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韓 “구체적 자료 내놓아야” vs 日 “해양 방류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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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韓 “구체적 자료 내놓아야” vs 日 “해양 방류할 수밖에”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9.18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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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구체적 데이터 공개와 국제공조 강화
일본 정부 스스로 후쿠시마 오염수를 100% 정화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바다에 방류되면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동해까지 영향을 미친다. [사진=구글어스]
일본 정부 스스로 후쿠시마 오염수를 100% 정화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바다에 방류되면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동해까지 영향을 미친다. [사진=구글어스]

“일본은 구체적이고 실체적 자료를 내놓아야 한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어느 정도인지, 처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처리 이후 방사능 관련 데이터는 어떻게 되는지. 구체적 데이터를 내놓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일본을 상대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현황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를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두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본 문제가 아닌 전 지구촌 이슈로 부상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역할이 컸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격돌했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우리나라 대표단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대표단을 이끄는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바다에 그대로 방류되면 전 세계 해양오염이 발생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후쿠시마에서 동해로, 태평양으로, 중국으로, 미국으로. 끝내는 전 세계 바다로 번져나갈 것이란 경고이다.

문 차관은 지난 17일 IAEA 기조연설을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는 일본 문제가 아닌 전 세계 이슈이므로 국제공조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구체적 자료를 내놓지 않으면서 ‘해양방류’ 쪽으로 방법을 모색하자 우리나라가 이 문제를 국제사회에 거론해 해결점을 찾자는 것이다.

일본은 여전히 ‘해양방류’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계속 증가하고 있는 오염수를 탱크에 가둬놓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일본 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뜨겁다.

문 차관이 기조 연설한 이후 히키하라 다케시 일본 IAEA 대사는 “오염수 처리는 아직 구체적인 결론이 나온 게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투명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에서도 ‘해양방류’를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본 하라다 요시아키 전 환경상은 지난 10일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바다로 방출하는 방법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라다 요시아키 전 환경상 발언이 알려지자 후쿠시마 어민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신임 환경상으로 임명된 고이즈미 신지로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후쿠시마 어민들을 만났다.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은 “후임 장관으로서 사과한다”며 “원전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원전을 없애는 쪽으로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강조해 왔던 자신의 탈원전 소신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전임 장관과 신임 장관의 서로 다른 정책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단은 IAEA 총회에 참석한 회원국들과 1대일 면담을 진행하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제공조 체계를 마련하고 일본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원국들과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면 IAEA 사무총장에게 이를 전달하고 일본도 국제 공조 시스템으로 들어와야 할 것을 주문할 계획이다.

일본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이 같은 국제공조 목소리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측은 “(우리나라의 주장에) 비과학적 태도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 스스로 후쿠시마 오염수를 100% 정화할 수 없다는 점도 노출됐다. 다케모토 나오카즈 일본 과학기술상은 오염수에 대한 비판과 일본 식품 수입 규제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물을 정화한 뒤엔 삼중수소 이외 방사성 물질은 거의 걸러졌다”고 설명했다. 거꾸로 해석하면 오염수를 정화한 뒤에도 삼중수소는 남아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되고 말았다. 삼중수소는 기형을 유발하고, 암을 일으키는 방사성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김성규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방재국장은 “아직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상세한 데이터를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의 시작은 일본이 현재 가지고 있는 구체적이고 상세한 데이터 공개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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