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차 경제보복] '제2반도체' 배터리업계 "일부 소재 없으면 생산 차질 불가피,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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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2차 경제보복] '제2반도체' 배터리업계 "일부 소재 없으면 생산 차질 불가피, 다만.."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8.04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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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핵심 4대 소재 공급엔 큰 문제 없을 것으로
다만, ▲바인더 ▲티타늄 드럼 ▲알루미늄 파우치 등은 일본 의존도 높아
공급 막히면 생산 차질 빚을 수도... 재고 소진 전까지 거래선 다변화에 집중
'국익 우선' SK이노 "분리막 국내 경쟁사에 공급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반도체라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국내 업계들도 국산화율을 높이고 거래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반도체'라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국내 업계도 소재 국산화율을 높이고 거래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서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1%(올해 2분기 기준). 

반면, 파나소닉과 AESC 등 일본 배터리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6.5%로 우리보다 높다. 또, 현재 전기차 배터리로 사용되는 '리튬 이온 이차전지'의 원류가 일본이라는 점에서, 일본이 추가 보복 품목에 전기차 배터리 관련 소재를 포함시킬 거라는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일본의 2차 경제 보복 조치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예의주시하면서, 소재 국산화율을 높이고 거래처 다변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일본 의존도가 높은 ▲바인더 ▲티타늄 드럼 ▲알루미늄 파우치 등의 동향을 지속 체크하며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다. 

세 소재는 전기차 배터리 4대 핵심 부재는 아니지만, 일본 업체들의 기술력이 한국과 중국 업체들을 훌쩍 뛰어넘는다. 

알루미늄 파우치의 경우, 일본 의존도가 70%를 넘어 일본이 추가 보복 품목에 포함시킬 시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율촌화학이, 중국에서도 일부 업체들이 파우치를 제조하지만, 전기차 배터리용은 일본제품을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형 배터리 3사가 파우치 국산화 방안의 하나로 율촌화학과 접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소싱(구매)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는 모습. [사진=LG화학]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는 모습. [사진=LG화학]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런 품목이 수출통제 대상이 되면 영향이 불가피해진다"며 "재고가 소진되기 전까지 대체품을 찾지 못할 경우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일본 의존도가 높은 제품이 통제대상에 해당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면서 "일본의 소재 공급 업체들도 한국 의존도가 80%가 넘어 회사가 휘청일 수 있다"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반면, 전기차 4대 핵심 부재인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공급엔 상대적으로 문제 발생 소지가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4개 핵심 부재 모두 일본 업체들의 기술력이 뛰어나지만,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도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왔을 뿐 아니라 중국 업체들로 거래처를 다변화할 수 있기 때문. 

먼저, 양극재의 경우, LG화학은 니치아의 NCM 양극재를 채택하고 있지만, 최근 그 비율을 줄이고 LG화학 자체적으로 양극재를 생산·공급하는 비율을 늘리고 있다. 

최근 LG화학은 '구미형 일자리'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부지 6만여㎡에 5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6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또, 포스코케미칼과 에코프로BM, L&F 등 다수의 한국 양극재 업체들의 기술력과 공급 능력이 높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음극재도 BTR과 Shanshan 등 중국 업체들의 공급량도 많고, 포스코케미칼이 음극재 생산도 하고 있어 물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적다. 

전해액도 일본 기업들의 기술력과 공급력이 우수하지만, 국내 업체인 엔켐과 솔브레인 등뿐 아니라 중국 업체들의 공급량도 많기에 크게 걱정할 만한 부분이 아니다. 

다만, 전해액의 원료가 되는 리튬염은 일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고, 전해액 첨가제의 기술 특허를 일본 업체들이 소유하고 있어, 이 부분에서 다소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분리막은 일찌감치 이 분야에 진출한 SK와 중국의 상해 에너지, 시니어 등의 공급량도 상당해 이미 일본 의존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자료=SNE리서치]
[자료=SNE리서치]

정리하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 4대 소재인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반면, 배터리 생산에 들어가는 양이 많지 않지만 일본 의존도가 높은 ▲바인더 ▲티타늄 드럼 ▲알루미늄 파우치 등이 추가 보복 품목에 포함될 경우엔 한동안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세계 각국이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친환경차 확대 정책으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산업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거래처 확보에 사활을 건 분야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 간의 '치킨 게임' 양상이 서서히 펼쳐지고 있는 분야기도 하다. 

따라서 완성차 업체에 공급이 늦어지거나, 공급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면 향후 수주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국내 배터리업계가 일본의 1차 경제 보복이 있은 지난달 1일부터 계속해서 시나리오별 대응 점검에 나선 이유다. 

한편, 지난 4월 '영업비밀 침해' 건으로 현재 미국서 소송전을 펼치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휴전 양상에 들어간 모양새다. 

한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일 다른 언론과의 인버튜에서 "일본 분리막 업체들이 한국 수출 제한에 나선다면 경쟁사라 하더라도 한국 배터리 업체에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다"며 "LG화학에도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익이 먼저라는 분위기가 업계에서도 감돌고 있는 상황. LG화학도 '비즈니스적으로 필요하다면 SK아이테크놀로지의 분리막 구매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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