB하나은행이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해 자리를 잡은 반면 과거 해외시장에서 실패를 겪은 바 있는 KB국민은행은 이제야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 모양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세운 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은 18억2500만원이다. 신한은행이 동남아 법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이 650억9100만원인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411억1100만원, 201억76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점이나 법인 수를 놓고 봐도 국민은행은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동남아 국가 중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법인을 두고 있고 지점은 총 20개, 사무소는 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점을 두고 있는 곳은 베트남 호치민·하노이, 인도, 캄보디아, 미얀마이고 사무소는 인도와 베트남 하노이, 미얀마에 각 1개씩 있다.

일찍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신한은행의 경우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두고 있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만 84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타 은행의 경우 해외 사업에 강점이 있던 은행과 인수합병을 하며 역량을 빠르게 키웠다”며 “국민은행은 이와는 상황이 다른 데다 과거 실패 경험이 있는 만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에 투자했지만 같은 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경제를 강타하면서 약 1조원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이후 해외시장 진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은행권에서는 새로운 동남아 시장 격전지로 미얀마가 꼽히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미얀마에 있는 국내 금융사의 해외점포는 22개다. 금융회사가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경우도 미얀마가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이 새로운 해외 시장으로 ‘제2의 베트남’인 미얀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미래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매력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미얀마를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7년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를 설립했고 1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 해외점포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반면 실적으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은 미얀마에서 1억4800만원의 손실을 기록한 반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5억8700만원, 15억6200만원을 달성했다. 신한은행이 미얀마에서 거둬들인 순이익은 올해 1월에서 7월까지 270만불, 한화로 약 33억원으로 타 시중은행 대비 압도적인 규모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미얀마 시장에서 다음 단계로 은행업 지점 인가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고 추진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미얀마 뿐 아니라 여러 동남아 국가로 사업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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