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최저가'vs정유경 '럭셔리'...두 남매의 상반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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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최저가'vs정유경 '럭셔리'...두 남매의 상반된 승부수
  • 이효정
  • 승인 2019.08.21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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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內 '캐시카우' 이마트, 2분기 연속 백화점에 실적 뒤쳐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좌)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좌)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우)

 

신세계그룹의 마트, 백화점 사업을 각각 이끌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상반된 사업전략이 2분기 실적으로 나타났다. 

최저가 전략을 우선시하는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출범 이후 첫 적자를, 럭셔리 브랜드에 집중하는 정유경 사장의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보다 21.7% 줄어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신세계그룹의 캐시카우인 이마트 실적이 신세계백화점에 2분기 연속 뒤진 것은 처음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2019년 2분기 실적에서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832억원 줄어든 수치다. 이는 1993년 브랜드 창립 이후 처음 발생한 적자다. 

신세계백화점의 영업이익은 3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1억원 줄어든 수치지만 2분기가 업계 전통적인 비수기인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상반된 성적표를 두고 두 남매의 경영 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용진의 '초저가 프로젝트'와 정유경의 '프리미엄 전략'...소비자 마음 잡을까

앞서 정용진 부사장은 신년사에서 '초저가 승부수'를 예고했다. 그간 동종업계에서 내세워왔던 '일시적 저가정책'과는 다른 '일상화된 초저가'를 경영 전략으로 제시했다. 온라인 이커머스로 떠나간 소비자를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돌아오게 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노브랜드, NBB(노브랜드버거), 이마트의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프로젝트 등이 정 부사장이 추진하는 '상식이하의 초저가 전략'의 일부다. 기존 판매가격보다 30~60%이상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반면 정유경 총괄사장은 '프리미엄'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 2012년 신세계인터내셔널을 통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했다. 이어 지난 2017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제품 라인업을 넓혀가고 있다. 작년말 비디비치는 3040 글로벌 여성을 겨냥한 최상위 럭셔리 스킨케어 라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작년말 프리미엄 한방 화장품 '연작'을 론칭하고 자체 여성복 PB브랜드 '델라라나'를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메가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정 총괄사장표 '럭셔리 전략'은 이어지고 있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 부사장은 “캐시미어 전문 자체 브랜드로 출발한 델라라나의 영역을 고급 오피스룩까지 더해 상품과 브랜드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며 “최고급 소재와 이탈리아 현지 생산 등 차별화된 상품력으로 백화점 업계 최초 연매출 1000억 이상의 자체 메가 브랜드를 탄생시킬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괄사장의 '럭셔리 전략'은 백화점이라는 유통채널의 특성과 잘 부합한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명품 등의 고가 제품의 경우 백화점에서 직접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 백화점은 수도권 대형점포를 중심으로 명품라인업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경쟁우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각의 사업영역에서 서로 다른 전략을 공격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의 실적 경쟁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효정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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