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차 경제보복] ‘산 넘어 산’ IT업계, '비상경영체제' 올해 들어 상시화...주말 근무도 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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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2차 경제보복] ‘산 넘어 산’ IT업계, '비상경영체제' 올해 들어 상시화...주말 근무도 잦아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8.03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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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의 몽니...백색 국가 배제로 국내 IT업계 불확실성 증가
- 국내 산업의 대들보인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사업 올해 들어 악재 연달아 발생
- 국내 굴지의 IT기업들 올해 들어 비상경영체계 상시화

국내 굴지의 IT업계 기업들이 이번 주말에도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3일 IT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제 정세가 긴급히 변하면서 ‘악재’가 연달아 겹치고 있어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모바일 사업 등이 ‘내리막길’을 걷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단행하면서 사업의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했다.

IT업계 대기업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하고자 비상체계를 유지하며 이번 주말에도 많은 직원들이 근무에 임하고 있다. '비상경영체제'를 상시화하고 있는 셈이다.

IT업계 대기업들이 3일 주말에도 비상경영체계를 가동하며, 일본 정부의 몽니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지난 6월 경기도 화성 사업장에서 관계사 사장단과의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는 모습. [삼성전자 블라인드 캡처]
IT업계 대기업들이 3일 주말에도 비상경영체계를 가동하며, 일본 정부의 몽니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지난 6월 경기도 화성 사업장에서 관계사 사장단과의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는 모습. [삼성전자 블라인드 캡처]

IT업계 대기업 관계자는 3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하루가 다르게 국제 정세가 변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를 파악하고 사업의 영향을 가늠하기도 바쁜 상황”이라며 “국내 IT업계를 조준한 일본 정부의 조치들이 잇따라 시행되고 있어 회사 차원에서 대응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말이고 야근이고 필요하다면 업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올해 들어 비상경영체계가 상시화 되고 있을 만큼 회사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들이 겹치고 있다”고 전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업황의 다운턴(하락국면) 장기화에 시달리고 있고,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도 경쟁 심화로 사업 성장에 제한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몽니’까지 더해지며 IT업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ㆍLG디스플레이 등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며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전망이 좋지만은 않다.

일본 정부가 앞서 한 달간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소재 3종의 수출 절차를 까다롭게 시행한 뒤, 해당 산업의 수출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달 일본산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리지스트 등 3개 소재를 수입량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가 7월 수출입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반도체 부문이 28.1%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수출 품목 중 가장 크게 하락한 분야다. 석유화학은 12.4%, 석유제품은 10.5% 씩 감소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도 이 같은 산업 현장의 분위기를 반영된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들이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8월 전망치는 80.7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3월(76.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8월 전망은 비제조업(89.1)에 비해 제조업(74.7)의 부정적 경기 전망이 크게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 등 제조업 현장에서 겪는 ‘경제 위기’가 직접적으로 반영된 셈이다.

BSI는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를 나타내며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경기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음을 의미하고 100보다 높으면 경기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업황 바닥의 골이 넓고도 깊다"며 "반도체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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