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건조기 논란에 '몸살'...일부 블랙컨슈머성 사용자, 일반 현상도 무조건 "LG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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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건조기 논란에 '몸살'...일부 블랙컨슈머성 사용자, 일반 현상도 무조건 "LG 탓"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7.26 2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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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조기 기능 논란에 일부 '블랙 컨슈머'도 등장...다른 제품군도 타격 우려
-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건조기 현상에도 "LG전자가 책임져라"
- 10년 무상 점검 서비스에도 논란은 더욱 커져

LG전자가 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사용자가 LG전자를 향해 제작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의 환경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건조기의 특성까지 문제를 제기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LG전자는 최근 건조기 내 자동세척 콘덴서(열교환기)에 대한 무상보증 서비스 기간을 1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등 논란에 적극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전자업계를 종합 취재한 결과, LG전자의 이런 조처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비자들은 기능적 결함이 없다고 알려진 다른 부품까지도 문제로 지적하며 “LG전자가 리콜이나 전량 환불을 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블랙 컨슈머’성 사용자들로 인해 건조기를 시작으로 LG전자의 다른 제품군까지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블랙 컨슈머는 기업 등을 상대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자 제품을 구매한 후 고의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을 뜻한다.

실제로 건조기 기능 논란이 불거지자 일부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LG전자의 세탁기나 청소기 등에 대한 결함에 대한 루머를 제기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건조기 사태를 빌미로 다른 제품들까지 환불을 받거나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작성된 게시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배우 김민정과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이 지난해  ‘LG 트롬 건조클래스-런드리 데이’에서  ‘LG 트롬 건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배우 김민정과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이 지난해 ‘LG 트롬 건조클래스-런드리 데이’에서 ‘LG 트롬 건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소비자 입장에서 고민해 내린 조치...건조기의 특성상 사용자의 환경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네이버 밴드 ‘엘지건조기자동콘덴서 문제점’ 등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글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소비자가 LG전자 건조기에서 불편을 느끼고 있는 지점은 크게 4가지다. ①콘덴서에 먼지가 끼는 상황 ②응축수 잔류 ③악취 ④청녹 발생 등을 지적하고 있다.

전자업계에선 이런 건조기의 문제들은 제작사와 관계없이 현재 건조기의 특성상 사용자의 환경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기능적 논란이 비단 LG전자만의 문제가 아닌 시중에 납품되는 건조기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견해다. 일반적인 건조기의 운영방식 상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부분인 셈이다.

LG전자 측도 제기되는 문제점들에 대해 “의류건조기의 자동 콘덴서를 비롯해 다른 부품 역시 기능적 결함은 없다”면서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옷감을 건조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사용자가 주장하는 환불이나 리콜에 대해선 “치명적 결함이 아닌 이상 진행하긴 어렵다”며 “일부 우려에 대해 고객 입장에서 고민한 결과, 최대한의 조처를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①콘덴서에 먼지가 끼는 상황

LG전자는 일부 고급형 건조기에 ‘콘덴서 자동세척기능’을 탑재했다. 콘덴서는 건조 과정에서 나온 뜨거운 바람이 머금은 습기를 냉각 시켜 수분은 배출하고 공기는 다시 건조 기능에 이용하는 장치다.

기존 건조기는 콘덴서를 수동으로 흐르는 물에 씻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건조기의 구조상 콘덴서에 먼지가 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절차였다. LG전자는 건조기 내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을 탑재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LG전자 측은 “어느 정도 먼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건조기의 성능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면서 “다만, 콘덴서를 세척하는 방식과 관계없이 콘덴서에 먼지가 남아 건조 효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자동 세척기능이 탑재됐더라도 콘덴서에 끼는 먼지를 완전히 잡아내는 것은 힘들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사용자가 직접 건조기의 콘덴서를 세척해야 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는 규격 용량에 따라 40회에서 100회 이용 후 세척을 해야 한다는 ‘가이드’를 안내하고 있다. LG전자는 자동 세척이 이 횟수를 최대한 늘려주며, 사용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능이란 입장이다.

②응축수 잔류

응축수 잔류도 응축식 건조 방식을 사용하는 건조기에서 동일하게 발생한다. 사용자의 환경에 따라 양은 달라질 수 있지만, 응축식 건조 방식을 사용하는 건조기 중 잔수가 없는 제품은 현재 없다.

응축수 잔류는 LG전자의 건조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이 방식을 사용하는 모든 건조기에서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이슈인 셈이다. 잔수는 배출구를 통해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과정 중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LG전자 측은 잔수에 대해 “고객의 요청에 따라 각 가정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 각 가정에 맞춰 가장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 조치하고 있다”면서 “잔수가 최대한 남지 않도록 설계했으나 사용 환경에 따라 그 양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 특수한 환경을 먼저 점검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③악취

건조기 사용 후 옷에서 악취가 난다는 것이 이번 논란의 시발점이 됐다. 악취는 이번 논란의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LG전자가 개발한 콘덴서 자동세척 과정은 응축수를 이용한다. 일부 사용자들은 응축수에 먼지가 섞여 있는 상태로 제품에 잔류해 건조기 이용 시 악취가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잔수로 제품에 물때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로 악취가 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건조기에서 냄새가 나는 대부분의 경우는 그 원인이 세탁과정에 있는 경우가 많다. 주로 세탁기에 빨래를 장기 보관한 후 건조기를 돌리거나, 빨래에 잔류 세제가 남은 상태로 건조할 때 악취가 발생할 수 있다.

고온으로 돌아가는 건조기 안에 잔류 세제가 남아있는 경우, 옷에서 탄내나 비린내가 날 수 있다.

LG전자도 악취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은 매우 다양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건조기 기사가 자택에 방문했을 때 악취가 날 수 있는 요인들을 파악해 사용자에게 올바른 사용법을 고지하고 있다.

또한 무상점검 과정에서 사용자가 원하면 콘덴서와 응축수 잔류 부분을 청소할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사용자는 10년간 언제든지 건조기의 청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④청녹 발생

LG전자가 본격적으로 무상 점검 서비스를 시작하며, 사용자들 사이에서 최근 청녹(구리ㆍ놋쇠 따위에 생기는 푸른빛의 녹)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건조기를 분해해 점검하는 과정에서 콘덴서의 일부인 동관에 청녹 발견돼 심각한 결함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이 역시 구리를 사용한 콘덴서에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다. 청녹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발암 물질’로 알려졌으나, 인체엔 무해하다.

LG전자 측은 이 같은 사용자의 우려를 줄이기 위해 가정에 방문에 서비스를 제공할 때 ‘청녹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주며 설명을 진행하기도 한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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